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삼계탕처럼 진한 국물 집에서 끓이는 방법

1회
고봉삼계탕처럼 진한 국물 집에서 끓이는 방법

요리교실에서 삼계탕을 끓이면 닭은 익었는데 국물이 밍밍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저도 주방에 처음 들어갔을 때 물을 넉넉히 잡아 놓고 오래 끓이면 진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작은 닭 두 마리에 물을 얼마나 붓고, 끓기 시작한 뒤 불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훨씬 큰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고봉삼계탕을 떠올리게 하는 진하고 구수한 한 그릇을 집에서 끓일 때도 그 두 가지부터 잡으면 됩니다.

닭 두 마리에 물은 2.2리터부터 잡아요

2인분 기준으로 삼계탕용 영계 450~550g짜리 2마리, 찹쌀 80g, 마늘 10쪽, 대추 4개, 인삼 또는 수삼 1뿌리, 대파 흰 부분 1대, 양파 반 개, 물 2.2리터를 준비합니다. 소금은 처음부터 넣지 않고 먹기 직전에 맞출 거예요. 냄비는 닭 두 마리가 포개지지 않고 들어가는 4리터 이상 크기가 편합니다. 냄비가 너무 넓으면 같은 물 양도 빨리 졸아들어 중간에 확인할 일이 많아져요.

고봉삼계탕의 상황삼계탕처럼 구수한 방향을 원한다면 식용 건조 상황버섯 5g을 더할 수 있습니다. 없으면 빼도 괜찮아요. 버섯이 국물의 진함을 전부 만드는 건 아닙니다. 마늘과 닭을 충분히 끓이고, 마지막에 찹쌀을 조금 풀어 주는 편이 집에서는 더 확실해요. 수삼도 없다면 굳이 사러 가지 말고 마늘을 2쪽 더 넣으세요. 향은 달라지지만 닭국물 자체는 맛있게 나옵니다.

닭이 700g 안팎으로 크다면 한 마리로 2인분을 만들고 물은 1.6~1.8리터로 줄입니다. 큰 닭 한 마리에 작은 닭 두 마리 분량의 물을 그대로 부으면 국물 맛이 옅어요. 찹쌀은 닭 한 마리당 35~40g 정도만 잡으면 배 속에서 익을 공간이 남습니다.

찹쌀을 먼저 불리고 닭 배 속은 느슨하게 채워요

찹쌀은 씻어 1시간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뺍니다. 따뜻한 물에 급히 불리면 겉만 물러져 닭 안에서 익는 동안 쉽게 뭉칠 수 있어요. 닭은 배 속에 남은 핏덩이와 굵은 지방만 걷어냅니다. 생닭을 싱크대에서 물로 세게 씻으면 주변에 물방울이 튀니, 필요한 부분은 키친타월로 닦고 손과 도마를 바로 씻는 편이 좋습니다.

닭 한 마리마다 찹쌀 40g, 마늘 3쪽, 대추 1개를 넣습니다. 배 속을 꽉 채우지 말고 3분의 2 정도에서 멈추세요. 찹쌀이 불면서 부피가 늘기 때문입니다. 다리를 꼬아 입구를 닫거나 이쑤시개로 가볍게 고정하면 됩니다. 남은 마늘과 대추, 수삼, 대파, 양파는 냄비에 바로 넣으세요. 찹쌀이 조금 남았다면 처음부터 국물에 넣지 말고 마지막 농도 조절에 쓰는 편이 덜 눌어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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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른 뒤에는 작은 기포만 유지합니다

냄비에 닭과 향채를 담고 물 2.2리터를 붓습니다. 닭 윗부분이 물 밖으로 조금 나와도 괜찮지만 반 이상 드러나면 물을 200ml씩 추가하세요. 센 불에서 뚜껑을 열고 끓이다가 거품이 올라오면 2~3차례 걷어냅니다. 끓기 시작할 때 거품을 걷어야 뒤에 국물이 탁해져도 지저분한 맛이 덜해요.

그다음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뚜껑을 살짝 비스듬히 덮어 55~65분 끓입니다. 표면에서 작은 기포가 꾸준히 올라오는 정도가 맞아요. 큰 기포가 냄비 전체에서 터지면 불이 셉니다. 그 상태로 오래 끓이면 물이 먼저 줄고 가슴살은 퍽퍽해져요. 30분쯤 지났을 때 닭 위치를 한 번 바꾸고, 국물이 닭 높이의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면 뜨거운 물 150~200ml를 보충합니다. 찬물을 한꺼번에 부으면 끓는 흐름이 끊겨 시간을 다시 잡기 어렵습니다.

시간만 믿고 불을 끄지는 마세요. 다리와 몸통이 만나는 가장 두꺼운 살을 찔러 핏빛 육즙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온도계가 있다면 뼈를 피해 잰 중심 온도가 74℃ 이상인지 보는 게 정확해요. 닭 크기나 냄비에 따라 10분 정도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다 익으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10분 쉬게 하세요. 뜨거운 국물 속에서 찹쌀도 한결 고르게 익습니다.

국물이 묽거나 닭이 질길 때는 이렇게 수습해요

국물이 묽다면 닭을 먼저 건져 따뜻하게 덮어 두고, 국물만 중불에서 5~8분 졸입니다. 닭을 넣은 채 센 불로 졸이면 살이 더 단단해져요. 구수하고 걸쭉한 국물을 좋아한다면 배 속에서 익은 찹쌀 2큰술을 꺼내 국물 한 국자와 으깬 다음 다시 넣고 3분만 끓이세요. 이때는 바닥에 쌀이 붙기 쉬우니 주걱으로 저어 줍니다. 저는 처음부터 찹쌀을 국물에 흩뿌렸다가 냄비 바닥에 눌어붙인 적이 있어서, 꼭 마지막에 조금씩 풀어요.

반대로 국물이 너무 걸쭉하면 뜨거운 물을 100ml씩 넣어 농도를 맞춥니다. 싱거운 상태에서 물을 보태야 조절하기 쉬우니 소금은 맨 마지막입니다. 2인분 전체에 소금 1작은술부터 넣고 저은 뒤 맛보세요. 닭고기를 소금에 찍어 먹을 거라면 국물은 약간 싱거운 정도가 좋습니다. 닭이 아직 질기고 중심부가 덜 익었다면 국물에 다시 넣어 약불로 10분씩 더 끓이고 익힘을 확인하세요.

그릇에 닭을 담고 뜨거운 국물을 부은 뒤 송송 썬 대파와 후추를 조금 얹으면 됩니다. 상황버섯이나 수삼이 없어도 물 양과 불 세기만 지키면 한 숟갈씩 떠먹기 좋은 국물이 나와요. 저는 삼계탕을 끓일 때 재료를 더 사는 일보다 냄비 속 작은 기포를 지켜보는 일이 맛을 더 많이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고봉삼계탕처럼 진한 국물 집에서 끓이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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