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광역시가 민선9기 출범 이후 시민과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정책과 제도의 변화로 연결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는 신속한 행정조치로 대응하고,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와 지역 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는 제도 개선으로 답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규제·제도 개선 과제는 정책토론청구 시민동의 기준 완화, 개발제한구역 여가시설 확대, 창업기업 임대료 부담 완화, 산업단지 입주업종 규제 개선, 팔현파크골프장 주차 문제 개선, 고도지구 폐지 추진, 지역 건설업 제도 개선,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 제한 폐지 등 모두 8건이다.
창업기업 임대료 부담 완화
지난 7월 10일 열린 경제동향보고회에서는 초기 창업기업이 사무실 임대료를 한 번에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현장 애로사항으로 제기됐다. 초기 기업의 자금 운용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임대료 납부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다.
대구시는 해당 의견을 확인한 뒤 기존 연납 방식뿐 아니라 분납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에 나섰다. 현장에서 제기된 기업의 어려움을 행정이 확인하고 실제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 창업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대응이다.
팔현파크골프장 주차 개선
하루 평균 약 1,000명이 이용하는 팔현파크골프장의 주차 불편도 현장 중심의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에는 우수기인 5월부터 10월까지 팔현빗물펌프장 유수지 주차장 130면이 전면 통제됐다.
대구시는 일률적인 통제 방식을 바꿔 기상 상황에 따라 주차장을 탄력적으로 개방하도록 했다. 현장에서 이용객들이 개방 시간을 앞당겨 달라는 의견을 내자 운영 시작 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로 조정하도록 했다.
주차장 개방 여부와 시간을 실제 기상 상황과 이용 수요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시민이 체감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산업단지 입주업종 확대
기업 활동과 직접 연결되는 산업단지 입주 규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대구시는 성서1차부터 3차, 서대구, 제3, 검단, 달성1차부터 2차까지 8개 산업단지에 제조업 입주업종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환경유해 업종 등을 제외한 제조업의 입주를 폭넓게 허용하고, 기존 제조기업의 허용 범위도 ICT와 지식서비스업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검단산업단지는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이 기존 271개에서 최대 569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염색산업단지에는 미래신산업과 ICT, 지식서비스 등 친환경 첨단업종의 입주를 추진한다. 수성알파시티에서도 첨단 제조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 개선에 나선다.
산업단지별 여건에 맞춰 허용 업종의 범위를 넓히고 친환경 첨단업종의 진입 기반을 마련해 기업 활동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건설업 제도 개선
침체된 지역 건설업계가 지속해서 제기한 요구도 제도에 반영된다. 10월부터 500억 원 이상 공공공사는 공구분할 가능 여부를 의무적으로 사전 검토한다. 1,000억 원 이상 공사에는 전국 최초로 공구분할 검토위원회를 운영한다.
외지 건설사가 맡는 50억 원 이상 공사에는 지역하도급률 70% 등을 담은 상생협력협약 체결을 추진한다. 대규모 공사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넓히려는 조치다.
금융지원도 함께 마련했다. 건설업 등 경기취약업종을 위한 1,000억 원과 건설업 전용 300억 원을 합해 총 1,300억 원 규모다. 제도 개선과 금융지원을 함께 추진해 지역 건설업계가 겪는 어려움에 대응한다.
기존 마을 고도지구 폐지 추진
주민 생활과 밀접하게 이어져 온 오래된 규제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대구시는 팔공산과 비슬산·대니산 일원 27개 기존 마을에 적용된 ‘3층 이하’ 고도지구의 폐지를 추진한다.
고도지구가 폐지되면 노후 건축물의 신축과 증축 과정에서 발생하던 제약을 완화할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진 규제를 주민 생활의 관점에서 다시 살피고 개선하려는 조치다.
개발제한구역 여가시설 확대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설치할 수 있는 여가시설 물량도 확대됐다. 야영장 설치 물량은 18곳에서 24곳으로, 실외체육시설 역시 18곳에서 24곳으로 늘었다.
주민 생활과 여가 활동에 필요한 시설의 허용 범위를 조정해 현장에서 제기된 수요를 제도에 반영한 것이다.
난임 시술비 횟수 제한 폐지
복지 분야에서는 난임 시술비 지원 제도가 개선됐다. 대구시는 특·광역시 최초로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
기존에는 출산당 25회까지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이 한도를 없앤다.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넘은 경우에도 의사 소견이 있으면 시술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대구에서 난임 지원사업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1,909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17.6%를 차지했다. 지원 횟수의 제한을 없애 난임 가정이 시술 과정에서 겪는 부담을 덜어주는 데 의미가 있다.
정책토론 시민 참여 문턱 완화
시민이 직접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문턱도 낮아진다. 대구시는 민선9기 제1호 조례로 정책토론청구에 필요한 시민 동의 기준을 기존 1,200명에서 300명으로 완화하는 개정안을 추진했다.
2023년 시민 동의 기준이 상향된 이후 정책토론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정책토론을 다시 활성화하고 시민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필요 동의 인원을 4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시민의 정책 제안과 토론 참여가 실제 시정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로
민선9기 대구시정의 규제·제도 개선은 ‘현장에서 듣고, 해결책을 찾고, 제도로 연결한다’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창업기업 임대료와 팔현파크골프장 주차 문제처럼 행정조치로 바로 개선할 수 있는 사안에는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산업단지 입주 규제와 지역 건설업 문제처럼 구조적인 검토가 필요한 과제는 규제 개선과 제도화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정책토론청구 기준 완화와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 제한 폐지는 시민 참여와 복지 분야의 문턱을 낮추는 변화다. 고도지구 폐지 추진과 개발제한구역 여가시설 확대는 주민 생활 속에서 이어져 온 규제를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민 생활의 작은 불편부터 기업의 투자·경영 애로까지 현장에서 확인하고, 해결 가능한 사안은 행정조치로 신속히 처리하며 구조적인 과제는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는 것이 이번 변화의 공통점이다. 대구시는 앞으로도 현장을 직접 살피며 필요한 행정적·제도적 개선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