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비트코인 채굴 usb를 검색하다가 ‘꽂아 두면 비트코인이 쌓인다’는 판매 문구를 봤다. 채굴기를 고를 때 내가 먼저 보는 건 예상 수익 화면이 아니라 초당 해시 수와 소비전력이다. 이 두 숫자가 빠진 상품이라면 구매 판단부터 멈춘다.
1. 저장장치인지 채굴용 칩인지
비트코인 채굴 usb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물건이 모두 같은 장치는 아니다. 일반 USB 메모리에 프로그램을 담아 놓은 제품은 메모리 자체가 채굴 계산을 하지 않는다. 실제 USB 채굴기는 비트코인 작업증명 계산을 수행하는 ASIC 칩이 들어 있어야 한다. 제품 설명에서 칩 종류, 해시레이트, 전력 요구량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게코사이언스의 Compac A2는 제조사가 기본 속도를 600GH/s로 제시하는 USB 스틱 채굴기다. 전원을 공급하는 USB 허브와 채굴 프로그램을 실행할 별도 장치도 필요하다고 명시한다. 스틱 하나의 가격만 보고 초기 비용을 계산하면 허브, 제어 장치, 냉각 비용을 놓치기 쉽다. 같은 ‘소형 채굴기’로 묶이는 Bitaxe Gamma는 약 1TH/s급이지만, USB 단자만으로 구동하는 스틱과 전원 방식이 다르다.
2. 600GH/s가 전체 채굴에서 차지하는 몫
해시레이트가 높아 보여도 네트워크 전체와 비교해야 감이 잡힌다. 600GH/s는 0.6TH/s다. 2026년 10월 11일 기준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 약 132.72조를 블록당 평균 10분이라는 목표에 대입하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대략 950EH/s 수준이다. 이 조건에서 0.6TH/s 장비 한 대의 몫은 약 16억분의 1이다.
현재 블록 보조금 3.125BTC와 하루 평균 144개 블록만 넣어 단순 계산하면 기대 채굴량은 하루 약 28사토시다. 거래 수수료 수입, 풀 수수료, 장비 중단 시간은 뺀 값이다. 난이도도 약 2주마다 조정되므로 이 수치를 고정 수익으로 읽으면 안 된다. 채굴 풀이 표시하는 예상 채굴량과 실제 지갑에 입금되는 양도 다를 수 있다.
3. 전기요금과 출금 조건
전기요금은 스틱 표면의 숫자만으로 계산하기 어렵다. 전원 허브와 제어 장치까지 포함해 콘센트에서 측정한 소비전력을 써야 한다. 전체 시스템이 20W를 쓰고 전기 단가를 1kWh당 150원으로 가정하면 하루 0.48kWh, 약 72원이다. 한 달이면 약 2,160원이다. 실제 요금은 계약 조건과 사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위의 하루 28사토시와 비교하면 전기료만 사토시당 약 2.6원이다. 장비값과 풀 수수료까지 고려하기 전의 계산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만으로 이 비용을 지우면 손익을 잘못 보게 된다. 풀 채굴을 택한다면 최소 출금액도 확인해야 한다. 화면에 사토시가 조금씩 쌓여도 출금 기준에 닿지 않으면 지갑에서 쓸 수 있는 잔액은 아니다.
4. 솔로 채굴 확률과 고장 위험
솔로 채굴은 풀처럼 작은 보상을 나눠 받는 방식이 아니다. 직접 블록을 찾으면 블록 보조금과 해당 블록의 거래 수수료를 받지만, 찾지 못한 기간의 수입은 0이다. 앞의 난이도와 600GH/s가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블록 하나를 찾을 확률은 약 1,100만분의 1이다. 평균 대기 시간을 환산하면 약 3만 년이다. 평균은 당첨 시점을 예고하는 숫자가 아니며, 난이도가 바뀌면 확률도 바뀐다.
작은 장비로 블록을 찾았다는 사례는 눈에 띄지만, 구매 판단에는 실패한 장비와 가동 시간도 함께 넣어야 한다. 냉각이 부족하거나 허브 전원이 불안정하면 해시레이트가 떨어지고 연결도 끊긴다. 판매 페이지의 최대 속도보다 며칠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속도가 더 쓸모 있는 숫자다.
내 기준에서 비트코인 채굴 usb는 채굴 과정과 풀 운영 방식을 직접 익히는 소형 장비에 가깝다. 수익을 기대하며 산다면 해시레이트, 콘센트 기준 전력, 출금 기준, 장비 총비용을 한 줄에 놓고 계산해야 한다. 숫자가 맞지 않는데도 ‘언젠가 한 블록’이라는 기대만 남는다면, 그건 수익 계획보다 확률에 돈을 쓰는 선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