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 연수를 하다 보면 신호위반 고지서를 받고도 “벌점도 붙었나요?”부터 묻는 분이 많습니다. 금액만 보면 헷갈릴 만합니다. 같은 신호위반이라도 승용차 기준 과태료는 7만 원, 범칙금은 6만 원입니다. 누구에게 부과됐는지에 따라 벌점 처리도 달라집니다. 고지서를 받았다면 납부 버튼보다 위반 일시와 장소, 처분 종류를 먼저 봐야 합니다.
과태료와 범칙금부터 구분하세요
무인 단속처럼 영상으로 차량의 위반은 확인됐지만 운전자를 특정하지 못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160조에 따라 차량의 고용주 등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과태료 자체에는 운전면허 벌점이 붙지 않습니다. 반면 현장에서 운전자가 확인돼 통고처분을 받으면 범칙금이 적용되고, 위반 항목에 따라 벌점도 부과됩니다.
가령 일반도로 신호위반을 승용차 운전자가 현장에서 적발당하면 범칙금 6만 원에 벌점 15점입니다. 같은 위반이 차량 기준 과태료로 처리되면 7만 원이고 벌점은 없습니다. 그래서 과태료 안내를 보고 금액이 낮은 범칙금으로 바꾸기 전에 벌점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청 교통민원24에는 과태료의 범칙금 전환 내역과 운전면허 벌점을 확인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과태료가 범칙금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승용차 과태료는 위반 폭에 따라 달라집니다
속도위반을 두고 “몇 킬로 정도는 괜찮다”고 말하는 수강생이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그 말을 바로잡습니다. 제한속도 초과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과태료 금액은 초과한 속도의 구간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아래 금액은 일반도로에서 승용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6의 기준 금액입니다. 사전납부 감경액을 섞지 않았습니다.
- 제한속도 20km/h 이하 초과: 4만 원
- 20km/h 초과부터 40km/h 이하: 7만 원
- 40km/h 초과부터 60km/h 이하: 10만 원
- 60km/h 초과: 13만 원
신호·지시 위반 과태료는 승용차 기준 7만 원입니다. 중앙선 침범이 차량 기준으로 과태료 처리되는 경우는 9만 원입니다. 여기서 ‘승용자동차등’에는 승용차와 4톤 이하 화물차가 포함됩니다. 승합차나 이륜차는 금액이 다르므로 다른 차종의 표를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도로교통법 제32조부터 제34조까지에 따른 일반적인 정차·주차 위반 과태료는 승용차 기준 4만 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위반하면 5만 원이 됩니다. 소방시설 주변처럼 법령에서 정한 안전표지가 설치된 곳은 8만 원,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이면 9만 원입니다. ‘잠깐 세워 뒀다’는 말이 정차 금지 장소에서 면제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시간과 장소를 함께 보세요
학원차를 따라 학교 앞을 지날 때 저는 표지판 다음으로 시계를 보라고 가르칩니다.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적용되는 가중 과태료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의 신호위반 과태료는 승용차 기준 13만 원입니다. 제한속도를 20km/h 이하로 초과해도 7만 원이고, 20km/h를 초과해 40km/h 이하로 넘으면 10만 원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정차·주차 위반은 같은 시간대 승용차 기준 12만 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이면 13만 원입니다. 일반적인 정차·주차 위반 4만 원과 차이가 큽니다. 그런데 금액보다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은 시야입니다. 세워 둔 차 한 대 때문에 어린이가 차도 쪽으로 나오는 순간이 가려질 수 있습니다. 통학 시간에 학교 앞 빈 공간을 주차 자리로 판단하지 않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고지서를 받으면 이 순서로 처리하세요
첫째, 고지서의 위반 일시·장소·차량번호·위반 유형을 확인합니다. 신호위반인지 속도위반인지, 어린이보호구역 가중 기준이 적용됐는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무인 단속 내역과 벌점은 경찰청 교통민원24에서 확인할 수 있고, 주정차 위반은 고지서에 적힌 부과 기관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둘째, 사실관계가 다르면 사진과 기록을 확보해 사전통지 단계에서 의견을 제출합니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6조에 따라 사전통지에는 최소 10일의 의견 제출 기회가 주어집니다.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차량번호나 위반 장소가 맞는지부터 확인하세요. 단순히 ‘몰랐다’는 말보다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셋째,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납부할 때는 고지서에 적힌 자진납부 기한과 감경액을 확인합니다. 의견 제출 기한 안에 자진납부하면 법령상 20% 범위에서 감경될 수 있습니다. 감경된 금액을 납부하면 그 건의 부과 절차가 끝나므로, 다툴 사유가 있다면 납부 전에 판단해야 합니다. 이미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았고 처분에 불복한다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해당 행정청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15년 동안 운전을 가르치며 느낀 건 벌금을 외우는 것보다 표지와 신호를 일찍 읽는 습관이 오래간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고지서가 왔다면 금액부터 내지 말고 위반 내용, 적용 시간, 처분 종류를 차례로 확인하세요. 그 순서가 불필요한 실수도 줄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