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볼보 XC90 한 대가 기둥 옆 자리에 들어가는데, 운전자가 세 번을 고쳐 넣더라고요. 솔직히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저도 큰 SUV 처음 몰았을 때는 후방카메라가 있어도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거든요. XC90은 차가 편하고 묵직한 대신, 주차장에서는 그 덩치가 꽤 크게 느껴지는 차입니다.
볼보 XC90은 대형 SUV 쪽에 가까운 차라서 골목이나 오래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감각을 조금 다르게 잡아야 합니다. 차폭이 넓고 휠베이스도 긴 편이라, 소형 SUV 몰던 감각으로 바로 꺾으면 앞머리나 뒷바퀴 위치가 생각보다 다르게 움직입니다. 이걸 모르면 차가 나쁜 게 아니라, 운전자가 계속 불안해집니다.
볼보 XC90 주차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차체 크기입니다. XC90은 대략 길이 4.9m대, 폭 1.9m대의 큰 SUV입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덜 오는데, 일반적인 준중형 SUV보다 길이도 길고 폭도 넓습니다. 특히 국내 지하주차장 한 칸 폭이 여유롭지 않은 곳에서는 문 열 공간까지 계산해야 해서 체감은 더 커집니다.
근데 큰 차라고 무조건 어렵기만 한 건 아닙니다. 시야가 높아서 앞쪽 상황을 보는 건 오히려 편합니다. 문제는 낮은 기둥 모서리, 주차 스토퍼, 옆 차 문콕 거리, 회전 반경입니다. 그러니까 XC90은 앞으로 갈 때보다 ‘좁은 곳에서 천천히 돌릴 때’ 신경 쓸 게 많습니다.
- 기계식 주차장은 입고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오래된 상가 주차장은 회전 통로가 좁을 수 있습니다.
- 기둥 옆 자리는 문 여는 공간까지 계산해야 편합니다.
- 경사로 진입 때 앞 범퍼와 휠 긁힘을 조심해야 합니다.
후진주차는 한 박자 늦게 꺾는 게 편합니다
XC90 같은 큰 SUV는 후진주차할 때 핸들을 너무 빨리 감으면 옆 차와 각도가 급하게 붙습니다. 초보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공식’만 믿고 같은 위치에서 핸들을 확 꺾는 겁니다. 차가 커지면 그 공식도 조금 늦춰야 합니다.
제가 쓰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주차하려는 칸을 지나갈 때 내 어깨가 주차선 앞쪽을 조금 지난 뒤 멈추고, 옆 차와 간격은 80cm에서 1m 정도 둡니다. 그 다음 후진하면서 뒷바퀴가 주차 칸 입구 쪽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보고 핸들을 감습니다. XC90은 차가 길어서 처음부터 크게 꺾기보다, 각을 만든 뒤 천천히 넣는 편이 훨씬 덜 부담스럽습니다.
기둥 옆 자리는 무조건 넓은 쪽을 운전석으로
가능하면 운전석 쪽에 여유가 있는 자리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조수석 쪽이 기둥이면 내릴 때는 편한데, 나중에 나갈 때 오른쪽 앞 범퍼 감각이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둥에 노란 보호대가 붙어 있는 곳은 생각보다 튀어나와 있어서, 카메라에는 보여도 실제 거리감이 헷갈립니다.
저는 큰 차를 댈 때 주차선 중앙에 예쁘게 넣는 것보다 ‘내가 다시 나가기 쉬운 위치’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옆 차가 너무 바짝 대 있으면 아무리 빈칸이어도 그냥 지나갑니다. 문콕 한 번 나면 그날 하루 기분이 다 흐려지거든요.
전면주차는 편해 보여도 나올 때가 진짜입니다
마트나 병원 주차장에서 전면주차가 편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짐 싣기도 좋고 바로 들어가면 되니까요. 그런데 XC90처럼 긴 차는 전면으로 넣었을 때 나올 때 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뒤로 빠지면서 양쪽 차와 통로 차량을 동시에 봐야 해서 신경이 분산됩니다.
특히 주차 통로가 좁은 곳에서는 전면주차 후 출차할 때 앞 차체가 늦게 돌아나옵니다. 이때 급하게 핸들을 감으면 뒷부분이 옆 차 쪽으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가는 건물에서는 후진주차를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귀찮아 보여도 나갈 때 마음이 편합니다.
- 짐을 많이 실어야 하면 전면주차가 편할 수 있습니다.
- 통로가 좁으면 후진주차가 출차에 유리합니다.
- 양옆 차가 대형 SUV면 빈칸이어도 한 번 더 생각하는 게 낫습니다.
- 경차 전용, 소형 전용 표시는 절대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XC90 몰 때 과태료보다 더 조심할 부분
큰 SUV를 몰면 잠깐 세워두는 일이 더 부담스럽습니다. 차가 길어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세웠는데 보행로를 막거나 코너 시야를 가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건 과태료 문제도 있지만, 솔직히 사고 위험이 더 큽니다.
소화전 주변, 교차로 모퉁이, 버스정류장 근처, 횡단보도 앞뒤는 잠깐 정차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은 단속도 강하고, 운전자 입장에서도 괜히 마음이 불편합니다. XC90은 차체가 높아서 운전자는 멀리 보이지만, 밖에서는 차가 시야를 크게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주차장 높이 제한입니다. XC90 자체가 엄청 높은 차는 아니지만, 루프박스나 캐리어를 얹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캠핑 다녀온 뒤 루프박스 단 채로 지하주차장 들어가다 식은땀 흘린 사람들 꽤 봤습니다. 입구에 높이 제한 표시가 있으면 습관처럼 보는 게 좋습니다.
큰 차는 장비보다 습관이 먼저입니다
XC90에는 주차 보조 기능이 들어간 모델이 많고, 카메라나 센서도 운전에 꽤 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센서만 믿으면 오히려 늦게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 벽이 사선인 곳, 낮은 스토퍼, 얇은 쇠기둥 같은 건 사람이 한 번 더 봐야 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습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처음 가는 주차장은 입구에서 속도를 확 줄입니다. 둘째, 빈칸을 발견해도 바로 꺾지 말고 옆 차 크기와 기둥 위치를 봅니다. 셋째, 애매하면 한 번 내려서 봅니다. 이게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긁고 나서 보험 접수하는 것보다 10초 내려보는 게 훨씬 낫습니다.
볼보 XC90은 가족 태우고 장거리 가기 좋은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매일 타려면 결국 주차 감각이 편해야 합니다. 차가 큰 만큼 여유 있게 움직이고, 자리 욕심을 조금만 줄이면 스트레스가 확 줄어듭니다. 저는 큰 차일수록 운전 실력보다 성격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천천히 보고, 안 되면 다시 빼고, 애매한 자리는 욕심내지 않는 쪽이 오래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