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모인 구로의 하루

책으로 모인 구로의 하루

도서관에서 열린 마을 책잔치

책과 문화, 이웃을 한자리에서 잇는 ‘2026 마을 책잔치’가 2026년 10월 10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 구로문화누리도서관에서 열렸다.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구로사립작은도서관협의회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지역 주민 누구나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됐으며, 그림책과 가족 체험, 동화구연, 낭독 공연, 벼룩시장 등 책을 중심으로 한 여러 프로그램이 도서관 곳곳에서 이어졌다.

행사장은 책을 조용히 읽는 공간이라는 도서관의 익숙한 모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어린이와 보호자, 이웃 주민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도서관 전체가 마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됐다.

앞마당을 채운 그림책과 가족 체험

도서관 앞마당에는 구로사립도서관협의회의 그림책 팝업놀이터가 설치됐다. 알록달록한 공간 안에 그림책 장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족 이야기 상자책 만들기’도 함께 진행됐다.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집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고, 이를 상자 형태의 책으로 완성했다. 보호자와 어린이가 의견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모습이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동화구연이 펼쳐졌다. 바닥에 모여 앉은 어린이들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재미있는 대목에서는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그림책을 직접 보고 만드는 활동에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앞마당은 여러 방식으로 책을 접하는 공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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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물건을 나눈 한 뼘 벼룩시장

도서관 2층 야외 테라스에서는 사전에 신청한 주민 팀들이 참여한 ‘한 뼘 벼룩시장’이 열렸다. 판매 공간에는 깨끗하게 읽은 책을 비롯해 장난감과 생활용품 등 여러 중고 물품이 놓였다.

어린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물건을 살펴보고 직접 사고파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경험과 함께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진열된 물품을 둘러보고 이웃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정겨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독서 계획을 담은 책 저금통

2층 생각누리에서는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책 저금통 가치상자’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읽고 싶은 책의 목록과 동전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책 저금통을 만들었다.

책을 고르고 읽을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저금통 만들기를 결합해 독서를 일상 속 활동으로 이어가도록 한 체험이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제작 과정에 참여했으며, 생각누리 공간에는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손을 움직이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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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연기로 만난 낭독 공연

오후 2시부터는 4층 큰누리홀에서 히든보이스클럽의 낭독 공연이 펼쳐졌다. 히든보이스클럽은 2026년 도서관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지원 공모사업을 통해 운영되는 동아리다.

배우들은 목소리 연기로 이야기를 전달했다. 무대 장치나 화면보다 배우들의 말과 표현에 집중하는 공연이어서 관객들은 소리를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만났다. 책을 읽고 만드는 체험에 공연까지 더해지면서 행사의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한층 다양해졌다.

이번 낭독 공연은 도서관이 자료를 열람하는 장소에 머물지 않고 책을 매개로 문화예술 활동을 경험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어린이와 성인이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며 행사의 한 장면을 함께 만들었다.

책으로 연결된 주민들의 하루

이번 마을 책잔치는 그림책 팝업놀이터와 상자책 만들기, 동화구연, 벼룩시장, 책 저금통 체험, 낭독 공연을 한 공간에 모았다. 프로그램의 형식은 서로 달랐지만 중심에는 책과 이야기가 놓였다.

주민들은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듣고, 물건을 나누며 이웃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어린이에게는 책을 놀이와 공연으로 접하는 시간이 됐고, 가족에게는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체험하는 자리가 됐다.

공공도서관과 지역의 사립작은도서관 협의체가 함께 준비했다는 점도 행사의 특징이다. 도서관 안팎의 여러 공간을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활용하면서 주민들이 층별로 이동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구로구 최초 직영 공공도서관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옛 KBS 개봉 송신소 터에 조성돼 2026년 2월 문을 연 구로구 최초의 직영 공공도서관이다. 층마다 성격이 다른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행사에서는 앞마당과 2층 야외 테라스, 생각누리, 4층 큰누리홀 등이 각각 체험과 장터, 공연 장소로 쓰였다.

책잔치가 열린 장소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로20길 123이다. 일반자료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10월 10일 하루 동안 이어진 행사는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과 문화를 즐기고 이웃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공공도서관이라는 생활 기반 시설이 독서와 체험, 공연, 주민 교류를 함께 담아내며 지역 문화의 접점 역할을 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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