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내리던 2026년 10월 17일, 송파여성축구장의 넓은 잔디밭이 반려견과 가족을 위한 피크닉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날 열린 송파구 반려동물 한마당에는 크고 작은 반려견과 보호자들이 모여 경기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주민도 참여할 수 있어 사람과 동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행사로 진행됐다.
행사장에서는 반려견 올림픽을 비롯해 프로필 사진 촬영, 위생 미용, 행동 교정 상담, 독 피트니스, 장난감 제작 등 여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잔디밭 곳곳에서는 경기를 준비하는 보호자와 반려견, 체험 부스를 둘러보는 가족,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관찰됐다.
누구나 참여한 반려동물 한마당
행사는 반려견과 보호자뿐 아니라 비반려인에게도 열려 있었다. 참가자들은 입장 절차를 마친 뒤 행사 일정과 행사장 배치도, 펫티켓 안내가 담긴 브로셔와 손목띠 등을 받았다. 행사장은 경기와 체험이 진행되는 공간, 휴식 구역, 반려견놀이터, 플리마켓 등으로 구성됐다.
반려견과 함께 온 가족은 배치도를 살피며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동했다. 반려견 없이 행사장을 찾은 주민도 장난감 터그 만들기와 발티슈 만들기 같은 일부 체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송파구가 마련한 행사는 반려인만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주민들이 반려동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기다려 경기의 진지한 승부
오전 11시부터 반려견 올림픽의 첫 종목인 기다려 경기가 시작됐다. 사전 신청 58팀과 현장 신청 10팀이 대기한 가운데 참가팀은 다섯 팀씩 나뉘어 경기를 치렀다.
경기가 시작되자 보호자들은 반려견을 향해 연이어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주변의 소리와 움직임에도 자리를 지켜야 하는 만큼 반려견의 인내심과 보호자와의 교감이 중요하게 드러난 종목이었다. 검은 털을 지닌 다섯 살 래브라도 리트리버 수미는 바닥에 편안히 엎드린 채 움직이지 않았고, 보호자는 차분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플레이존 주변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와 경기를 관람하는 가족들이 모였다. 보호자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반려견과 이를 응원하는 관람객이 어우러지면서 잔디밭에는 긴장감과 웃음이 함께 번졌다.
보호자를 향해 달린 이리와 경기
낮 12시에는 이리와 경기가 이어졌다. 사전 신청 38팀과 현장에서 추가로 참여한 1팀이 여섯 팀씩 나뉘어 달리기 경쟁을 펼쳤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반려견들은 기다리고 있는 보호자를 향해 힘껏 잔디밭을 달렸다.
경기장 펜스 밖에 선 가족들은 반려견의 달리기를 응원하고 휴대전화 영상으로 순간을 기록했다. 빠르게 결승 지점에 도착하고도 보호자를 바로 찾지 못한 반려견도 있었다. 보호자는 반려견을 품에 안고 잘했다며 다독였다. 순위가 걸린 경기였지만 반려견의 도전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접전이 펼쳐진 경우 진행팀은 촬영 영상을 세밀하게 살피며 등위를 확인했다. 빠른 속도뿐 아니라 보호자의 신호에 반응해 정확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과정도 현장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과 위생 미용 체험
오후 1시 개회식을 앞두고 체험 부스에도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프로필 사진 촬영 부스에서는 옷을 차려입은 반려견들이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작가는 반려견의 표정과 자세를 담아 촬영한 뒤 현장에서 사진을 출력했다. 보호자들은 완성된 사진을 살펴보며 반려견과 함께한 하루를 기록으로 남겼다.
위생 미용 부스에서는 반려견의 발바닥 털을 다듬고 발톱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생식기와 항문 주변의 털을 정돈하는 과정도 소개됐다. 전문 미용사는 반려견이 다치지 않도록 작업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시범을 보였다.
보호자가 직접 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위생 관리 과정을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어 참가자들은 미용사의 손길과 설명에 집중했다. 반려견의 상태를 살피며 신중하게 작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려견 없이도 가능한 만들기
반려견 장난감인 터그 만들기는 반려견과 동행하지 않은 방문객도 체험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천막 아래에서 재료를 돌리고 끼운 뒤 단단히 묶어 장난감을 완성했다. 손으로 직접 만든 결과물을 반려견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체험의 의미가 더해졌다.
옆 부스에서는 산책을 마친 반려견의 발을 닦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발티슈 만들기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반려견 피부에 자극을 줄이면서 오염물질을 닦아내는 용도를 고려해 체험에 임했다. 행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물티슈로 반려견의 발을 닦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안내됐다.
만들기 부스 안에는 재료를 다루는 참가자들의 진지한 표정이 이어졌다. 반려동물을 동반하지 않아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상담과 기록이 이어진 부스
펫타로 부스에서는 참가자가 반려견에 관해 궁금한 점을 떠올린 뒤 카드를 세 장씩 뽑고 상담사의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상담이 이뤄졌다. 말을 하지 못하는 반려견의 심리 상태를 궁금해하는 보호자들이 부스를 찾았고, 분리불안과 같은 고민도 상담 주제로 다뤄졌다.
캐리커처 부스 앞에는 긴 대기 줄이 형성됐다. 청년 화가는 반려견의 생김새와 특징을 살펴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했다. 완성된 그림을 받은 보호자들은 반려견의 모습을 색다른 이미지로 간직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견종 맞추기, 행동 교정 상담, 독 피트니스 체험, 에티켓 5 부스가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각 부스를 오가며 반려견의 행동과 건강관리, 생활 속 예절에 관한 내용을 접했다.
