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학원에서 면허가 취소된 뒤에도 “집까지 5분인데 괜찮겠지”라며 운전대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술까지 마셨다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무면허 음주운전 처벌은 두 위반을 각각 확인해야 하고, 사고가 났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2026년 10월 13일 시행 도로교통법을 기준으로 승용차 운전자가 먼저 알아야 할 순서를 짚겠습니다.
면허 상태와 음주 수치를 따로 확인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3조는 면허 없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처음부터 면허를 딴 적이 없는 경우뿐 아니라 면허가 취소됐거나 효력이 정지된 기간에 운전한 경우도 해당합니다. 면허증을 집에 두고 나온 것과는 다릅니다. 면허증을 소지하지 않았더라도 유효한 운전면허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 무면허운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운전 기준은 같은 법 제44조제4항의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입니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집이 얼마나 가까운지는 기준을 바꾸지 못합니다.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이 수치 이상으로 자동차를 운전했다면 무면허운전과 음주운전 혐의를 함께 검토합니다. 수치가 0.03% 미만으로 나와도 무면허운전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교육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취소된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면허 정지나 취소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면 기억에 기대지 말고 처분서와 효력 발생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뒤 다시 차를 몬 경우에는 이전 사건의 처분과 이번 운전의 위반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형사처벌은 각각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요
무면허로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152조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은 제148조의2제3항에 따라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별로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 0.03% 이상 0.08% 미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 0.08% 이상 0.2% 미만: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 0.2% 이상: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이 숫자를 더해 ‘벌금 최고 800만 원’처럼 계산하면 안 됩니다. 두 혐의가 함께 문제 되더라도 실제 선고형은 적용 조항, 전력, 사고 여부와 재판 결과에 따라 정해집니다. 위 금액은 현장에서 내는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의 법정 벌금입니다. 단속됐다고 그 자리에서 정해진 금액을 납부하고 끝나는 사안으로 생각하면 판단을 그르칩니다.
과거에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됐고, 확정일부터 10년 안에 다시 위반했다면 제148조의2제1항의 재범 가중 규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재범 음주운전 수치가 0.03% 이상 0.2% 미만이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0.2% 이상이면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단순히 ‘두 번째 적발’이라는 말만으로 이 규정의 적용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면허를 다시 딸 수 있는 날도 달라집니다
무면허운전에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면허 취득 제한이 따릅니다. 도로교통법 제82조제2항제1호는 무면허로 자동차 등을 운전한 날부터 원칙적으로 1년이 지나야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정합니다. 무면허운전을 3회 이상 했다면 같은 항 제2호에 따라 위반일부터 2년입니다. 법에는 처분 결과 등에 따른 예외도 있으므로 사건 기록을 기준으로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음주운전이 함께 있었다면 1년만 달력에 표시해 두어서는 안 됩니다. 제82조제2항은 음주운전을 2회 이상 한 경우,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낸 경우 등에 2년의 취득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더 중한 사고나 사고 후 조치 불이행에는 3년 또는 5년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기간을 세는 시작일이 서로 다를 수 있으니 면허취소 통지 내용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면허가 있는 사람의 음주운전 행정처분도 별개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의 음주운전은 벌점 100점에 해당합니다. 0.08% 이상은 면허취소 기준입니다. 다만 면허가 없는 사람에게 ‘벌점 100점을 받으니 100일만 쉬면 된다’고 설명하는 것은 틀립니다. 그 사람에게는 무면허운전에 따른 취득 제한과 다른 적용 사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고가 났다면 먼저 멈추고 사람부터 살핍니다
무면허와 음주 상태에서 접촉사고가 나면 겁이 나서 현장을 떠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순간 일이 더 커집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는 사고가 나면 즉시 정차하고, 다친 사람을 구호하며,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도록 합니다. 필요한 경우 경찰에도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합니다. 사람이 다쳤다면 119에 구조를 요청하고, 112에도 사고 사실을 알린 뒤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십시오.
음주측정 요구를 피한다고 수치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술에 취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데 경찰의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측정을 방해하려는 행위에도 별도 처벌 규정이 있습니다. 사고 후에는 운전 경위와 면허 상태, 사고 조치 내용을 사실대로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가 운전을 가르치며 강조하는 건 운전대를 잡기 전의 확인입니다. 술을 마셨거나 면허 효력이 불분명하다면 차 키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몇 분의 이동을 위해 감수할 위험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