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 친선 경기 태도 논란을 따라가 보니

설영우 친선 경기 태도 논란을 따라가 보니

얼마 전 대표팀 친선경기를 다시 보다가 설영우를 향한 반응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한 번의 패스가 끊기면 경기 장면을 지적하는 댓글에 태도를 문제 삼는 말까지 붙었다. 그런데 ‘설영우 친선 경기 태도 논란’이라는 표현만 보고 특정 경기에서 무례한 행동이 확인됐다고 받아들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개된 경기 기록과 보도를 놓고 보면, 최근 친선전에서 확인되는 것은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소셜미디어의 과도한 비난이다. 두 가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친선전의 숫자가 먼저 보여준 분위기

대한축구협회가 전한 2026년 가을 대표팀 경기 흐름은 굴곡이 컸다. 한국은 9월 에콰도르를 3대0으로 이긴 뒤 우루과이에 1대4로 졌고, 10월 2일 베네수엘라와는 0대0으로 비겼다. 세 경기의 득점은 차례로 3골, 1골, 0골이었다. 상대와 경기 양상이 다른 만큼 이 숫자만으로 한 선수의 책임을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승리 뒤 대패와 무득점 무승부가 이어졌으니, 팬들의 시선이 선발 선수들의 장면 하나하나로 향한 배경은 읽힌다.

설영우는 베네수엘라전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선발 수비진은 조현택, 김민재, 이한범, 설영우의 포백이었다. 오른쪽 풀백은 상대 측면 공격을 막으면서 앞쪽 동료에게 공을 이어 줘야 한다. 공격이 풀리지 않는 경기에서는 전진 패스가 끊긴 장면이 크게 남고, 뒤로 돌린 패스는 소극적으로 보이기 쉽다. 근데 그 인상을 곧장 선수의 성의나 태도로 옮겨 적을 수 있을까. 경기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판단과 경기장 밖의 마음가짐은 같은 기록이 아니다.

‘태도’라는 말이 붙기 전에 확인할 것

이번 키워드를 따라가며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논란의 대상을 특정하는 일이었다. 공개 보도에서 확인한 내용만으로는 어느 친선전의 어느 시점에 설영우가 어떤 행동을 해 징계나 공식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반면 설영우를 겨냥한 소셜미디어 비판이 있었다는 점은 확인된다. 베네수엘라전을 하루 앞둔 10월 1일 기자회견에서 모레노 임시 감독은 그 비판에 관한 질문을 받았고, 선수와 감독 모두 축구에 관한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팬이 패스 선택, 수비 위치, 크로스 타이밍을 따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풀백이라면 공을 잃은 뒤 복귀 속도와 동료와의 간격도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화면에 잡힌 짧은 표정이나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만으로 ‘경기를 가볍게 여겼다’고 단정하는 순간, 검토할 수 있는 플레이의 이야기가 사라진다. 설영우의 경기력이 아쉬웠다는 의견과 인격을 겨냥한 비난이 같은 문장에 섞이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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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백의 한 장면은 앞뒤를 함께 봐야 한다

오른쪽 풀백의 전진이 늦었다고 느꼈다면 공을 받기 전부터 보면 좋다. 앞선 공격수가 폭을 넓혀 패스 길을 열었는지, 중앙 미드필더가 뒤를 받쳤는지, 상대가 측면에 두 명을 붙였는지가 먼저다. 지원이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패스만 반복했다면 선수의 선택을 더 날카롭게 물을 수 있다. 지원 없이 혼자 상대 둘을 마주했다면 같은 패스도 다른 의미를 갖는다. 공격 장면에서는 공을 잡은 뒤의 동작만큼 공이 오기 전 동료들과 만든 간격이 중요하다.

수비도 비슷하다. 상대가 설영우 쪽으로 돌파했을 때 그가 일대일 경합에서 밀렸는지, 미드필더의 복귀가 늦어 넓은 공간을 맡았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실점이나 무승부를 한 선수의 태도로 설명하면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게 얻은 답은 다음 경기를 볼 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전의 0대0은 팀 전체가 득점하지 못했다는 결과다. 그 안에서 설영우에게 묻고 싶은 것은 감정의 크기보다 오른쪽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공격과 수비에 무엇을 남겼는지다.

비판이 경기로 돌아올 때

나는 설영우를 향한 경기력 비판 자체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팀 선발 풀백이라면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는 게 맞다. 동시에 친선전에서 기대에 못 미친 플레이와 태도 문제는 각각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경기 기록은 점수와 출전 여부를 알려 주고, 영상은 플레이의 전후 맥락을 보여 준다. 둘 중 어느 것도 짧은 장면 하나만으로 선수의 의도를 증명해 주지는 않는다.

다음 대표팀 경기에서 설영우의 오른쪽 측면을 보게 된다면 첫 터치보다 그 직전의 움직임을 유심히 볼 것 같다. 동료에게 줄 패스 길을 만드는지, 공을 잃었을 때 자리를 얼마나 빨리 되찾는지. 그런 장면이 쌓이면 아쉬웠던 점도, 나아진 점도 훨씬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선수에게 엄격한 팬일수록 그 정도의 정확함은 지켰으면 한다.

설영우 친선 경기 태도 논란을 따라가 보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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