펫티켓 상식을 겨룬 골든벨
많은 참가자가 모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OX 퀴즈 방식의 펫티켓 골든벨이었다. 초반에는 비교적 쉬운 문제가 제시됐지만 회차가 이어질수록 난도가 높아졌다.
퀴즈에서는 강아지가 땀을 흘리는지, 강아지의 정상 체온이 사람보다 높은지, 몇 개월 이상 된 강아지부터 동물등록이 가능한지 등이 문제로 출제됐다. 동물등록을 한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신고해야 하는 기간과 유실·유기견 공고 기간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 강아지도 땀을 흘린다.
- 강아지의 정상 체온은 사람보다 높은 편이다.
- 동물등록은 2개월 이상 된 강아지부터 가능하다.
- 동물등록을 한 강아지를 잃어버리면 분실 후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
-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한 유실·유기견 공고 기간은 14일이다.
행사에서 제시된 정답에 따르면 4번과 5번은 틀린 설명이었다. 행사 안내에서는 분실 신고 기간을 10일 이내, 유실·유기견 공고 기간을 최소 7일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강아지에게는 코끝과 발바닥에 소량의 땀샘이 있지만 사람처럼 온몸에서 땀을 내 체온을 조절하지는 못한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펫티켓 골든벨은 놀이 형식을 통해 반려인이 알아야 할 기본 상식을 되짚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정답이 발표될 때마다 참가자들의 희비가 엇갈렸고, 끝까지 남기 위한 집중도 이어졌다.
그늘 아래 펼쳐진 가을 피크닉
그늘이 드리워진 공간에는 반려견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이 자리를 잡았다. 보호자들은 잔디밭에 앉아 대화를 나누었고, 반려견들은 곁에서 쉬거나 주변을 살폈다.
분홍색 헤어롤과 목장식으로 꾸민 비숑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반려견과 보호자는 위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을 찾았다. 한편 나이가 많은 반려견은 유모차 안에서 잠을 청했다. 활기찬 경기장과 달리 휴식 구역에는 느긋한 가을 소풍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각기 다른 나이와 크기, 품종의 반려견이 한 공간에 모인 만큼 보호자들은 반려견의 상태를 살피며 시간을 보냈다. 잔디밭 위에서 반려견과 가족이 함께 쉬는 모습은 행사 이름에 담긴 가을 피크닉의 성격을 보여줬다.
개회식과 대회 시상
오후 1시부터 열린 개회식에서는 기다려 경기와 이리와 경기의 1위부터 3위까지 입상자에게 송파구 부구청장이 메달과 상품을 수여했다. 참가자들은 펫티켓 실천을 다짐하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이어진 경품 추첨에서는 소노펫 숙박권과 반려견 유모차 등이 경품으로 소개됐다. 당첨 번호가 발표될 때마다 행사장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반려견 경기의 긴장감과는 또 다른 기대감이 개회식 현장을 채웠다.
지그재그 장애물에 도전
반려견 올림픽의 또 다른 종목은 슬라럼이었다. 슬라럼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장애물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르게 통과하는 운동 경기 또는 테스트다. 반려견이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보호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해 난도가 있는 경기로 진행됐다.
어질리티 국가대표의 시범이 먼저 펼쳐진 뒤 참가 반려견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여러 반려견이 코스를 완주하지 못한 가운데 검은색 푸들 나롱이는 처음 출전한 경기에서 보호자의 지시를 따라 장애물을 통과했다. 부산에서 잠실의 집을 찾은 나롱이는 최종 2위에 올랐다.
나롱이의 완주가 확인되자 보호자는 반려견을 향해 대단하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관람객들도 처음 도전한 반려견이 코스를 마치는 과정을 지켜보며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어린이 훈련사 체험
어린이 훈련사 체험에는 사전 신청한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남매도 체험에 나섰다. 어린이들은 진행자의 설명을 집중해서 들은 뒤 반려견과 함께 실습을 시작했다.
설명을 들을 때와 달리 실제로 반려견에게 신호를 전달하고 움직임을 유도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어린이들은 차분히 도전을 이어갔다. 체험을 마친 모든 어린이에게는 수료증이 전달됐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훈련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반려견과 교감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현장에서는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어린이와 반응을 살피는 반려견의 모습이 이어졌다.
반려동물 용품을 만난 플리마켓
입장 부스 옆 플리마켓에는 반려견을 위한 사료와 배변 패드, 옷, 액세서리 등이 전시되고 판매됐다. 보호자들은 필요한 용품을 살펴보고 반려견에게 맞는 물품을 비교했다.
10초 챌린지에도 참가자들이 줄을 이었다. 도전자들은 뒤집개로 카드를 뒤집고, 젓가락으로 사료를 옮기며, 사료통 안으로 공을 던지는 과제에 도전했다. 모든 과제를 성공한 참가자에게는 강아지 사료가 상품으로 제공됐다. 행사 만족도 조사 참여자에게 배변 패드 두 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오후까지 이어진 잔디밭의 활기
오후 3시가 지난 뒤에도 반려견을 동반한 가족들이 행사장으로 들어왔다.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반려견놀이터에서는 중형견과 소형견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었다.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는 대형견이 놀이터를 이용하는 시간으로 운영됐다.
잔디밭을 달리는 반려견과 이를 지켜보는 보호자들의 모습이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경기 참가를 마친 반려견은 휴식 공간에서 쉬었고, 뒤늦게 도착한 가족들은 놀이터와 체험 공간을 차례로 둘러봤다.
송파구 반려동물 한마당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한 공간에서 경기를 즐기고 생활 정보를 익히며 가을 나들이를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체험과 퀴즈, 올림픽, 휴식 공간이 어우러진 행사장은 사람과 반려동물이 공존하는 일상의 풍경을 잔디밭 위에 펼쳐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