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발기술 다시 뛴다

부산 신발기술 다시 뛴다

부산에서 열린 신발산업 전략 세미나

러닝화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신발 제조업의 기술 경쟁력과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가 부산에서 마련됐다. 한국소재융합연구원은 2026년 9월 29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부산진구 당감동에 있는 연구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2회 신발산업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의 주제는 미래 신발산업의 발전전략을 위한 기술 동향 및 정책 동향 공유였다. 한국소재융합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소재융합연구원 첨단신발연구본부가 주관했다. 현장에서는 신발 소재와 사출기, 금형,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는 박은영 혁신소재연구단장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김동건 한국소재융합연구원장이 인사말을 맡았다. 이어 배종우 한국소재융합연구원 첨단신발연구본부 선임본부장, 김생길 우진플라임 이사, 정근호 유성에이텍 상무이사, 김정현 리빌더 AI 대표이사가 분야별 기술과 산업 현황을 설명했다.

시간주요 내용진행 및 발표자
14:00~14:05개회와 참석자 소개박은영 혁신소재연구단장
14:05~14:10인사말김동건 한국소재융합연구원장
14:10~14:50신발용 물리발포 기술 동향배종우 한국소재융합연구원 선임본부장
14:50~15:30사출형 물리발포 기술김생길 우진플라임 이사
15:30~15:50휴식행사 일정
15:50~16:30물리발포 공정용 금형 기술정근호 유성에이텍 상무
17:10 이후폐회행사 일정

러닝화 시장이 주목한 초임계 물리발포

첫 발표에서는 글로벌 신발 시장의 주요 기술 변화로 초임계 물리발포 기술이 제시됐다. 신발의 쿠션과 반발력에 영향을 미치는 미드솔을 가볍게 만들면서 에너지 리턴을 높이기 위한 공정이다.

세미나에서 소개된 물리발포 방식은 질소 가스를 고압으로 침투시켜 고분자 소재를 발포하는 기술이다. 기존 화학발포 공정에서 거론되던 가교제 냄새와 암모니아, 화학 냉매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됐다. PEBAX, TPU, TPEE 등 신발에 쓰이는 고분자 소재와 발포 공정을 정밀하게 결합하는 것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구분초임계 물리발포기존 화학발포
발포 방식질소 기반의 물리적 발포화학물질을 이용한 발포
주요 특성초경량화와 높은 에너지 리턴, 셀 제어일반적인 무게와 가공 뒤 표면 가스 잔류 가능성
설비 조건고압과 정밀제어 설비 필요상대적으로 낮은 설비 투자 부담
과제높은 초기 투자비와 공정 안정화냄새와 화학물질 사용 문제

초임계 오토클레이브 방식은 고분자 소재를 발포한 뒤 그대로 사용하거나 다시 성형하는 방식으로 소개됐다. 한 번에 1000~2000족가량을 처리할 수 있지만 생산 주기가 길어 대량생산 측면에서 제약이 있고, 초기 크기 오차와 불량률을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고압 환경과 정밀한 제어가 필요한 만큼 초기 설비 투자비가 크다는 점도 과제로 꼽혔다. 반면 러닝화 시장에서는 고기능 미드솔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기술 확보에 따른 사업성이 함께 거론됐다. 발표에서는 일반 제품과 비교해 러닝화의 수익성이 높은 사례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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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심 공급망과 국내 제조 기반의 과제

세미나에서는 고성능 초임계 미드솔 부품 시장의 약 80~90%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현황이 소개됐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중국의 신셀이 언급됐다. 중국은 고성능·경량·친환경 발포 기술을 주요 연구개발 대상으로 다루고 있으며 화학발포를 줄이고 초임계 발포를 확대하는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국내 신발산업은 관련 기술을 먼저 시도한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선두 업체를 뒤따르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화승과 태광, 창신 등 주요 신발 기업의 생산 기반이 베트남으로 이동한 사이 국내에는 저비중·고성능 제품을 구현할 초임계 발포 오토클레이브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내 브랜드에 대응하고 고기능 미드솔을 개발하려면 신발 공정에 필요한 초임계 압축용기 운영 기반과 실험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었다. 성산신소재와 유성금형, 화승 등 국내 기업이 초임계 사출 미드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다뤄졌다.

질의응답에서는 고압가스 관련 인허가 문제가 현실적인 과제로 제시됐다. 부산 명지 등 일부 규제 특구를 제외하면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에서 고압가스 설비 인허가를 받기 까다롭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에 개별 기업만의 투자보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공동투자, 규제 특구 활용, 비용 부담을 낮춘 초임계 실험 공정 개발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사출 과정에서 발포율을 제어하는 기술

김생길 우진플라임 이사는 자동차 초경량 소재 분야에서 발전시킨 수직형 저압 미세 물리발포 하이브리드 설비를 소개했다. 신발 미드솔은 자동차 부품과 달리 230㎜부터 300㎜까지 다양한 크기의 금형을 사용해야 하므로 사이즈별 공정 조건을 세밀하게 맞춰야 한다.

