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알림에서 ‘배우 안용준 사기 피소’라는 제목을 봤을 때, 가장 먼저 궁금했던 건 고소가 접수됐다는 사실과 실제로 확인된 내용이 어디까지냐는 점이었다. 이름과 큰돈이 함께 등장하면 사건이 이미 판가름 난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런데 2026년 10월 21일 보도를 차근차근 읽으면, 확인된 절차와 고소인 측 주장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먼저 고소 접수 사실부터 확인하기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소인 A씨의 법률대리인은 10월 21일 부산해운대경찰서에 안용준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적힌 혐의는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인위조 등이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첫 단계는 ‘고소장이 제출됐다’는 것이다. 기사 제목의 ‘피소’도 이 뜻으로 읽으면 된다.
사건은 공연, 팬미팅, 음반 제작 사업을 둘러싼 투자 과정에서 불거졌다. 고소인 측은 안용준과 오래 알고 지냈고, 지난해 공연 계약서 번역 업무를 계기로 다시 연락을 주고받다가 사업에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투자 경위는 고소인 측이 전한 내용이다. 돈이 오간 이유와 당시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는 앞으로 확인돼야 한다.
기사에서 ‘혐의로 피소’와 ‘혐의가 입증’은 전혀 다른 단계다.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서가 위조됐다거나 누군가 투자금을 속여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차이를 기억하면 자극적인 제목에 휩쓸리지 않고 사건을 읽기 한결 수월하다.
4억 8963만 원이 뜻하는 범위
보도에 나온 4억 8963만 원은 고소인 측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다. 여기에는 돌려받지 못한 투자금뿐 아니라 고소인이 제3자로부터 반환을 요구받고 있다고 밝힌 금액도 포함됐다. 그러니 이 숫자를 안용준이 직접 받아 간 돈이나 확정된 피해액으로 바꿔 말하면 정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기사에 ‘투자금 4억 8963만 원을 가로챘다’고 적으면, 미반환 투자금과 제3자의 반환 요구액을 합산했다는 설명이 사라진다. 액수는 같아 보여도 독자가 받아들이는 사건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 금액을 볼 때는 누가 산정했는지, 어떤 항목을 더했는지까지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고소인 측 법률대리인은 형사 고소와 별도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채권가압류 신청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역시 고소인 측이 밝힌 법적 대응 상황이다. 서로 다른 절차가 언급된다고 해서 피해 금액이나 혐의가 각각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계약서와 인보이스 의혹은 누구의 주장일까
고소인 측은 유명 배우들 명의의 전속계약서를 제시받고, 공연과 팬미팅, 음반 제작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또 계약서에 적힌 이름과 서명, 날인이 위조됐다는 취지로 고소했다. 대형 연예기획사와 음반 제작 계약을 맺었다는 설명도 실제 계약관계와 다르며, 변제 자금 입금과 관련해 제시된 인보이스 역시 위조됐다는 것이 고소 내용이다.
여기서 전속계약서와 인보이스는 각각 사업의 실체와 자금 흐름을 설명하는 자료로 거론된다. 하지만 보도만으로는 문서의 작성 권한, 실제 계약 성사 여부, 자금 거래 경위를 독자가 직접 확인할 수 없다. ‘위조 의혹이 제기됐다’는 표현은 가능해도 ‘위조 문서였다’고 확정해 쓰기 어려운 이유다.
전 소속사 크리메이트미디어 관계자도 자신이 피해자라며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월 21일 보도에서 확인되는 표현은 ‘접수할 예정’이다. 이를 이미 별도 고소가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정확하다. 추가 피해 가능성 역시 고소인 측이 확인을 요청한 사안으로, 실제 피해자 수가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안용준 측 입장과 이후 보도를 읽는 기준
한국일보에 전한 안용준 측 입장도 함께 봐야 한다. 안용준 측은 서로 간의 오해를 원만히 풀어가고 있으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직접 만나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개된 설명만으로는 계약서의 진위나 투자금 반환 경위에 관한 세부 내용을 판단하기 어렵다. 고소인 측 설명과 안용준 측 입장이 함께 보도됐다는 점까지가 지금 읽을 수 있는 범위다.
후속 기사를 볼 때는 날짜를 먼저 확인하면 좋겠다. 그다음에는 수사기관이 확인한 사실인지, 고소인이나 안용준 측이 밝힌 주장인지, 법원의 판단이 나온 내용인지 구분해 읽으면 된다. 특히 새로운 금액이나 고소 건수가 등장하면 기존 보도와 같은 돈을 가리키는지부터 봐야 중복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안용준은 드라마 ‘주몽’에서 청년 유리 역을 맡아 얼굴을 알린 배우다. 익숙한 이름이라 소식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그래도 이번 일은 배우 활동에 대한 인상보다 실제 계약과 돈의 흐름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해 보인다. 지금은 각자의 설명을 구분해 두고, 확인되는 사실이 쌓이는 만큼 판단을 넓혀 가는 게 자연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