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슬도에서 만나는 예술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2026년 10월, 울산 슬도 일원에서는 바다 풍경과 문화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행사가 펼쳐진다. 슬도는 바다와 등대, 방어진항의 풍경이 어우러진 곳으로, 가을철 야외 나들이와 전시 관람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말에는 울산 야외도서관 소풍이 슬도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는 2026년 10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야외 도서전과 슬도아트 전시가 같은 시기에 마련돼 책과 미술, 바다를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최혜원 개인전 전시 일정
슬도아트에서는 2026년 기획초대전으로 최혜원 작가의 개인전 에헤야자 도오와 도오와 거더러줘라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2026년 9월 5일 시작됐으며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 전시명 | 에헤야자 도오와 도오와 거더러줘라 |
|---|---|
| 작가 | 최혜원 |
| 기간 |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1일까지 |
| 장소 | 울산광역시 동구 성끝길 103 슬도아트 |
| 전시 공간 | 슬도아트 2층 |
슬도아트에 들어서면 울산 동구 여행 정보와 지역 행사 안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공간 곳곳에서는 직원들이 관람 동선을 안내하며,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에 관한 추가 정보는 현장 QR을 통해 제공된다.
손끝으로 느끼는 방어진의 현재
이번 전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벽에 걸린 일부 작품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전시장에서는 작품 보호를 위해 접촉을 제한하지만, 이 전시는 관람객이 작품의 촉감을 직접 느끼도록 구성됐다.
다만 모든 작품을 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벽면에 설치된 작품만 손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바닥에 놓인 작품은 눈으로만 살펴봐야 한다. 관람객은 작품의 위치와 현장 안내를 확인하면서 정해진 방식에 따라 전시를 감상할 필요가 있다.
벽면에는 지점토로 만든 작품들이 자리한다. 최혜원 작가는 슬도와 방어진항 주변에서 채집한 조개껍데기와 나뭇가지 등 일상의 사물을 작품으로 표현해 현재 방어진의 모습을 담았다. 바다 주변에서 발견한 작은 사물들이 전시장 안으로 옮겨지면서 지역의 시간과 생활상을 전하는 매개가 된다.
관람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표면의 질감과 형태를 손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각과 촉각을 함께 활용하는 전시 방식이어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작품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기록과 기억이 겹치는 항구
전시는 슬도와 방어진항에 오랜 시간 쌓인 기록과 기억 사이의 간극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지역의 기억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멸치후리소리를 발견했다. 이를 고정된 하나의 형식이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 사람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고 삶의 무게를 나눠 건네던 공동의 호흡으로 바라봤다.
바다의 존재들이 홀로 빛날 수 없듯 방어진의 풍경 역시 서로 다른 시대와 삶이 겹치며 형성됐다. 전시는 항구의 시간을 함께 견뎌 온 사람들과 바다, 노동과 기억의 관계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현재와 과거의 방어진항은 각각 떨어진 장면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삶과 기억이 간극을 두고 교차하며, 각자의 고유성을 유지한 채 함께 존재할 가능성을 드러낸다. 조개껍데기와 나뭇가지, 녹슨 철판과 말라가는 해초 같은 작은 흔적은 지역에 남은 관계와 생활의 감각을 보여준다.
노동요로 듣는 방어진의 시간
안쪽 전시장에서는 그물을 당기며 노래를 주고받았던 어부들의 소리를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불렀던 노래가 시각 작품과 소리를 통해 펼쳐진다.
관람객은 둥근 카펫 위에 앉거나 누운 상태로 작품을 보고 들을 수 있다. MP3에서는 옛 울산 동구 어민들의 노동요인 방어진쑥밭후리소리가 흘러나온다. 함께 마련된 책을 펼치면 당시의 자료도 살펴볼 수 있어 과거 방어진의 노동과 생활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하게 된다.
그물을 당기는 노동에는 여러 사람이 같은 흐름에 맞춰 힘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했다. 부르고 응답하는 소리는 서로의 움직임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전시는 이 멸치후리소리를 통해 방어진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의 관람객이 그 시간과 마주하도록 이끈다.
다양성과 공존을 말하는 작품
최혜원 작가는 지점토와 천을 주요 재료로 사용해 조각 작품을 제작해 왔다. 작품에서는 다양성과 공존이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관계적 양상과 숭배, 어린 시절의 꿈과 기억, 삶과 죽음, 희극, 만남과 교감 등 여러 주제가 전시를 통해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늪터를 비롯한 공간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에 대한 참여와 탐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슬도아트 전시에서도 방어진항의 현재와 과거를 비추고, 서로 다른 기억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가 말하는 함께 있음은 모두가 동일해지는 상태가 아니다. 각자의 고유성을 간직하면서 서로의 존재에 응답하는 관계에 가깝다. 개인이 채집한 기록과 공동체가 남긴 소리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서로의 시간을 비춘다.
거칠고 팽팽한 삶의 그물 끝에서 노래를 부르고 화답했던 바다와 사람들의 시간도 작품 안에 담겼다. 서로 어긋나 보이는 삶과 기억이 맞닿고 이어지는 과정이 전시장 곳곳에서 하나의 흐름을 이룬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운영
전시와 함께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2026년 11월 16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무료로 진행된다.
세부 참여 방법과 회차별 운영 사항은 슬도아트에 전화로 문의해 확인할 수 있다. 원문에는 슬도아트의 공개 전화번호가 제시되지 않았다.
루프탑에서 이어지는 슬도 풍경
전시 관람을 마친 뒤에는 슬도아트 루프탑에서 슬도 등대와 바다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실내에서 방어진항의 기억과 사람들의 노동을 작품으로 만났다면, 건물 위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된 바다와 주변 공간이 실제 풍경으로 이어진다.
슬도아트는 울산광역시 동구 성끝길 103에 자리한다. 2026년 10월 18일까지 주말에 방문할 경우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리는 울산 야외도서관 소풍과 최혜원 개인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야외 도서전과 촉각 중심의 전시, 노동요를 활용한 감상 공간, 슬도 등대와 바다 풍경이 가을의 슬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