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항해한 능허대

빛으로 항해한 능허대

깊어가는 가을, 인천 연수구의 대표 역사문화 행사인 제14회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가 2026년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송도 연수한마음공원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잔디광장을 갖춘 공원에는 국화 향기가 번졌고, 공연과 체험을 즐기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축제는 백제시대 중국 난징시 칭화이구로 향하던 해상 교류의 관문인 능허대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됐다. 연수구 15개 행정동 주민들은 체육대회와 백제사신 행렬, 주민 노래자랑 등에 참여하며 이틀 동안 화합의 무대를 만들었다.

15개 동이 함께한 체육대회

축제 첫날 오전, 연수한마음공원 잔디광장에서는 15개 행정동 주민이 참여한 한마음 체육대회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동별로 색색의 유니폼을 맞춰 입고 단체줄넘기와 장애물 달리기 등 여러 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

단체줄넘기에서는 구성원들이 같은 박자에 맞춰 뛰는 협동과 일체감이 중요했다. 장애물 경기 참가자들은 달리는 동안 놓인 장애물을 통과하며 결승점을 향했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동별 응원단의 함성과 박수가 이어졌고, 참가 선수들도 경쟁 속에서 서로를 격려했다.

잔디광장은 승부의 공간인 동시에 이웃이 얼굴을 마주하고 웃음을 나누는 교류의 장이 됐다. 경기가 계속되는 동안 선수들의 힘찬 움직임과 응원단의 목소리가 넓은 공원을 채웠다.

가족이 즐긴 체험 공간

축제장 곳곳에는 남녀노소가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가 운영됐다. 현장에서 정성스럽게 가훈을 써주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투호놀이, 캐리커처 그리기, 찻잔 만들기 등이 마련됐다.

가족과 연인, 이웃이 함께 촬영한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 주는 행사도 진행됐다. 가훈 쓰기와 사진 인화 부스를 비롯한 인기 체험 공간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줄이 이어졌다. 체험을 마친 주민들은 완성된 가훈과 캐리커처, 찻잔, 사진을 살펴보며 축제의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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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되살린 백제사신 행렬

축제의 주요 행사인 백제사신 행렬은 능허대공원에서 출발해 연수한마음공원까지 이어졌다. 풍물단이 흥겨운 장단으로 길을 열었고, 백제 의상과 다양한 축제 의상을 갖춰 입은 주민들이 가장행렬을 펼쳤다.

탈춤 사자와 임금 내외, 신하의 모습을 표현한 참가자들이 축제장으로 들어서자 길가와 공원에 모인 관람객들은 박수로 맞았다. 각 동 주민들도 저마다 준비한 특별한 복장으로 행렬에 참여했다.

긴 행진을 마친 백제사신단은 연수한마음공원에서 흥겨운 분위기 속에 일정을 마무리했다. 과거 능허대를 거쳐 바닷길로 중국을 오갔던 백제 사신들의 여정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행렬을 통해 축제 현장에 재현됐다.

가을밤을 채운 축하공연

해 질 무렵에는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에일리와 신인선, 리센느 등이 무대에 올라 노래와 공연을 선보였으며, 관람객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첫날 연수한마음공원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첫날 불꽃놀이는 안전을 고려해 취소됐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과 잔디광장에는 음악을 즐기는 주민들이 자리했고, 무대를 향한 환호가 가을밤 공원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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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대 드론의 빛의 항해

축제의 부제인 빛의 항해를 표현한 드론쇼에는 2,001대의 드론이 투입됐다. 밤하늘에 떠오른 드론은 꽃을 닮은 빛의 문양을 시작으로 백제사신단의 행렬, 전통 누각, 돛을 올린 배와 연수구의 발전된 모습을 차례로 그려냈다.

드론쇼는 여러 대의 기체가 정해진 시간과 위치에 맞춰 움직이는 군집 비행 방식으로 펼쳐졌다. 각 드론에 달린 불빛이 3차원 공간에서 하나의 장면을 구성하면서 거대한 공중 화면과 같은 모습을 만들었다.

능허대에서 바닷길을 따라 중국으로 향했던 백제 사신들의 여정은 현대 기술을 활용한 빛의 장면으로 재현됐다. 화면이 바뀔 때마다 관람객 사이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나왔고, 공원 상공에는 축제의 역사적 주제와 현재의 도시 모습이 연속적으로 펼쳐졌다.

춤과 조명이 만난 빛춤타

빛춤타 공연도 축제의 밤을 장식했다. 공연단은 형형색색의 LED 부채와 여러 조명 소품을 활용해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였다.

음악의 리듬에 맞춘 힘찬 동작과 회전하는 빛은 무대 위에서 물결처럼 이어졌다. 출연진의 움직임과 조명이 한 장면으로 어우러지자 관람객들의 시선이 무대로 모였다. 백제의 역사와 전통을 다룬 축제에 현대적인 빛의 공연이 더해지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열 명이 겨룬 주민 노래자랑

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10일 밤에는 연수구민 노래자랑이 열렸다. 예선에는 200여 팀이 넘게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본선에 오른 10명이 무대에서 경연을 펼쳤다.

연수한마음공원을 채운 관람객들은 참가자들의 노래가 이어질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주민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선 노래자랑은 15개 동이 함께한 화합의 의미를 다시 보여주는 자리였다.

마지막 밤을 수놓은 불꽃

이틀 동안 이어진 축제의 마지막은 불꽃쇼가 장식했다. 첫날에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안전을 위해 불꽃놀이가 취소됐지만, 마지막 날에는 붉고 푸른 불꽃과 황금빛 불꽃이 차례로 밤하늘에 피어났다.

불꽃이 터질 때마다 관람객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환호했다. 화려한 빛은 연수한마음공원 상공을 밝힌 뒤 사라졌고, 주민들은 축제의 마지막 장면을 지켜보며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역사와 공동체를 이은 축제

제14회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는 능허대가 지닌 백제 해상 교류의 역사를 주민 참여형 행사와 현대적인 공연으로 풀어냈다. 체육대회에서는 15개 동 주민이 힘을 모았고, 백제사신 행렬에서는 지역의 역사적 의미가 거리 위에 구현됐다.

체험 부스와 축하공연, 주민 노래자랑은 세대가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2,001대의 드론이 펼친 빛의 항해와 빛춤타 공연, 마지막 날 불꽃쇼가 더해지며 낮부터 밤까지 다채로운 장면이 이어졌다.

역사는 지역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축제는 주민들이 서로 만나 화합하는 계기가 됐다. 국화 향기가 감돈 연수한마음공원에는 이틀 동안 주민들의 웃음과 응원, 음악과 빛이 어우러졌다.

빛으로 항해한 능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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