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좁은 탕비실에 놓을 전자레인지를 고르면서 MW20CDN과 MW22CA를 비교했다. 처음에는 용량이 2L 다른 정도로 보였는데, 실제로는 출력과 설치 공간까지 함께 봐야 했다. 서버도 최대 사양보다 평소 처리할 작업량이 먼저인 것처럼, 전자레인지도 얼마나 자주 무엇을 데울지부터 정하면 선택이 쉬워진다.
먼저 용량보다 출력과 크기를 비교한다
LG전자 제품 사양 기준으로 MW20CDN은 20L에 고주파 출력 700W, MW22CA는 22L에 1000W다. 여기서 고주파 출력은 음식 가열에 쓰이는 출력이고, 콘센트에서 가져오는 소비전력과는 다르다. 소비전력은 각각 1050W와 1570W다. 1000W 제품이 전기를 언제나 1.5배 쓴다고 읽으면 안 된다. 같은 음식을 더 짧게 가열할 수 있고, 실제 사용 시간과 조리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품 외형은 MW20CDN이 가로 454mm, 높이 261mm, 깊이 328mm다. MW22CA는 가로 476mm, 높이 272mm, 깊이 346mm로 가로 22mm, 높이 11mm, 깊이 18mm 더 크다. 조리실은 각각 317×204×294mm와 322×228×300mm다. 2L 차이보다 내부 높이가 24mm 다른 점이 큰 그릇을 넣을 때 더 체감될 수 있다. 다만 그릇은 지름만 맞아도 되는 게 아니다. 회전판 위에서 손잡이나 뚜껑이 벽에 닿지 않는지 봐야 한다.
데우는 횟수와 음식량으로 고른다
하루에 한두 번 밥 한 공기나 음료를 데우는 용도라면 MW20CDN의 700W로도 충분하다. 가열 시간이 조금 길어질 뿐이다. 반대로 냉동식품을 연달아 데우거나 여러 사람이 점심시간에 몰려 쓰는 환경이라면 MW22CA의 1000W가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출력 숫자만으로 조리 시간이 정확히 30% 줄어든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음식의 양과 수분, 용기, 초기 온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직원 여섯 명이 차례로 도시락을 데우는 탕비실이라면 한 번에 몇 초 줄어드는 것보다 대기열이 짧아지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 반면 원룸에서 밤에 밥만 데우는 사람에게 그 차이는 구매 비용을 더 낼 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용량도 같은 방식으로 판단하면 된다. 평소 쓰는 가장 큰 접시나 밀폐용기의 실제 치수를 재고 조리실 크기와 비교하는 편이 20L, 22L 표기만 보는 것보다 정확하다.
설치 공간과 전원도 확인한다
전자레인지를 놓다가 가장 자주 놓치는 건 본체 뒤와 위의 빈 공간이다. LG전자는 MW20CDN 설치 안내에서 윗면 20cm 이상, 측면과 뒷면은 10cm 이상 띄우도록 안내한다. 두 모델 모두 열을 배출해야 하므로 수납장에 꼭 맞게 밀어 넣을 생각이라면 제품별 사용 설명서의 설치 간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외형 치수만큼의 자리만 확보해서는 부족하다.
전원도 가볍게 볼 부분은 아니다. MW22CA의 표시 소비전력은 1570W로 MW20CDN의 1050W보다 520W 높다. 탕비실에서 전기포트, 커피머신과 같은 멀티탭을 쓰고 있다면 동시에 켜지는 기기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오래된 멀티탭이나 정격 용량이 낮은 제품에 여러 가열 기기를 몰아 연결하는 건 피하는 게 낫다. 전기요금을 비교할 때는 표시 소비전력만 곱하지 말고 실제 한 달 사용 시간을 적어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가격표에서는 필요한 차이에만 돈을 쓴다
두 모델의 판매가는 시기와 판매처에 따라 바뀐다. 그래서 특정 시점의 최저가보다 실제 결제 금액과 배송 조건을 같은 기준으로 놓고 보는 게 맞다. 비교 순서는 간단하다. 쓰는 용기가 MW20CDN에 들어가는지 확인하고, 하루 사용 횟수를 적은 다음, 두 모델의 가격 차이를 본다. 큰 용기를 쓰지 않고 대기 시간도 문제가 아니라면 저렴한 쪽을 고르면 된다. 자주 연속으로 데워야 한다면 MW22CA에 비용을 더 쓰는 이유가 생긴다.
LG전자 안내에는 MW20CDN에도 해동과 자동요리 기능이 표기돼 있다. 그러니 작은 모델을 단순한 데우기 전용 제품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자동 메뉴가 있다면 모델별 설명서에서 해당 기능을 확인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전자레인지도 서버 요금제와 비슷하다고 본다. 드물게 필요한 최대치에 맞춰 사기보다 평소 작업량과 설치 조건을 먼저 재는 쪽이 과한 지출을 줄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