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고르다 계속 실패해서, 3주 동안 직접 골라 읽어본 이야기

추천도서 고르다 계속 실패해서, 3주 동안 직접 골라 읽어본 이야기

얼마 전 책장 앞에서 꽤 오래 멈춰 있었다. 분명 책을 읽고 싶긴 한데, 막상 추천도서 목록을 열면 제목은 많고 내 손은 안 움직였다. 베스트셀러 1위라니까 좋아 보이고, 누가 인생책이라고 하니까 혹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그 책이 지금 내 생활 리듬에 맞느냐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해봤다. 유명한 책을 무작정 사지 않고, 최근 3주 동안 출퇴근길 20분, 자기 전 15분, 주말 카페 1시간이라는 현실적인 시간에 맞춰 읽을 책을 골랐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처럼 분야를 나누는 방식도 참고했고, 교보문고 같은 서점의 인기 흐름도 곁눈질했다. 다만 최종 기준은 아주 단순했다. 내가 첫 30쪽을 넘길 수 있느냐였다.

추천도서는 많을수록 더 헷갈렸다

처음엔 ‘추천도서’라고 검색해서 나온 책을 전부 후보에 넣었다.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 인문서까지 합치니 금방 30권이 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목록이 길어질수록 읽고 싶은 마음은 줄었다. 장바구니에 담긴 책이 많아질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고르는 사람으로만 남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기준을 세 개로 줄였다. 첫째, 30분 안에 분위기가 잡히는 책. 둘째, 중간에 멈춰도 다시 돌아오기 쉬운 책. 셋째, 읽은 뒤 생활에서 바로 한 가지 행동이 바뀔 만한 책. 이 기준으로 보니 유명하지만 지금은 부담스러운 책도 빠지고, 반대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책이 남았다.

  • 소설은 문장이 술술 읽히는지 먼저 봤다.
  • 비문학은 목차만 봐도 궁금한 장이 3개 이상 있는지 확인했다.
  • 자기계발서는 당장 따라 할 행동이 너무 거창하지 않은지 봤다.
  • 에세이는 좋은 말보다 내 상황을 찌르는 문장이 있는지 따졌다.

출퇴근길에는 이야기 힘이 센 책이 낫다

짧은 시간에 읽기 좋은 책으로는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이 가장 편했다. 편의점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인물들이 하나씩 지나가니, 전철에서 두세 정거장만 읽어도 장면이 머리에 남았다. 책을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런 구조는 꽤 중요했다. 하루에 10쪽만 읽어도 흐름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손원평의 「아몬드」도 비슷한 이유로 좋았다. 문장이 어렵지 않은데 감정의 밀도는 가볍지 않았다. 특히 ‘나는 왜 어떤 감정에는 느리고, 어떤 말에는 과하게 반응할까’ 같은 생각이 따라왔다. 청소년 소설로 많이 소개되지만, 어른이 읽어도 자기 감정 사용법을 돌아보게 된다.

두 책은 추천도서 목록에서 자주 보이는 편인데, 읽어보니 이유가 있었다. 부담스럽게 멋을 부리지 않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독서 습관을 다시 붙이는 목적이라면 두꺼운 고전보다 이런 책이 먼저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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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고 싶을 때는 너무 두껍지 않은 비문학

비문학 쪽에서는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기억에 오래 남았다. 과학책 같다가도 전기처럼 읽히고, 어느 순간 ‘내가 당연하다고 믿는 분류가 정말 맞나’라는 질문으로 넘어간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때는 조금 이상한 책인가 싶었는데, 읽고 나니 오히려 그 이상함이 장점이었다.

요즘 집중력이 흔들린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도 후보에 넣을 만하다. 다만 이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살짝 답답할 수 있다. 개인 습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기술 환경까지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스마트폰을 들었다 놓는 횟수가 하루에 몇 번인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면, 읽는 효과가 꽤 직접적이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실용서 쪽 추천도서로 여전히 강하다. 좋았던 점은 ‘대단한 의지’보다 ‘환경 설계’를 강조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싶다면 책상에 앉아 결심하는 것보다, 침대 옆에 얇은 책 한 권을 펼쳐두는 쪽이 훨씬 현실적이다. 나도 이 방식으로 자기 전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조금 줄었다.

내 돈 주고 고를 때는 첫 30쪽이 제일 솔직했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가장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첫 30쪽 읽기였다. 표지, 추천사, 띠지 문구는 다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30쪽을 읽으면 내 속도가 바로 드러난다. 문장이 맞으면 생각보다 빨리 넘어가고, 안 맞으면 같은 페이지를 계속 읽게 된다.

온라인으로 살 때는 목차와 미리보기만 봐도 꽤 걸러졌다. 특히 비문학은 목차가 친절한 책일수록 읽는 중간에 길을 잃을 확률이 낮았다. 반대로 목차 제목이 전부 멋진 말인데 구체적인 장면이 떠오르지 않으면, 나에게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가격도 은근히 중요했다. 새 책 한 권이 보통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사이니까, 세 권만 사도 외식 한 번 값이 된다. 그래서 바로 소장하고 싶은 책은 종이책으로 사고, 애매한 책은 도서관이나 전자책 체험으로 먼저 읽었다. 이 작은 순서 차이만으로도 책장에 안 읽은 책이 쌓이는 속도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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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겨둔 추천도서 조합

누군가 책을 다시 읽고 싶다고 하면 나는 한 권만 딱 고르기보다 조합으로 권하고 싶다. 기분에 따라 손이 가는 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피곤한 날에는 소설이 낫고, 머리가 복잡한 날에는 짧은 에세이가 낫다. 뭔가 바꾸고 싶은 마음이 생긴 날에는 실용서가 잘 맞았다.

  • 책 읽기 재시작용: 「불편한 편의점」
  • 감정과 관계를 생각하고 싶을 때: 「아몬드」
  • 시야를 흔들어보고 싶을 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스마트폰과 집중력이 신경 쓰일 때: 「도둑맞은 집중력」
  • 생활 습관을 작게 바꾸고 싶을 때: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이번에 직접 읽어보며 느낀 건, 좋은 추천도서는 ‘누가 좋다더라’보다 ‘지금 내 하루에 들어올 자리가 있느냐’로 갈린다는 점이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보다, 내일도 10쪽쯤은 펼칠 수 있는 책을 곁에 두는 편이 훨씬 오래갔다. 그래서 요즘 내 책상 위에는 두꺼운 책 한 권보다 얇고 손때 묻기 쉬운 책 두 권이 더 자주 올라와 있다.

추천도서 고르다 계속 실패해서, 3주 동안 직접 골라 읽어본 이야기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