발표에서 소개된 SUPER FOAM 기술은 CPM 공법을 이용한다. 금형을 밀폐한 뒤 질소 가스를 가압해 주입하고 발포율을 20~70% 범위에서 조절하는 방식이다. 사출 압력을 낮추면 금형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고 보압 시간을 줄여 생산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미드솔 표면에 형성되는 스킨층의 상태와 쿠셔닝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것도 주요 기술 요소로 제시됐다. 가스가 제품 내부에 머무는 문제를 줄이고 목표한 밀도와 표면 상태를 구현하려면 설비 운용과 금형 조건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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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러닝 금형 생산을 맡은 부산 기술

정근호 유성에이텍 상무는 신발 금형의 개발 과정과 정밀제어 기술을 발표했다. 유성에이텍은 1990년 중국 사무소를 설립한 뒤 자금난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후 금형 기술을 발전시켜 글로벌 브랜드의 생산 물량을 맡았다.

발표에 따르면 유성에이텍은 K2 아웃도어 고어텍스 제품의 측면 통기성 구멍 개발을 시작으로 기술 범위를 넓혔다. 이후 스위스 러닝화 브랜드 온러닝의 미드솔과 아웃솔 금형을 5년 동안 전량 생산했다. 현재도 온러닝의 글로벌 금형 물량 가운데 약 40~45%를 부산에서 맡고 있으며 약 50%는 대만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소개됐다.

온러닝을 상징하는 원형 구조의 미드솔은 정밀한 금형 제작이 필요한 제품이다. 브랜드의 출발지는 스위스지만 해당 구조를 실제 생산 공정에 구현하는 과정에는 부산 제조업체의 금형 기술이 활용됐다는 점이 이번 발표에서 부각됐다.

유성에이텍은 금속 3D 프린터를 도입해 기존에 16일 이상 필요했던 일반 금형 제작 기간을 10일로 줄였다고 밝혔다. 0.03㎜ 수준의 미세 공기 배출 파팅 설계와 세라믹·나노 몰드 코팅 기술을 적용해 접착 공정을 사용하지 않는 제조 방식도 구현한 것으로 소개됐다.

초임계 물리발포 제품의 완성도는 기계 한 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재의 특성과 사출기의 제어 능력, 금형의 정밀도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발표의 결론이었다. 세미나에서는 전체 공정의 기여도를 사출 4, 금형 4, 금형 수리 2의 비중으로 설명하며 금형 제작과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만드는 삼차원 제조 데이터

김정현 리빌더 AI 대표는 신발 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3D 기술을 소개했다. 리빌더 AI는 카이스트 연구실을 기반으로 출발한 기업으로, 촬영한 대상의 형상과 치수를 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조 데이터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정밀한 3D 형상을 확보하기 위해 고가의 스캐너가 필요했지만, 발표에서는 휴대전화와 같은 저가형 카메라 한 대로 신발이나 발 모양을 촬영해 고해상도 3D 메시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생성된 데이터는 맞춤형 인솔과 주문형 신발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도면이 남아 있지 않은 기존 금형을 촬영하고 3D 스캔 데이터로 복원한 뒤 CAD 도면 생성 과정으로 연결하는 기술도 소개됐다. 단순한 이미지 생성에 그치지 않고 공장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형상과 치수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발표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제조 장비, 로봇을 결합한 자율제조 가능성도 다뤄졌다. 신발의 외형을 3D 데이터로 전환하고 설계와 생산 단계로 연결하면 기존 수작업 중심의 모델링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재와 기계 금형 인공지능의 결합

이번 세미나를 관통한 공통 과제는 개별 기술의 단독 개발을 넘어 공정 전체를 연결하는 일이었다. 과거에는 소재 업체와 사출기 업체, 금형 업체가 각자의 영역에서 기술을 개발했지만 초임계 물리발포 제품은 어느 한 분야의 성능만으로 완성하기 어렵다는 점이 여러 발표에서 확인됐다.

소재와 기계, 금형, 인공지능이 하나의 제조 과정 안에서 맞물려야 고기능 러닝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소재 특성에 적합한 온도와 압력을 설정하고, 사출기가 이를 정밀하게 제어하며, 금형이 가스 배출과 표면 형상을 구현해야 한다. 여기에 3D 스캔과 CAD 자동화 기술을 연결하면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국내 신발산업이 중국과 대만 업체의 공급망에 대응하려면 단순한 인건비 경쟁이 아니라 정밀 금형과 초임계 발포 공정, 제조 데이터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부산 기업들이 보유한 금형 제작 경험과 연구기관의 공정 기술, 장비 업체의 사출 기술을 연결하는 협력이 주요 대응 방향으로 논의됐다.

러닝화 수요가 커지는 시장 상황과 달리 국내 생산 기반은 둔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세미나 전반에 깔렸다. 이에 고압 설비 투자와 규제 대응, 실험 공정 구축, 소재·기계·금형의 공동개발이 국내 신발산업이 풀어야 할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소재융합연구원 이용 정보

행사가 열린 한국소재융합연구원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당감서로 152에 있다. 평일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휴게시간이다. 공휴일에는 휴무할 수 있다.

시설 및 운영 관련 공개 문의처는 한국소재융합연구원 전화 051-897-9701이다. 세미나 장소로 사용된 본관 대회의실은 건물 2층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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