위기 속 다시 선 언양장

위기 속 다시 선 언양장

위기 속 열린 열 번째 한마음축제

노후화로 낮은 안전 등급을 받은 종합상가시장이 폐쇄되고, 공설시장도 도시계획도로 미개설 구간 확장 공사로 휴업하면서 100년 전통의 언양알프스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온라인 판매가 대세로 자리 잡은 유통 환경의 변화까지 겹치면서 시장 상인들이 체감하는 위기는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매년 이어진 언양알프스시장 한마음축제가 임시장에 오랜만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열린 제10회 축제는 시장의 현실을 알리는 동시에 상인과 주민, 지역 문화를 다시 연결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행사는 2026년 10월 2일 언양알프스시장 임시장터로 사용되는 현 언양공영주차장에서 열렸다. 평소 장이 서는 주차장 공간에는 공연과 체험, 먹거리와 경매를 즐기려는 주민들이 모였고, 시장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서초 활력밴드가 연 축제

축제의 시작은 두서초등학교 전교생으로 구성된 활력밴드가 맡았다. 학생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적힌 빨간색 단체 티셔츠를 입고 기타 연주를 선보였다. 어린 학생들의 힘찬 무대가 펼쳐지자 어른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행사장은 한층 밝아졌다.

언양알프스시장은 과거 경주와 밀양, 청도, 영천 등지에서 사람들이 영남알프스 산자락을 넘어 찾아오던 시장이었다. 이번 축제에는 그 명성을 되찾고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상인들의 바람이 담겼다.

박상원 회장은 시장이 최대의 위기를 맞은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여러 사람의 배려로 임시장이 열렸지만 여름철 폭염 속에서 주차장 부지에 장을 여는 일은 매우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폐쇄된 상가가 해결점을 찾아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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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정서 살린 다채로운 무대

행사 진행은 방송 경력 50년의 코미디언 이용식이 맡았다. 전통시장 홍보대사를 맡은 경험이 있는 그는 시장의 정서를 담은 친근한 입담으로 흩어져 있던 방문객들의 시선을 무대 앞으로 모았다.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로 호응했다.

시장 발전에 힘써 온 공로자를 위한 시상식도 마련됐다. 지역 음악 동호회의 공연과 알프스가요제 등 여러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임시장 곳곳에 활기가 돌았다. 단순한 공연 행사에 머물지 않고 문화와 환경을 함께 다룬 체험 활동도 선보였다.

  • 시장을 이끌어 온 공로자 시상식
  • 지역 음악 동호회 공연
  • 주민이 참여하는 알프스가요제
  • 지역의 나무와 식물을 활용한 문화 체험
  • 상인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반값경매

시장과 마을을 잇는 기후예술 체험

울주문화재단 기후예술 프로젝트인 울주 내일로 그린의 ‘클릭 울주마을 정원사’는 전통시장과 지역 문화, 환경을 연결하는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울주 지역의 나무와 식물, 마을 이야기를 체험 소재로 활용해 방문객들이 지역의 특색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품숲인 소호마을의 참나무를 활용한 다용도 받침대가 소개됐다. 영남알프스를 품은 후리마을의 황칠나무를 비롯해 다섯 종류의 약초로 만든 향다발도 선보였다. 벚꽃으로 알려진 삼남읍 작천정을 담은 텀블러 벚꽃정원과 폐현수막을 활용한 정원용 방석 만들기도 행사에 포함됐다.

지역의 자연과 마을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은 시장의 역할을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서 문화와 체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넓혔다. 전통시장이 지역 자원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장에서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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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회 먹거리와 지역 특색

시장의 궂은일을 맡으며 발전의 원동력이 돼 온 부녀회는 먹거리 코너를 운영했다. 울산시를 상징하는 나무인 대나무의 죽순을 활용한 죽순김밥도 방문객을 맞았다. 이 음식은 울산관광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지역의 특색을 담은 먹거리로 축제의 한 부분을 담당했다.

공연을 지켜본 주민들과 장을 보러 온 방문객들은 먹거리 코너 주변에 머물며 축제를 즐겼다. 상인과 주민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이어졌고,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서도 전통시장의 정은 그대로 드러났다.

반값경매가 만든 직접 소통

임시장을 꾸준히 이용해 온 정병조 씨는 2026년 3월부터 장날마다 주차장에 시장이 열리는 모습을 보고 궁금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한여름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장사하는 상인들을 보면서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겨 장날마다 시장을 방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좋은 상품을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는 반값경매에 끌린다며, 이 행사를 임시장의 특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좋은 상품을 반값에 내놓은 상인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반값경매는 소비자에게 알뜰하게 장을 볼 기회를 제공하고, 상인에게는 고객과 직접 대화하며 구매 취향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가격 혜택과 현장 소통이 함께 이뤄지면서 시장과 방문객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지역 농산물에 터진 환호

알프스가요제 수상자들이 발표되자 행사장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수상자들은 지역 농산물을 상품으로 받고 만세를 외치거나 환한 웃음으로 기쁨을 나타냈다. 주변의 주민들도 박수를 보내며 함께 축하했다.

화려한 상품보다 지역 농산물을 나누고 함께 기뻐하는 모습은 전통시장이 전하는 소박한 행복을 보여줬다. 주민들이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고 호응하면서 축제 현장에는 공동체의 온기가 더해졌다.

공간은 바뀌어도 시장의 정은 남는다

제10회 언양알프스시장 한마음축제는 시장이 어려울수록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행사였다. 종합상가시장 폐쇄와 공설시장 휴업, 임시장 운영이라는 변화 속에서도 상인과 주민은 공연과 체험, 먹거리와 경매를 통해 다시 만났다.

건물과 시장 공간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 온 상인들의 마음과 장날마다 시장을 찾는 주민들의 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을 바탕으로 이어진 이번 축제는 어려움에 놓인 시장이 문화와 환경,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며 다시 힘을 모으는 현장이 됐다.

위기 속 다시 선 언양장
위기 속 다시 선 언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