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평대 구축 아파트를 손볼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평당 얼마면 돼요?”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30평이라도 도배와 바닥만 바꾸는 집, 욕실 두 곳과 주방까지 뜯는 집은 견적이 전혀 다릅니다. 저도 처음엔 눈에 보이는 자재값부터 더했다가 철거비와 폐기물 처리비를 뒤늦게 넣은 적이 있습니다. 11년째 직접 집을 고치지만, 예산을 잡을 때는 여전히 공사 범위부터 적습니다.
30평 인테리어 비용은 공사 범위부터 나눠야 합니다
여기서 30평은 보통 공급면적 30~33평인 아파트를 뜻합니다. 전용면적 30평인 집과는 작업 면적이 다르니 견적을 비교할 때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도배·바닥처럼 마감재를 바꾸는 부분 공사와 주방·욕실·전기·설비까지 손보는 전체 공사를 같은 ‘평당 가격’으로 비교하면 숫자만 헷갈립니다.
2026년 문고리닷컴의 공급면적 30평대 시세 안내는 전체 공사를 실속형 약 3,800만~5,400만 원, 표준형 약 5,400만~7,500만 원으로 제시합니다. 반면 모모랩디자인이 공개한 30평대 전체 공사 계약 15건의 중앙값은 8,300만 원입니다. 이 자료는 5,000만 원 이상 계약만 집계했으므로 모든 집의 평균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숫자 차이 자체가 공사 범위와 자재 등급을 먼저 맞춰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창호 교체,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가구와 가전은 포함 여부에 따라 총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구축은 벽지를 뜯은 뒤 곰팡이나 누수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겉면을 덮을지 원인을 고칠지에 따라 돈도 일정도 달라지니, 현장 확인 전에는 확정 금액처럼 말하기 어렵습니다.
부분 공사를 한다면 이렇게 예산을 적습니다
제가 30평 구축을 다시 계획한다면 먼저 남길 것을 고릅니다. 창호와 배관 상태가 괜찮고 욕실 두 곳 중 한 곳만 낡았다면, 멀쩡한 곳까지 뜯지 않겠습니다. 아래는 그 조건으로 만든 2026년 예산 예시입니다. 실제 지출 영수증이 아니라 견적을 받기 전에 빠진 항목을 찾기 위한 숫자입니다.
- 도배 300만 원: 벽 상태 보수와 시공 범위를 함께 확인
- 바닥 500만 원: 기존 바닥 철거와 문 높이 간섭 여부 확인
- 주방 문짝·상판 위주 교체 350만 원: 싱크대 몸통과 배관은 유지
- 욕실 한 곳 시공 500만 원: 방수 상태 확인 후 범위 결정
- 조명 기구 및 전문가 설치 100만 원
- 철거·폐기물·보양 150만 원
- 직접 할 페인트와 소모품 70만 원
이렇게 잡으면 공사비는 1,970만 원입니다. 여기에 예상하지 못한 보수비 200만 원을 따로 두면 준비할 돈은 2,170만 원쯤 됩니다. 항목별 금액은 제품과 지역, 집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비비를 처음부터 새 조명이나 가구 값으로 써 버리면, 철거 뒤 문제가 나왔을 때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주방은 특히 “일부 교체”라는 말만으로 견적을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문짝만 바꾸는지, 상판과 수전도 바꾸는지, 싱크대 몸통을 다시 짜는지 적어야 합니다. 욕실도 덧방 시공인지 기존 타일까지 철거하는지에 따라 금액과 작업 기간이 달라집니다. 누수 흔적이 있다면 저렴한 덧방 견적만 보고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직접 할 일과 맡길 일을 먼저 가릅니다
셀프로 돈을 아끼기 좋은 작업은 가구를 비우고 보양하기, 상태 좋은 벽의 페인트칠, 손잡이나 수납 부속 교체처럼 실패했을 때 되돌리기 쉬운 일입니다. 페인트는 칠하는 시간보다 먼지 닦기, 틈 메우기, 테이프 붙이기, 건조 기다리기에 시간이 더 갑니다. 방 한 곳을 처음 칠한다면 주말 하루로 끝낸다는 계획보다 준비와 건조까지 이틀 이상 비우는 편이 편합니다.
준비물은 마스킹 테이프, 보양 비닐, 퍼티, 사포, 롤러와 붓, 트레이, 장갑 정도입니다. 사다리나 전동드릴을 한 번 쓸 생각이라면 구매 전에 대여할 곳을 찾아봅니다. 반대로 롤러와 붓처럼 페인트가 묻는 소모품은 새것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공구값만 비교하지 말고 운반과 반납에 드는 시간도 넣어야 진짜 절약액이 보입니다.
전선 연결이나 배선 변경, 분전반 작업은 직접 하지 않습니다. 조명은 기구를 고르는 일과 전기를 연결하는 일을 나눠 생각합니다. 배관 이동, 누수 보수, 욕실 방수도 전문가에게 현장을 보여줘야 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전기공사업법 시행령에는 일부 경미한 전기공사 범위가 있지만, 그 목록이 낡은 아파트 배선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안전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작업 범위가 조금이라도 불분명하면 비용에 전문가 시공을 넣는 게 맞습니다.
견적서는 총액보다 빠진 항목을 봅니다
견적을 받을 때는 같은 작업 목록을 업체마다 건네야 비교가 됩니다. ‘30평 전체 인테리어’ 한 줄로 물으면 한 곳은 창호를 넣고 다른 곳은 빼서 총액 차이가 생깁니다. 철거 범위, 폐기물 처리, 공용부 보양, 자재 이름과 모델, 부가세, 청소, 하자 보수 조건까지 문서에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추가 작업이 생겼을 때 금액을 어떻게 합의할지도 계약 전에 써 두는 편이 좋습니다.
기간도 비용의 일부입니다. 전체 공사는 대체로 3~5주를 잡지만, 자재 납기와 건조 시간, 아파트의 작업 가능 시간에 따라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삿날을 공사 종료 다음 날로 붙이면 작은 지연에도 보관비와 숙박비가 생깁니다. 저는 견적서에 적힌 공사비 옆에 이사·보관·임시 거주 비용을 따로 적어 놓습니다.
30평 인테리어 비용 후기를 볼 때 가장 눈여겨볼 것은 최종 금액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고쳤는가’입니다. 멀쩡한 부분을 살린 집의 2천만 원대 공사와 창호·설비까지 바꾼 집의 7천만 원대 공사는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예산이 빠듯할수록 먼저 집 상태를 확인하고,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작은 일만 남겨 두는 쪽이 오래 가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