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효문화뿌리축제 현장
제17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는 대전광역시 중구 뿌리공원 일원에서 사흘 동안 열렸다. 축제는 효와 성씨, 가문의 역사를 중심에 두면서도 가족 체험과 건강·복지 정보, 청소년 경연, 전통 공연, 생태계 보호를 함께 담아냈다.
올해 축제에서 특히 주목받은 대목은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선택한 결정이었다. 전국 100여 개 문중이 참여한 전통 행사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도 축제의 중심을 이뤘다.
종합안내소와 스탬프 투어
축제장 입구에서는 종합안내소가 관람객을 맞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안내 책자를 배부하고 행사장 구성과 이동 방향을 안내했다. 인근에는 뿌리공원 도장탐방 안내판이 설치돼 관람객이 축제장 곳곳을 미션을 수행하듯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종합안내소를 지나면 한국족보박물관과 스낵카페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펼쳐졌다. 가족과 연인 단위 관람객들은 안내 자료를 살피며 축제의 중심 공간으로 이동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이어진 길에는 본격적인 관람을 앞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국족보박물관에서 만난 뿌리
한국족보박물관은 자신의 성씨와 가문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축제의 주요 공간으로 운영됐다. 행사 기간에는 특별 야간 개장과 효문화 전시 프로그램이 마련돼 낮부터 밤까지 관람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족보와 성씨를 중심으로 한 전시는 축제의 핵심 주제인 효와 뿌리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박물관을 둘러본 뒤 잔디광장과 문중 체험 구역으로 이동하며 전시와 야외 행사를 함께 관람했다.
문중별 역사와 문화 체험
잔디광장 한편에는 문중과 기관이 참여하는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각 부스는 효문화 정보와 문중별 역사, 전통문화를 관람객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체험 중심으로 운영됐다.
- 한국효문화진흥원 부스는 ‘마음을 잇다, 효가 담다’를 주제로 효문화 융합 정보를 제공했다.
- 고령 신씨 부스에서는 태극기 스피너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 동래 정씨 부스는 상평통보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 한산 이씨 부스에서는 수드론 체험 등을 선보였다.
문중별 부스에는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의 참여가 이어졌다. 설명을 듣고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 보는 방식으로 운영돼 문중의 역사와 고유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었다.
초가지붕 아래 가족 체험
초가지붕 양식으로 꾸민 체험 공간에서는 건강과 복지, 전통문화, 가족 단위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전통적인 외관과 현대적인 체험 콘텐츠가 한 공간에 배치돼 축제의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 온마을 통합돌봄과 치매안심센터·성인건강 부스는 지역 주민에게 건강 및 복지 정보를 제공했다.
- AI 효문화 가족사진관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가족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운영됐다.
- 뿌리 한복체험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전통 한복을 입고 공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지원했다.
- 우리집 가훈·캘리그라피 체험 부스에서는 가정의 교훈을 글씨로 표현해 가져갈 수 있는 문화 체험이 진행됐다.
가족사진을 남기거나 한복 차림으로 공원을 걷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이어졌고, 가훈과 캘리그라피 체험 공간에서는 각 가정이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를 글씨에 담는 과정이 차분하게 진행됐다.
복지 정보와 관람객 쉼터
기와지붕 형태로 조성된 부스 구역에는 복지 홍보와 손체험, 휴식 기능을 갖춘 공간이 배치됐다. 장애인보조기기 지원사업 부스는 장애인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사업을 알렸으며, 우드인형 만들기와 타투스티커 부스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운영됐다.
자원봉사자 부스는 축제 운영을 지원하는 본부 역할을 맡았다. 종합 쉼터에는 행사장을 둘러보던 관람객들이 머물며 휴식을 취했다. 체험과 이동이 계속되는 축제장에서 쉼터는 가족과 고령 관람객 등이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잔디광장과 유등천 수변무대
뿌리공원의 넓은 잔디광장에서는 푸른 수목과 열린 하늘이 어우러졌다. 관람객들은 체험 부스 사이를 오가거나 잔디광장에 머물며 축제의 야외 공간을 이용했다.
