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손톱 주변이 하얗게 일어난 손님이 “핸드크림은 바르는데 왜 계속 갈라질까요?” 하고 물으셨어요. 손을 자주 씻는 직업이라 크림을 하루에 한 번, 자기 전에만 바르고 계셨죠. 네일숍에서 8년 동안 손끝을 만지다 보니 건조함은 어떤 크림을 샀느냐만큼 언제, 어디에 발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자주 봅니다.
저도 건성피부 크림을 올리브영에서 고를 때는 인기 순위보다 쓸 부위를 먼저 생각해요. 얼굴에 바를 크림, 손등에 수시로 바를 크림, 갈라진 손톱 주변에 덧바를 제품은 필요한 사용감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손등은 괜찮은데 손톱 옆만 트는 이유
네일숍에 오시는 분들 손을 보면 손등은 촉촉한데 큐티클 주변만 거칠 때가 많아요. 크림을 손바닥과 손등에 비벼 바르고 끝내면 손톱 양옆과 끝에는 제품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물일을 한 뒤에도 손가락 끝부터 다시 건조해지고요.
저는 손을 씻고 물기를 가볍게 닦은 다음 크림을 바를 때, 마지막에 엄지로 손톱 양옆을 한 번씩 문질러요. 10초도 안 걸리지만 바르는 부위가 달라집니다. 젤네일을 오래 유지하고 싶어도 손톱 주변 피부가 갈라져 있으면 작은 거스러미가 자꾸 걸려 손끝을 만지게 되죠. 피부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일도 네일 관리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매장에서 크림을 고를 때 보는 세 가지
첫째는 제형이에요. 미국피부과학회는 건조한 피부에 로션보다 크림이나 연고 형태를 권합니다. 손을 씻고 금세 당기는 편이라면 가벼운 젤 제형 하나로 버티기보다, 조금 더 밀도 있는 크림을 손 가까이에 두는 쪽이 실용적이에요. 반대로 낮에 키보드와 휴대전화를 계속 만진다면 너무 미끄러운 제품은 손이 잘 안 갑니다. 발림성도 보습만큼 중요한 선택 기준이에요.
둘째는 성분표예요. 글리세린이나 히알루론산처럼 수분을 붙잡는 성분, 세라마이드처럼 피부 장벽을 고려한 성분이 있는지 봅니다. 그렇다고 특정 성분 하나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사지는 않아요. 향에 민감하거나 바를 때 따끔했던 경험이 있다면 향료 표시도 확인합니다. 향이 좋은 크림이라도 내 피부에서 불편하면 오래 쓰기 어렵거든요.
셋째는 용량이에요. 밤에 집에서 넉넉히 바를 제품과 가방에 넣어 수시로 꺼낼 제품을 같은 기준으로 고를 필요는 없어요. 큰 통이 저렴해 보여도 들고 다니지 못해 손을 씻은 뒤마다 빼먹는다면 작은 튜브가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올리브영에서 눈여겨볼 만한 크림은
얼굴과 손등에 두루 쓸 보습 크림을 찾는다면 에스트라 아토베리어365 크림이 후보가 될 수 있어요. 건조함이 심해진 날 한 제품을 여러 부위에 쓰고 싶은 분에게 살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다만 얼굴에서 편안했던 크림도 손바닥에서는 끈적이게 느껴질 수 있으니, 매장 테스터가 있다면 바른 직후뿐 아니라 몇 분 지난 뒤의 감촉까지 확인하는 게 좋아요.
손과 몸에 넉넉하게 바를 크림을 찾는다면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집중 크림도 비교해볼 만합니다. 자주 씻는 손에는 아끼지 않고 다시 바를 수 있는 용량이 꽤 큰 장점이에요. 저는 손님께 제품 이름 하나를 찍어 드리기보다, 세면대 옆에 놓을 수 있는지부터 여쭤봅니다. 눈에 보이는 자리에 있어야 바르는 횟수가 늘더라고요.
손톱 옆처럼 유독 거칠어진 작은 부위에는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 밤 B5+ 같은 밤 제형을 후보로 둘 수 있어요. 넓은 손바닥 전체에 두껍게 바르기보다 밤에 필요한 부분에 소량 얹는 방식이 사용감 면에서 편할 수 있습니다. 이 세 제품 중 어느 것이 가장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같은 건성 피부라도 얼굴의 답답함을 싫어하는 사람과 손끝의 마찰이 불편한 사람은 손이 가는 제형이 다르니까요. 매장별 취급 제품과 구성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크림을 바꿔도 계속 건조할 때
제품을 새로 사기 전에 바르는 시간을 먼저 살펴보세요. 손을 씻고 완전히 바싹 마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물기를 톡톡 닦은 뒤 크림을 바르면 좋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도 손을 씻은 뒤와 피부가 건조하게 느껴질 때 보습제를 바르도록 안내합니다. 저는 작업대 옆에 작은 튜브를 두고, 손을 씻은 직후 손등과 손톱 주변까지 바릅니다. 밤에는 낮보다 조금 넉넉히 바르고요.
젤 제거 직후 손톱이 얇아진 듯 느껴질 때도 크림을 많이 바른다고 손톱 자체가 바로 두꺼워지지는 않아요. 그럴수록 거스러미를 뜯거나 손톱 표면을 반복해서 갈지 않는 게 더 중요합니다. 손톱 주변이 붉게 붓고 아프거나, 피부가 갈라져 진물이 난다면 크림만 바르며 기다리지 말고 피부과에서 상태를 확인받는 편이 좋습니다.
손님들 손을 오래 보며 느낀 건, 가장 비싼 한 통보다 손을 씻은 뒤 다시 집어 들게 되는 한 통이 오래 남는다는 거예요. 올리브영 매대 앞에서도 향이나 광고 문구보다 내 손이 하루에 몇 번 물에 닿는지부터 떠올려보면 선택이 조금 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