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야식으로 시킨 치킨이 남아서 다음 날 전자레인지에 데웠는데, 따뜻하긴 해도 튀김옷이 축축해져 아쉬웠어요. 같은 치킨도 어떻게 데우느냐에 따라 식감이 꽤 달라집니다. 바삭함을 되살리고 싶다면 수분을 날릴 공간을 만들고, 겉과 속을 천천히 데우는 게 좋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뒤 먼저 할 일
차가운 치킨을 높은 온도에 바로 넣으면 겉은 금방 진해지는데 뼈 주변은 여전히 차가울 수 있어요. 냉장고에서 꺼낸 뒤 포장을 벗기고 상태를 확인하세요. 튀김옷에 맺힌 물기는 키친타월로 가볍게 눌러 없애면 좋습니다. 문질러 닦으면 튀김옷이 떨어지기 쉬우니 톡톡 누르는 정도면 충분해요.
여러 조각을 한꺼번에 데울 때는 크기가 비슷한 것끼리 나누면 편합니다. 작은 날개와 두꺼운 닭다리를 같은 시간 동안 가열하면 어느 한쪽은 마르거나 덜 데워지기 쉽거든요. 조각 사이에도 조금씩 간격을 두세요. 겹쳐 놓으면 맞닿은 부분에 김이 차서 바삭함이 잘 살아나지 않습니다.
남은 치킨을 보관할 때부터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해 두면 냄새가 배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래 상온에 두었던 치킨이라면 다시 뜨겁게 데우는 것으로 안전을 되돌릴 수는 없어요. 냄새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먹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에어프라이어로 바삭하게 데우기
후라이드 치킨에는 에어프라이어가 가장 간편합니다. 바구니에 치킨을 한 층으로 놓고 160~170도에서 5~8분 정도 데워 보세요. 이 시간은 냉장한 일반적인 한 조각을 기준으로 잡은 시작점이에요. 기기 성능이나 조각 크기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중간에 한 번 뒤집고 상태를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처음부터 200도처럼 높은 온도로 돌리면 튀김옷이 먼저 타거나 닭고기가 퍽퍽해질 수 있어요. 겉이 아직 눅눅하다면 마지막에 온도를 조금 올려 1~2분 더 데우는 쪽이 다루기 쉽습니다. 특히 두꺼운 닭다리는 뼈 근처까지 충분히 뜨거워졌는지 확인하세요. 겉면 색만 보고 꺼내면 속은 차가울 수 있습니다.
종이 포일을 깔면 청소는 편하지만 공기 흐름을 막아 바닥면이 눅눅해질 때가 있습니다. 사용한다면 바구니 전체를 빈틈없이 덮지 말고, 치킨을 올린 상태에서만 쓰는 편이 좋아요. 기기마다 포일 사용 안내가 다르니 집에서 쓰는 제품의 설명도 확인하세요.
에어프라이어가 없다면 프라이팬으로
프라이팬도 충분히 쓸 만합니다. 기름을 더 붓기보다는 약불에서 팬을 달군 뒤 치킨을 올려 보세요. 처음 2~3분은 뚜껑을 살짝 덮어 안쪽에 열이 돌게 하고, 이후 뚜껑을 열어 앞뒤로 뒤집으며 겉의 수분을 날립니다. 뚜껑을 계속 닫아 두면 팬 안에 수증기가 맴돌아 튀김옷이 다시 부드러워질 수 있어요.
팬 바닥에 닿는 면만 빠르게 갈색으로 변한다면 불이 센 겁니다. 약불로 줄이고 위치를 바꿔 가며 데우세요. 한 번에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팬이 꽉 차면 치킨에서 나온 수분이 빠져나갈 자리가 줄어듭니다. 양이 많을 때는 두 번에 나누는 편이 오히려 빨리 먹기 좋습니다.
오븐을 쓴다면 예열한 뒤 받침망 위에 치킨을 올려 데우면 바닥면까지 열이 닿기 좋습니다. 망이 없다면 팬 위에 간격을 두고 놓고 중간에 뒤집어 주세요. 어느 도구를 쓰든 시간을 딱 맞추는 것보다 한 조각을 꺼내 속까지 뜨거운지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양념치킨은 온도를 낮춰 천천히
양념치킨은 후라이드와 조금 다릅니다. 소스에 당분이 들어 있으면 높은 열에서 표면이 빨리 진해지고 팬에 달라붙기 쉬워요. 에어프라이어라면 낮은 온도에서 짧게 데운 뒤 상태를 보고 시간을 더하세요. 프라이팬에서는 약불로 천천히 뒤집어 주고, 소스가 졸아 너무 끈적해지면 불을 바로 줄이는 게 좋습니다.
소스가 듬뿍 묻은 치킨은 처음 먹었을 때처럼 바삭해지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바삭함보다 속을 고르게 데우고 소스가 타지 않게 하는 쪽에 집중하면 만족스럽더라고요. 반대로 소스가 따로 담겨 있다면 치킨만 먼저 바삭하게 데운 뒤 따뜻한 소스를 곁들이면 됩니다.
전자레인지는 시간이 없을 때 유용하지만, 튀김옷의 수분을 날리기는 어렵습니다. 급하게 속을 데워야 한다면 짧게 돌린 뒤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에서 겉을 마저 데우는 방법도 있어요. 남은 치킨 한 조각이라도 조리 도구에 맞춰 조금만 다르게 데우면, 다음 날 먹는 맛이 생각보다 좋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