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앞차가 경사로 끝 턱 앞에 멈춰 서는 걸 봤습니다. 뒤차들은 왜 안 가나 싶었겠지만, 차에서 내려 앞범퍼 아래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저도 운전 14년 동안 주차장에서 서두르다가 휠을 긁고, 들어갈 수 없는 주차장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포르쉐를 몰 때는 주차칸에 차를 넣는 기술보다 들어가기 전에 확인할 것들이 더 많습니다.
먼저 내 차의 높이와 장비부터 확인합니다
포르쉐라고 전부 같은 차처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911과 718처럼 차체가 낮은 차, 카이엔과 마칸 같은 SUV는 신경 쓸 지점이 다릅니다. 같은 모델도 휠과 차체 사양, 주차 보조 장비가 다를 수 있고요. 처음 가는 주차장이라면 차량 제원에서 전폭과 전고를 확인하고, 내 차에 앞 차축을 들어 올리는 기능이나 서라운드 뷰가 있는지도 알아두는 편이 편합니다. 포르쉐코리아의 차량별 장비표에서도 이런 기능은 차마다 다르게 표시됩니다.
제가 차를 바꿀 때마다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운전석에서 차 앞끝이 어디쯤 보이는지, 거울로 뒷바퀴 주변이 얼마나 보이는지 빈 주차장에서 한 번 익혀 둡니다. 카메라가 있어도 화면 속 거리감은 바로 몸에 붙지 않거든요. 특히 타이어보다 바깥으로 보이는 휠은 낮은 연석 옆에서 조심해야 합니다. 차의 모서리를 눈으로 확인해 둔 경험이 주차할 때 꽤 든든합니다.
경사로와 방지턱은 진입 전에 봅니다
지하주차장 입구에서는 높이 제한 표지만 보고 안심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낮은 차에서 더 신경 쓰이는 곳은 경사로가 평지와 만나는 부분입니다. 내려가던 길이 갑자기 평평해지거나, 경사로 중간에 방지턱이 붙어 있으면 앞쪽 아래가 닿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앞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잠깐 기다립니다. 앞차가 괜찮았다고 내 차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지만, 노면 모양을 읽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진입할 때는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 턱의 높이와 양쪽 공간을 봅니다. 여유가 있고 통행을 막지 않는 상황이라면 비스듬히 접근하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다만 좁은 통로에서 무리하게 각도를 만들면 옆 벽이나 맞은편 차와 더 가까워집니다. 앞 차축 리프트가 달린 차라도 작동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기능 하나만 믿고 밀고 들어갈 일은 아닙니다. 애매하면 잠깐 세워서 직접 보는 편이 낫습니다. 뒤차에 양해를 구하는 몇 초가 범퍼를 긁은 뒤 처리하는 시간보다 짧았습니다.
빈자리보다 내리기 쉬운 자리를 고릅니다
포르쉐를 주차할 때 저는 빈자리까지 가는 길부터 봅니다. 기둥 옆 자리는 한쪽 문을 열 공간이 넉넉할 수도 있지만, 기둥이 회전할 때 차의 앞쪽을 가릴 수도 있습니다. 주차칸에 들어가서도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을지 살펴야 합니다. 낮은 차는 옆에 큰 차가 서면 출차할 때 통로가 잘 안 보일 수 있어, 저는 그런 자리에서는 천천히 차 앞부분을 내밀며 좌우를 확인합니다.
휠 스토퍼도 주의합니다. 후진할 때 타이어가 닿을 때까지 가는 습관이 있는데, 스토퍼의 높이와 차 뒤쪽 구조는 주차장마다 다릅니다. 카메라 화면과 거울을 함께 보고, 뒤가 애매하면 차에서 내려 확인합니다. 선 안에 반듯하게 세우려고 여러 번 고치는 것보다 양옆 차가 문을 열 공간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할 때도 많습니다. 동승자가 있다면 주차하기 전에 먼저 내려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계식 주차장은 입구에서 조건을 확인합니다
목적지 건물에 주차장이 있다는 말만 듣고 갔다가 기계식 주차장 앞에서 돌아선 적이 있습니다. 입구까지 와서야 차량 크기와 중량 제한을 본 거죠. 포르쉐는 차종과 사양에 따라 치수가 다르니, 기계식 주차장을 쓸 계획이라면 현장의 제한 표시와 내 차 제원을 맞춰 봐야 합니다. 관리인이 있다면 차종만 말하기보다 정확한 모델과 사양을 알려 주는 게 빠릅니다.
들어갈 수 있다고 해도 휠이 닿을 만한 레일, 진입판의 턱, 거울을 접을 공간은 직접 봅니다. 관리인이 안내하는 방식대로 천천히 움직이고, 바퀴 위치가 불안하면 멈춰서 다시 확인합니다. 주차장 앞 도로에 잠깐 세워 두고 확인할 때도 주변 표지와 통행을 먼저 봐야 합니다. 주차장을 찾다가 주정차 단속 걱정까지 보태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출차할 때까지가 주차입니다
차를 세우고 급히 올라가면 나중에 어디에 뒀는지 찾느라 한 바퀴 더 돕니다. 저는 구역 번호와 가까운 기둥을 휴대전화로 찍어 둡니다. 주차 할인 등록이 필요한 곳에서는 차 번호가 제대로 입력됐는지도 확인합니다. 몇 시간 뒤 무인 정산기 앞에서 번호를 다시 찾거나 할인을 놓친 경험이 있어 생긴 습관입니다.
돌아와서는 차 주변을 짧게 한 바퀴 봅니다. 옆 차가 바뀌었는지, 바닥에 새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고 문을 엽니다. 작은 접촉 흔적을 발견했다면 그 자리에서 위치와 주변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 두는 게 기억에 의지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포르쉐 주차가 특별한 묘기를 요구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서두르지 않고 한 번 더 내려서 본 날에 마음 편하게 출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