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평 집 철거 견적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같은 평수라도 뜯어낼 물건의 양이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장판만 걷는 집과 욕실 타일·싱크대·붙박이장까지 없애는 집을 같은 ‘20평 철거’로 묶으면 금액이 맞을 수가 없어요. 저는 견적을 받기 전에 바닥, 욕실, 주방, 가구 중 무엇을 남길지부터 적습니다.
20평 인테리어 철거비용은 범위부터 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20평은 보통 공급면적을 뜻합니다. 실제 바닥을 걷어낼 면적은 방과 거실 구조에 따라 그보다 작죠. 업체에 ‘20평 전체 철거’라고만 말하면 어떤 곳은 바닥과 벽지만, 어떤 곳은 욕실과 주방까지 포함해 견적을 냅니다. 금액을 비교하려면 작업 목록이 같아야 합니다.
예산을 처음 잡는다면 바닥과 벽지 등 마감재 위주의 철거는 대략 100만~200만 원, 욕실 한 곳과 싱크대까지 걷는 공사는 200만~400만 원 정도를 출발점으로 볼 만합니다. 창호, 천장, 조적벽까지 건드리면 그 이상도 흔합니다. 이는 계약 가격이 아니라 범위를 가늠하기 위한 금액입니다. 현장 상태와 폐기물 양을 봐야 실제 견적이 나옵니다.
온라인에 보이는 ‘20평 철거 180만 원’ 같은 숫자도 그대로 예산에 넣기는 어렵습니다. 문고리닷컴의 20평 표준 시공 예시에는 철거·폐기물이 180만 원으로 잡혀 있지만, 어떤 부위를 얼마나 뜯는지는 집마다 다릅니다. 필그린이 공개한 항목별 단가도 폐기물 처리비와 부가세가 별도입니다. 숫자를 볼 때는 포함 범위부터 확인해야 해요.
바닥·욕실·주방을 나누면 금액이 보입니다
필그린의 공개 단품 단가를 기준으로 강마루 철거는 평당 3만~5만 원, 장판은 평당 1만~2만 원입니다. 공급 20평 집에서 실제로 걷을 강마루가 16평이라면 바닥 철거 시공비만 약 48만~80만 원인 셈이죠. 접착제가 강하게 남거나 바닥을 고르게 갈아내야 하면 작업 시간이 늘어납니다. 장판은 걷기 쉬워 보여도 아래에 오래된 장판이 한 겹 더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지고요.
욕실은 작은 공간인데도 비용 비중이 큽니다. 같은 공개 단가에서 소형 욕실 전체 철거는 도기와 타일을 포함해 한 곳당 60만~100만 원, 싱크대 상·하부장 철거는 30만~60만 원입니다. 욕실 타일 위에 새 타일을 붙이는 계획이라면 철거 범위가 줄 수 있지만, 기존 타일의 들뜸이나 누수 흔적부터 시공자와 확인해야 합니다. 철거비를 아끼려고 불안한 바탕을 덮으면 뒤 공정이 더 비싸질 수 있습니다.
폐기물도 따로 봐야 합니다. 필그린의 20평 이하 폐기물 처리 안내 금액은 1톤 트럭 1~2대 기준 30만~50만 원이고, 엘리베이터 보양은 10만~20만 원입니다. 예를 들어 강마루 16평, 소형 욕실 한 곳, 싱크대, 폐기물 처리, 엘리베이터 보양을 각각 더하면 약 178만~310만 원입니다. 벽지·문·붙박이장 철거, 추가 반출, 부가세는 빠진 계산이니 ‘이 금액이면 전체 철거가 끝난다’고 보면 곤란합니다.
추가금은 견적서의 빈칸에서 나옵니다
견적을 받을 때는 집 사진만 보내기보다 방마다 남길 것과 버릴 것을 표시한 사진을 함께 보내는 편이 정확합니다. 바닥재 종류, 욕실 수, 싱크대 길이, 붙박이장 유무, 층수도 적어두세요. 그래도 계약 전에는 현장을 한 번 보는 게 좋습니다. 사진에는 마루 접착 상태나 타일 아래 바탕이 드러나지 않거든요.
- 철거 대상과 수량: ‘바닥 전체’ 대신 강마루 몇 평, 욕실 몇 곳인지 적혀 있는가
- 폐기물: 집 안에서 내려 옮기는 비용과 운반·처리 비용이 모두 포함됐는가
- 보양과 청소: 복도·엘리베이터 보호, 철거 뒤 기본 청소가 포함됐는가
- 추가금 조건: 타일을 뜯은 뒤 바탕이 손상됐을 때 누가 얼마를 산정하는가
- 세금과 일정: 부가세 포함 여부, 작업 일수와 반출 날짜가 적혀 있는가
특히 ‘폐기물 별도’ 한 줄은 꼭 금액으로 바꿔 받아두세요. 철거 인건비가 저렴해도 반출과 처리비를 더하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같은 목록으로 두세 곳에 견적을 요청하고, 가장 싼 금액보다 빠진 항목이 없는 내역을 고르는 게 제 경험상 덜 피곤했습니다.
직접 할 일과 맡길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
셀프로 비용을 줄이고 싶다면 철거 전 가구 비우기, 커튼과 선반처럼 쉽게 분리되는 물건 치우기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드라이버, 장갑, 보안경, 분진 마스크 정도로 할 수 있는 범위죠. 작은 수공구는 필요할 때 빌려도 됩니다. 다만 직접 뗀 물건의 폐기 방법과 비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봉투에 안 들어가는 건 치우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공사입니다.
욕실 타일과 바닥 마루를 대량으로 뜯는 작업은 장비, 분진 차단, 폐기물 반출까지 묶여 있습니다. 장비를 하루 빌렸다고 하루 만에 끝나지 않아요. 20평대 마감재 철거는 범위에 따라 보통 2~4일 정도를 생각하고, 전날 가구를 비우고 보양하는 시간과 다음 공정을 위한 상태 확인 시간도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전선이 연결된 조명·콘센트, 수도 배관, 가스 연결은 직접 해체하지 마세요. 차단과 분리는 해당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벽도 겉모습만 보고 뜯을 수 없습니다. 구조벽 여부는 관리사무소와 전문가에게 먼저 확인해야 하고, 오래된 천장재가 의심스러우면 작업을 멈추고 확인부터 받아야 합니다.
철거는 새 인테리어에서 가장 눈에 안 띄는 돈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 단계의 견적을 가장 천천히 봅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어디까지 걷고, 나온 폐기물을 누가 치울지 적혀 있으면 공사 첫날부터 서로 다른 말을 할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