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의 자연과 사람, 삶의 리듬을 공예로 풀어낸 전시가 진주 철도문화공원에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진주 철도문화공원 차량정비고에서 열리는 「2026 찾아가는 공예명작전」 영남권 전시 《영남율려(嶺南律呂): 자연, 사람, 공예에 깃든 맥동의 소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우수한 공예 작품을 수도권 밖에서도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전국 순회전이다. 부산에 이어 진주에서 전시가 진행되며, 지역 작가 19명을 포함한 작가 32명이 참여해 재료와 기법, 표현 방식이 서로 다른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과 장소
| 전시명 | 2026 찾아가는 공예명작전 영남권 전시 《영남율려: 자연, 사람, 공예에 깃든 맥동의 소리》 |
|---|---|
| 기간 | 2026년 10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
| 장소 | 진주 철도문화공원 차량정비고 |
|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
| 주관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
| 참여 작가 | 지역 작가 19명을 포함한 총 32명 |
영남율려에 담긴 의미
전시 제목의 ‘율려’는 전통 음악의 음률 체계를 뜻한다. 전시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영남의 산과 강, 바다에서 발견되는 질서와 리듬을 공예의 언어로 옮겼다. 자연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손의 움직임도 작품의 선과 형태, 재료의 성질을 통해 드러난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하나의 음률처럼 바라보고, 그 맥동을 공예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시의 중심 흐름이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적인 조형물이면서도 영남이라는 공간에서 이어진 생활과 문화의 결을 함께 품는다.
차량정비고와 공예의 조화
전시가 열리는 공간은 진주 철도문화공원의 오래된 차량정비고다. 붉은 벽돌과 목조 구조가 남아 있는 내부에 공예 작품이 배치되면서 일반적인 미술관과는 다른 풍경을 만든다. 산업 시설의 흔적을 간직한 건축물과 섬세한 손작업으로 완성된 작품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전시장에서는 작품의 색과 형태만이 아니라 실제 크기와 표면의 질감, 재료가 차지하는 공간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백자와 금속, 나전, 나무, 옻칠, 자개, 섬유, 한지, 유리 등 여러 재료가 각기 다른 인상을 전하며, 공예가 전시 공간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네 가지 주제로 펼쳐진 전시
전시는 영남의 문화와 자연, 손의 노동, 바다의 삶을 따라 모두 4부로 구성됐다. 각 부는 서로 다른 소재와 기법을 다루지만 자연과 사람, 공예에 깃든 리듬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이어진다.
- 1부 아정한 풍취: 올곧은 마음, 소박한 취향
영남의 선비문화와 절제된 미감을 다룬다. 문방사우와 백자, 금속, 나전 작품을 통해 올곧은 마음과 소박한 취향이 공예에 표현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 2부 생태율: 산은 품고 강은 유유히 흐르니
영남의 산과 강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심을 이룬다. 목공예와 옻칠, 자개를 비롯해 설치 및 사운드 작품이 자연의 흐름과 생태의 리듬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타낸다. - 3부 올과 결: 풀고 감고 이어 부르는 노래
누비와 섬유, 한지를 중심으로 반복적인 손작업에서 만들어지는 올과 결을 조명한다. 재료를 풀고 감고 잇는 과정에서 공예가 지닌 시간성과 손의 움직임이 드러난다. - 4부 만경창파: 너른 바다가 품은 삶의 아우성
바다와 그 곁에서 이어진 삶을 모티브로 삼는다. 유리와 설치, 금속 작품을 통해 너른 바다가 품은 생업과 생활의 모습을 공예적으로 펼쳐 보인다.
지역에서 가까워진 우수 공예
이번 순회전은 우수 공예 작품을 수도권 밖의 관람객에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진주 전시에는 지역 작가 19명이 참여해 영남의 환경과 문화에서 길어 올린 표현을 다양한 작품으로 전달한다.
사진이나 책으로 접할 때와 달리 현장에서는 재료의 질감과 작품의 규모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작품 사이를 따라가면 단단한 금속과 투명한 유리, 따뜻한 나무와 촘촘한 섬유처럼 서로 다른 재료의 성격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붉은 벽돌과 목조 구조를 배경으로 놓인 작품들은 차량정비고의 역사적인 분위기와 함께 차분한 전시 풍경을 이룬다.
공예로 풍성해진 진주의 가을
철도문화공원에서는 이번 전시와 함께 ‘목공예전수관 작품전시회’, ‘진주공예인축제한마당’, ‘2026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 등 여러 공예 행사가 진행된다. 서로 다른 공예 분야와 문화예술 행사가 이어지며 진주의 가을을 채우고 있다.
여기에 2026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한 가을 축제도 더해진다. 철도문화공원의 공예 전시와 도심 곳곳의 축제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진주의 문화예술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시기다.
《영남율려》는 영남의 산과 강, 바다와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손의 기술과 재료의 언어로 들려주는 전시다. 공예 작품과 오래된 차량정비고가 만나는 현장은 지역 문화의 가치를 가까운 생활권에서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된 문화 향유의 장으로 펼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