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교육을 하다 보면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앞에서 속도를 줄였다가, 학교 정문만 지나면 다시 가속하는 분을 봅니다. 보호구역은 학교 건물 앞 한 지점이 아니라 시작 표지부터 종료 표지까지 이어지는 도로 구간입니다. 그 안에서는 속도뿐 아니라 횡단보도와 정차 위치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진입할 때는 표지판의 속도와 구간부터 확인하세요
도로교통법 제12조는 어린이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자동차 등의 통행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실제 운전할 때 적용되는 속도는 현장의 제한속도 표지와 노면표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속도만 믿고 지나가면 표지를 놓치기 쉽습니다.
시속 30km 구간이라면 표지 앞에서 감속을 끝내고 진입하세요. 제한속도 표지를 본 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차에도 위험합니다. 저는 교육할 때 전방의 보호구역 표지가 보이는 순간 가속 페달에서 먼저 발을 떼라고 말합니다. 주차된 차 사이에서 어린이가 나올 수 있으니, 숫자만 맞추며 달릴 일이 아닙니다.
시간도 구분해야 합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어린이보호구역의 주요 위반행위에 강화된 범칙금과 벌점 기준이 적용됩니다. 그렇다고 오후 8시가 지나면 제한속도가 저절로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대별 속도 표지가 따로 설치된 곳이 아니라면 현장 표지에 적힌 제한속도를 계속 따라야 합니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사람이 없어도 멈추세요
초보 운전자에게 가장 자주 다시 가르치는 부분입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제7항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안의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는 보행자가 건너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정지선이 있으면 그 선 앞에서 완전히 멈춥니다. 속도를 낮춰 슬쩍 통과하는 서행은 일시정지가 아닙니다. 이 규정은 2022년 7월 12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신호기가 있는 횡단보도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때에는 횡단을 방해하지 않도록 정지선 앞에서 멈춰야 합니다. 우회전할 때도 보행자 신호와 사람의 움직임을 먼저 확인하세요. 앞차가 지나갔다는 이유로 뒤따라가면 앞차에 가렸던 어린이를 늦게 보게 됩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 보호구역에서 승용차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하면 현장 단속 기준 범칙금 12만원이 적용됩니다. 무인 단속으로 운전자를 특정하지 못해 차량 소유자 등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는 승용차 기준 13만원입니다. 범칙금과 과태료는 부과 대상이 다르므로 금액만 보고 같은 처분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잠깐 아이를 태우는 정차도 장소를 가려야 합니다
학교 앞에서 아이를 내려주느라 비상등을 켜고 멈추는 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상등은 정차 허가 표시가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32조는 어린이보호구역의 정차와 주차를 금지합니다. 예외가 적용되는 장소인지는 현장의 허용 표지와 조건을 확인해야 하고, 일반적인 도로 가장자리를 임의로 승하차 장소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승용차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정차·주차 금지를 위반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 현장 단속 범칙금은 12만원, 차량 소유자 등에 대한 과태료는 12만원입니다. 과태료 고지에서 괄호 안의 13만원은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위반했을 때의 금액입니다. 승합차는 각각 13만원, 2시간 이상 과태료는 14만원으로 올라갑니다. 강화 금액이 적용되는 시간 밖에도 정차·주차 금지 자체는 계속 지켜야 합니다.
아이를 태우거나 내려야 한다면 먼저 허용된 주차 장소를 찾고, 차를 세운 뒤 함께 걸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문 바로 앞에 세우면 내 아이는 몇 걸음 덜 걷겠지만 다른 아이는 그 차 때문에 시야가 가려집니다. 운전석에서는 차 한 대로 보이지만, 작은 키의 어린이에게는 길 전체를 막는 벽이 됩니다.
범칙금보다 더 놓치기 쉬운 벌점도 확인하세요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10에 따르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 보호구역에서 승용차가 제한속도를 시속 20km 이하로 초과하면 현장 단속 범칙금은 6만원입니다. 시속 20km 초과 40km 이하로 초과하면 9만원, 무인 단속 과태료는 10만원입니다. 예를 들어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곳에서 시속 55km로 달렸다면 초과속도는 시속 25km이므로 뒤의 구간에 해당합니다. 실제 처분은 단속 결과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운전자가 특정되는 현장 단속에는 벌점도 따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에 따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 보호구역의 해당 위반은 벌점이 강화됩니다. 신호위반은 30점, 제한속도를 시속 20km 초과 40km 이하로 넘긴 경우도 30점입니다. 과태료 고지서에는 벌점이 붙지 않지만, 이를 보고 위반의 위험이 작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보호구역에 들어가면 순서를 단순하게 가져가면 됩니다. 표지에서 제한속도를 확인하고, 횡단보도 앞에서 멈출 준비를 하고, 승하차할 곳은 미리 정합니다. 15년 동안 운전을 가르치며 느낀 건 여기서 필요한 기술이 빠른 반응보다 한 박자 먼저 속도를 낮추는 습관이라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