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주유소에서 공기를 넣은 뒤 계기판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떠서 다시 타이어 앞에 선 적이 있습니다. 공기를 빼는 동작 자체는 간단합니다. 밸브 안쪽 핀을 잠깐 누르면 되죠. 다만 주행 직후의 높은 수치를 보고 무작정 빼면, 타이어가 식은 다음에는 공기압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타이어 공기압 빼는법에서 먼저 알아둘 것은 누르는 기술보다 언제, 어떤 수치에 맞춰 조절하느냐입니다.
먼저 차에 맞는 공기압을 확인하세요
운전석 문을 열면 문 안쪽이나 차체 기둥에 타이어 공기압 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량 사용설명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자동차 제조사가 해당 차량에 권장하는 냉간 공기압입니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수치가 다를 수 있고, 탑승 인원이나 적재 조건에 따라 별도 수치가 적혀 있는 차도 있습니다. 본인 차의 표를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타이어 옆면에 쓰인 수치를 목표로 삼는 경우가 있는데, 거기에 표시된 최대 공기압은 차량의 권장 공기압과 뜻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문 안쪽 표에 앞바퀴 35psi, 뒷바퀴 33psi가 적혀 있다면 네 바퀴를 모두 35psi로 맞추는 식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단위도 확인하세요. 공기압 측정기에는 psi나 kPa가 표시되므로 차량 표와 같은 단위로 비교해야 헷갈리지 않습니다.
주행 후 높아진 수치는 식힌 뒤 판단하세요
타이어가 도로를 구르면 열이 생기고 내부 공기압도 올라갑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정확한 점검을 위해 적어도 3시간 운행하지 않은 차의 타이어에서 공기압을 측정하도록 안내합니다. 아침에 출발하기 전이나 차를 충분히 세워 둔 뒤가 적당합니다. 주행을 막 끝낸 상태에서 권장 냉간 수치보다 몇 psi 높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공기를 빼지 마세요. 식으면 수치가 다시 내려갑니다.
반대로 충분히 식은 타이어를 측정했는데 차량 표의 수치보다 높다면 공기를 빼서 맞추면 됩니다. 네 바퀴를 같은 조건에서 측정하고, 현재 수치와 목표 수치를 메모해 두면 작업이 편합니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타이어 공기압은 확인에 도움이 되지만, 차량에 따라 표시가 늦게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기를 빼는 동안에는 휴대용 공기압 측정기로 해당 바퀴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밸브 핀을 짧게 눌러 조금씩 빼는 순서
평평하고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운 다음 시동을 끄고 주차 브레이크를 걸어 둡니다. 준비물은 타이어 공기압 측정기와, 공기를 너무 많이 뺐을 때 다시 넣을 수 있는 공기 주입기입니다. 공기압 측정기에 공기 배출 버튼이 있다면 그 기능을 써도 됩니다.
- 휠 가장자리에 있는 고무 또는 금속 밸브의 캡을 돌려 뺍니다. 캡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깨끗한 곳에 둡니다.
- 공기압 측정기를 밸브에 곧게 밀착해 현재 수치를 읽습니다. 옆으로 기울어져 공기가 계속 새면 다시 바르게 대고 측정합니다.
- 수치가 높다면 측정기의 배출 버튼이나 끝부분으로 밸브 중앙의 작은 핀을 짧게 누릅니다. ‘쉿’ 하는 소리가 나면 공기가 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 손을 떼고 공기압을 다시 잽니다. 목표 수치에 가까워질수록 누르는 시간을 더 짧게 하며 조금씩 조절합니다.
- 맞춘 뒤에는 밸브 입구에 먼지가 없는지 보고 캡을 다시 잠급니다. 다른 바퀴도 각각 차량 표의 수치와 비교합니다.
예를 들어 냉간 권장 공기압이 35psi이고 실제 측정값이 38psi라면, 한 번 길게 눌러 3psi를 빼려고 하기보다 짧게 누르고 재측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편이 쉽습니다. 빠지는 속도는 밸브와 누르는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손톱이나 뾰족한 금속으로 밸브 안을 세게 찌르거나, 밸브 안쪽 부품을 돌려 풀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많이 빠졌거나 수치가 계속 달라진다면
목표보다 낮아졌다면 공기 주입기로 다시 채우고 측정하세요. 공기압을 낮춘 상태로 그대로 주행해서 맞추겠다는 생각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한쪽 바퀴만 유난히 낮거나, 채운 뒤에도 며칠 사이 반복해서 떨어진다면 단순 조절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타이어에 박힌 이물질, 밸브 누설, 휠과 타이어가 맞닿는 부분을 타이어 전문점에서 점검받는 게 안전합니다.
공기압 경고등이 켜졌을 때도 공기를 빼기 전에 네 바퀴를 측정해야 합니다. 경고등은 대개 공기압 부족을 알리므로, 높은 것처럼 보이는 바퀴 하나만 보고 조절하면 원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작업 뒤 계기판 수치나 경고등이 바로 바뀌지 않는 경우에는 차량 사용설명서에 나온 표시 갱신 방법을 확인하세요.
타이어 공기압은 눈으로 타이어 모양을 보고 맞힐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저는 공기압을 손볼 때마다 운전석 문 안쪽 표와 측정기를 함께 확인합니다. 짧게 빼고 다시 재는 몇 번의 수고가, 지나치게 빼서 공기를 다시 넣는 일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