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에서 상품을 기획할 때도 혜택표의 큰 숫자보다 먼저 확인한 건 전월실적과 월 할인한도였습니다. 20대 신용카드 추천도 같은 순서로 봐야 합니다. 편의점 10% 할인이라고 적혀 있어도 이번 달 실적이 모자라면 할인은 0원이고, 한도를 채운 뒤에는 더 써도 할인액이 늘지 않습니다. 아래 금액은 카드사 상품 안내에 나온 일반 카드 연회비를 기준으로, 같은 소비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해 계산했습니다.
1단계 월 20만원 안팎이면 실적 없는 카드를 본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취업 준비 중이라 월 카드값이 들쭉날쭉하다면 현대카드 ZERO Edition3 할인형이 계산하기 쉽습니다. 현대카드 안내 기준 국내외 가맹점에서 할인 대상인 결제는 전월실적과 할인한도 없이 0.8% 청구할인을 받습니다. 연회비는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모두 1만5천원입니다.
한 달에 할인 대상 금액으로 20만원을 쓰면 할인액은 1,600원입니다. 12개월이면 1만9,200원이고, 연회비를 빼면 4,200원이 남습니다. 50만원을 쓰면 월 4,000원, 연회비 차감 후 연 3만3천원입니다. 연회비만 회수하는 소비액은 연 187만5천원, 월평균 15만6,250원입니다. 실제 계산은 총 카드값이 아니라 0.8% 할인이 적용되는 금액으로 해야 합니다.
이 카드가 모든 결제에 0.8%를 돌려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대카드 상품 안내에는 공과금, 상품권 같은 현금성 결제, 일부 교통 관련 결제 등 할인 제외 항목이 있습니다. 월 20만원 중 5만원이 제외 항목이라면 계산 기준은 15만원입니다. 이때 월 할인액은 1,200원이고, 1년 내내 같다면 연회비보다 할인액이 600원 적습니다. 카드값만 보고 손익분기를 넘겼다고 판단하면 틀리기 쉽습니다.
2단계 월 50만원이라면 자주 쓰는 곳을 따진다
편의점이나 특정 쇼핑몰을 꾸준히 쓴다면 KB국민 WE:SH Daily 카드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KB국민카드 안내 기준 국내 가맹점 기본 할인은 실적 조건 없이 0.5%입니다. 여기에 쇼핑·편의·커피·생활·먹빵·취향 중 한 영역을 골라 KB Pay로 결제하면 10% 선택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선택 할인은 전월실적 40만원 이상일 때 월 7천원 한도이고, 전월실적 80만원 이상이면 월 1만2천원 한도입니다. 결제 한 건당 할인한도도 5천원입니다. 일반 카드 연회비는 1만5천원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50만원을 쓰고 그중 7만원을 선택한 편의 영역의 GS25·CU에서 KB Pay로 결제한다고 해보죠. 해당 거래들이 할인 조건을 충족하면 선택 할인 7천원에 기본 할인 2,500원이 더해져 월 9,500원입니다. 같은 50만원을 모두 할인 대상 결제로 쓴 ZERO Edition3 할인형의 월 4천원보다 5,500원 많습니다. 두 카드의 일반 카드 연회비가 같으므로, 이 소비가 12개월 유지되면 연간 차이도 6만6천원입니다. WE:SH Daily의 연회비 차감 후 혜택은 연 9만9천원입니다.
근데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WE:SH Daily에서 선택 할인을 받은 결제금액 전체는 다음 달 전월실적에서 빠집니다. 위 사례는 편의점 7만원을 제외해도 나머지 43만원이 실적에 잡힌다는 가정이라 혜택이 이어집니다. 총 45만원 중 7만원을 선택 할인으로 썼다면 실적은 38만원에 그칩니다. 다음 달에는 선택 할인 없이 기본 0.5%만 받는 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월 45만원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40만원 실적 카드를 골라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3단계 연회비보다 실적 유지 비용을 계산한다
선택 할인 10%라는 문구만 보면 월 80만원 구간까지 올리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WE:SH Daily에서 선택 할인을 받은 금액은 실적에서 제외됩니다. 선택 영역에 12만원, 그 밖의 실적 인정 결제에 80만원을 써야 1만2천원 선택 할인한도를 온전히 채우면서 다음 달 80만원 구간도 유지할 수 있는 식입니다. 이 예시의 총 결제액은 92만원입니다. 원래 쓰지 않을 돈을 한도 때문에 보태면 할인액이 늘어도 가계부는 손해입니다.
반대로 매달 50만원을 쓰더라도 선택 영역 지출이 거의 없으면 계산이 뒤집힙니다. WE:SH Daily의 기본 할인만 받는다면 월 2,500원이고, ZERO Edition3 할인형에서 같은 50만원이 모두 할인 대상이라면 월 4천원입니다. 연회비가 둘 다 1만5천원이어서 연간 혜택 차이는 1만8천원입니다. 특정 업종 할인이 실제 지출과 맞는지가 카드 이름보다 중요합니다.
결제 방식과 제외 업종도 같이 봐야 합니다. WE:SH Daily의 선택 할인은 KB Pay 결제가 조건이며, 편의 영역은 GS25·CU 오프라인 매장으로 제한됩니다. 온라인 다이소몰은 생활 영역 대상이지만 오프라인 다이소 결제는 해당 선택 할인 대상이 아닙니다. KB국민카드 안내에는 세금·공과금·아파트관리비·상품권 구입 등이 할인에서 제외되고, 일부 항목은 전월실적에서도 빠진다고 적혀 있습니다. 카드 앱의 지난달 총 이용액과 혜택 산정용 실적이 다를 수 있으니 둘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 기준에서 월 할인 대상 소비가 15만원대 아래라면 연회비 있는 신용카드부터 고르지 않습니다. 월 20만원 안팎이고 지출처가 계속 바뀐다면 실적 없는 할인형을, 월 50만원 이상이면서 선택 영역 결제가 반복된다면 그 영역의 한도형 카드를 봅니다. 어느 쪽이든 카드로 더 써야 실적을 채울 수 있다면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쓰는 돈에서 얼마가 돌아오는지만 남겨놓고 계산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