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꾸옥여행에서 골목길만 따라 걸어봤더니

푸꾸옥여행에서 골목길만 따라 걸어봤더니

푸꾸옥에 갔을 때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이름난 해변보다 아침 골목의 소리였다. 즈엉동 숙소 근처에서 문을 연 식당을 찾다가, 플라스틱 의자 몇 개 놓인 가게에 앉았다.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바다를 보러 온 여행인데, 그날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 더 궁금해졌다.

푸꾸옥여행에서는 하루에 여러 곳을 찍고 돌아오기보다 동네 하나에 시간을 넉넉히 쓰는 편이 좋았다. 조용한 곳을 찾아가도 그곳은 누군가의 일터다. 골목에서는 길을 막지 않고, 배가 드나드는 곳에서는 멀찍이 서서 구경했다. 그렇게 천천히 움직이니 관광지에서 스쳐 지나갈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즈엉동에서는 아침 식당부터 찾았다

즈엉동 중심가는 밤이 되면 사람과 차가 많다. 그래서 동네를 걷고 싶은 날에는 해가 높아지기 전에 나섰다. 숙소에서 큰길로 바로 나가지 않고 안쪽 골목을 따라 걷자, 낮은 집과 작은 가게가 이어졌다. 문 앞을 쓸고 있는 사람, 아침을 포장해 가는 사람 곁에서 나도 먹을 곳을 골랐다.

아침 메뉴는 분꿰이를 먹었다. 면에 곁들일 양념을 취향대로 섞어 먹는 푸꾸옥 음식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먹어야 하나 싶어 옆자리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잠깐 봤다. 얼큰한 양념 맛이 올라오자 땀도 조금 났다. 식사 한 끼를 해결했을 뿐인데, 그제야 여행지의 하루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골목마다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다. 문 닫은 가게 앞을 지나 되돌아온 적도 있다. 그래도 아침에는 걸음이 급해지지 않았다. 가게마다 문 여는 시간이 다르고, 어느 길은 생각보다 금방 큰길로 이어진다. 목적지를 촘촘히 찍어 두지 않으니 그런 우회도 괜찮았다.

끄어깐에서는 강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다음으로 마음이 갔던 곳은 섬 북쪽의 끄어깐이었다. 베트남 관광청에서도 어촌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는 마을이다. 즈엉동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되, 내릴 곳은 끄어깐 마을 쪽이라고 운전기사에게 미리 보여줬다. 같은 이름의 해변을 향해 가는 것과 마을에서 걷기 시작하는 것은 느낌이 꽤 다르다.

강이 바다 쪽으로 이어지는 풍경을 보며 물가를 따라 걸었다. 작은 배가 정박해 있고, 그 뒤로 집과 가게가 이어진다. 사진 한 장에 다 담기 어려운 곳이었다. 강을 한 번 보고 끝내기보다 그늘을 찾아 잠깐 앉았다가 다시 걸었다. 뜨거운 시간에는 몇 분만 걸어도 지치니 물 한 병을 챙긴 게 다행이었다.

이곳에서도 관광객을 위한 카약 같은 활동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날은 배를 타지 않았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겠지만, 강가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속도를 보고 싶었다. 식당이나 집 앞에서는 카메라를 먼저 들지 않았다. 한적하다는 이유로 마음대로 들어가도 되는 공간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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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랑 해변은 작은 길 끝에서 만났다

돌아오는 길에는 즈엉동 북쪽의 옹랑 해변 쪽으로 향했다. 옹랑은 하나의 길고 반듯한 해변이라기보다 모래 구간 사이에 검은 바위가 놓인 해안이다. 길에서 바다가 바로 펼쳐질 줄 알았는데,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 조금 더 걸어야 했다. 그 짧은 거리 덕분에 물소리가 들릴 때 더 반가웠다.

옹랑에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숙소와 식당도 있고, 시간대에 따라 해변 분위기가 달라진다. 내가 걸은 때에는 물가에 오래 머무는 사람보다 잠깐 산책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사람이 적은 구간을 찾으려고 해안을 따라 조금 움직였지만, 바위 가까이는 발밑을 살피며 걸었다. 그늘에서 쉬고 나니 굳이 더 먼 해변으로 이동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해변에서는 잠시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 파도가 들어왔다 빠진 자리에 모래색이 조금씩 달라졌고, 바위 곁에서는 물소리도 다르게 들렸다. 특별한 활동 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푸꾸옥에서 쉬고 싶다는 말이 내게는 이런 뜻이었구나 싶었다.

한적한 하루에는 이동을 적게 잡는 편이 좋았다

즈엉동 아침 골목, 끄어깐 강가, 옹랑 해변을 한날에 다녀왔다. 장소만 보면 셋이지만 식사와 쉬는 시간을 넣으니 하루가 금방 갔다. 끄어깐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면 옹랑은 다른 날로 넘겨도 좋겠다. 특히 더운 시간에 계속 걷는 일정은 한적함을 즐기기보다 그늘만 찾게 만든다.

이동할 때는 목적지 이름뿐 아니라 마을에서 내릴지, 해변 입구에서 내릴지도 미리 확인했다. 돌아갈 차를 잡을 방법도 생각해 두니 마음이 편했다. 길 상태나 영업 여부는 바뀔 수 있어 당일에 다시 확인하는 편이 낫다. 해 질 무렵까지 남을 생각이라면 밝을 때 주변 길을 한번 봐두는 것도 도움이 됐다.

푸꾸옥에는 더 화려한 풍경도 많다. 그런데 다시 간다면 나는 아침 골목에 조금 더 오래 앉아 있을 것 같다. 뜨거운 그릇을 앞에 두고 동네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던 시간, 강가에서 그늘을 찾아 천천히 걸었던 시간이 바다 사진보다 또렷하게 남았다.

푸꾸옥여행에서 골목길만 따라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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