유등천변 수변무대에는 가족영화 상영 쉼터가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공원을 산책하고 수변 공간에서 쉬며 영화 프로그램도 함께 즐겼다. 잔디광장과 수변무대는 공연 중심의 메인무대와는 다른 차분한 휴식 공간으로 기능했다.
세대를 잇는 메인무대
대형 그늘막 천막이 설치된 메인무대에서는 사흘 동안 세대별 경연과 행사가 이어졌다. 전국효문화청소년페스티벌을 비롯해 중구청장배 씨름·장기대회와 뿌리 대동 풍물 한마당 등이 열렸다.
청소년의 무대부터 전통 경기와 풍물 공연까지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한 무대에서 진행됐다. 리허설 시간에는 출연진과 관계자들이 공연을 준비했고, 본행사가 시작된 뒤에는 관람객들이 무대 주변을 채우며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송가인이 장식한 폐막공연
밤이 깊어진 뒤 메인무대에서는 폐막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대형 LED 화면과 무대 연출 속에서 가수 송가인이 열창하며 사흘간 이어진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폐막식에는 송가인과 김태웅의 공연이 마련돼 세대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개막식에서는 마당극패 우금치가 주제공연 ‘별을 먹는 장돌뱅이’를 무대에 올렸다. 안예은과 억스도 공연을 펼쳤다. 개막부터 폐막까지 전통 공연과 대중음악 무대가 이어지며 관람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불꽃놀이 대신 선택한 생태공존
대전 중구는 개막일인 2일과 폐막일인 4일에 예정됐던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축제장인 뿌리공원 절벽과 유등천 일대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과 2급 노란목도리담비, 수리부엉이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불꽃놀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빛, 화학물질로부터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것이 취소의 이유였다. 화려한 장면보다 생태계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를 앞세운 대전 중구의 결정은 이번 축제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이 결정을 화려한 유희보다 생태계와의 공존 가치를 보여준 모범적 선례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축제는 효와 전통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과 함께하는 운영 원칙까지 제시했다.
혈연을 넘어 확장된 뿌리
전국 100여 개 문중이 참여한 문중 입장 퍼레이드는 대전효문화뿌리축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행사로 진행됐다. 각 문중은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며 축제의 전통적 기반을 지켰다.
국내 거주 고려인의 문화예술 공연과 고려인 캠프, 홍범도 장군 관련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를 통해 축제가 다룬 ‘뿌리’의 범위는 성씨와 혈연뿐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공동체로 넓어졌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참가자들이 한 공간에서 문화와 역사를 나누며 축제의 의미를 확장했다.
청년 참여 확대라는 과제
축제 마지막 날 식사 부스에서는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과 중구청년네트워크, 대전청년네트워크 청년들이 참여한 간담회가 열렸다. 참석 청년들은 축제 현장에서 느낀 의견과 청년 정책에 관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간담회에서는 어르신을 위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에 비해 청년과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체 부스 규모가 전년보다 줄었고,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 부스가 적었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이는 효문화축제의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면서 청년과 청소년의 참여 공간을 더 넓혀야 한다는 현장의 과제로 정리됐다. 청년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부스와 참여형 콘텐츠를 확대할 필요성이 간담회 의견을 통해 드러났다.
전통과 자연이 함께한 사흘
제17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는 문중의 역사와 효문화를 현대적인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풀어냈다. 한국족보박물관과 문중 체험 부스, 건강·복지 안내, 가족사진관, 한복과 가훈 체험, 청소년 행사와 전통 공연이 관람 동선 곳곳에서 이어졌다.
불꽃놀이를 취소한 결정은 축제장 주변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자연과의 상생을 실천한 조치로 남았다. 송가인과 안예은을 비롯한 출연진의 공연은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무대를 완성했다.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 생태공존을 실천한 점은 이번 축제의 뚜렷한 특징이었다. 청년 참여 공간이 부족했다는 현장의 의견까지 확인된 만큼, 축제의 성과와 보완 과제가 함께 제시된 행사였다.
장소 정보
| 장소 | 뿌리공원 |
|---|---|
| 위치 | 대전광역시 중구 뿌리공원로 79 |
| 주요 공간 | 한국족보박물관, 잔디광장, 유등천 수변무대, 메인무대, 문중 및 기관 체험 부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