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KIA 전광판 항의 논란을 다시 보니

박해민 KIA 전광판 항의 논란을 다시 보니

경기 기록을 다시 볼 때면 최종 점수보다 마지막 이닝의 장면이 오래 남을 때가 있다. 2026년 9월 26일 광주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가 그랬다. KIA가 5대 1로 이겼지만, 경기 뒤에는 박해민이 타석에 들어서기 직전 전광판에 뜬 문구가 더 큰 이야깃거리가 됐다. 박해민 KIA 전광판 항의 논란은 몇 초짜리 화면이 왜 승부처에서 민감해지는지 보여준다.

5대 0에서 시작된 LG의 마지막 기회

그날 경기 흐름은 오랫동안 KIA 쪽이었다. 나성범이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쳤고, KIA는 6회 김호령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5대 0까지 달아났다. 선발 네일은 6이닝 동안 안타 5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LG도 안타를 쳤지만 득점으로 잇지 못했다. KBO 경기 기록을 보면 네일은 삼진 6개를 잡았고, LG의 첫 득점은 9회에야 나왔다.

그런데 9회초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KIA 이의리가 흔들리면서 LG가 1사 만루를 만들었고, 박동원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5대 1로 따라붙었다. KIA는 곽도규를 올렸고, 신민재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2사 만루에서 박해민 차례가 왔다. 안타 하나로 곧바로 역전할 수 있는 점수 차는 아니었다. 그래도 만루 홈런이면 동점이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남은 상황에서도 승부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해민 타석 직전 전광판에는 무엇이 떴나

OSEN의 현장 보도에 따르면 박해민이 타석에 들어설 무렵, 광주 구장 전광판에는 현재 경기의 투수·타자 정보 대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뛰던 KIA 김도영의 득점 소식이 표시됐다. 보도에 나온 문구는 김도영이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말 출루 후 역전 득점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뛰는 대표팀 선수의 소식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9회초 2사 만루, 원정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바로 그 시점에 다른 경기 소식이 화면을 차지한 것이 쟁점이었다.

전광판은 관중을 위한 장치이면서 선수도 볼 수 있는 경기 환경의 일부다. 타석 사이에는 피치클록도 흐른다. 짧은 노출이라도 타자가 투수와 수비 위치를 확인하고 호흡을 맞추는 순간이었다면 신경이 쓰일 수 있다. 다만 화면이 박해민의 타격에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기록만으로 측정할 수 없다. 박해민이 그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다는 결과와 전광판 노출 사이에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건 무리다.

광고

경기 뒤 항의와 KIA의 설명

경기가 끝난 뒤 박해민과 오지환 등 LG 선수단이 KIA 측 관계자와 전광판을 가리키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도됐다. KIA 구단은 전광판을 운영하는 협력업체 직원이 구단과 상의하지 않고 해당 내용을 띄웠다고 설명했고, LG 구단에 공식 사과했다고 밝혔다. 확인된 것은 화면 노출과 경기 뒤 항의, 그리고 KIA의 설명과 사과까지다. 상대 타자를 흔들려는 구단 차원의 의도가 있었다고 볼 근거는 보도된 내용에 없다.

여기서 이닝 표기는 한 번 짚을 만하다. 일부 현장 기사에는 문제의 장면이 ‘9회말’로 적혔다. 하지만 광주 홈팀은 KIA였고, LG가 마지막 공격을 한 이닝은 9회초다. KBO에 실린 경기 흐름과 점수판도 이를 확인해 준다. 작은 표기 차이처럼 보여도 누가 공격 중이었는지 알아야 항의가 나온 맥락이 정확히 읽힌다.

기록이 말하는 승부와 기록 밖에 남은 장면

스코어를 보면 KIA의 승리는 전광판 장면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나성범의 선제 홈런, 네일의 6이닝 무실점, 6회에 벌린 석 점이 승리의 토대였다. LG도 박해민이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기회는 만들었지만, 앞선 이닝에서 득점을 놓쳤다. 9회 만루는 마지막 추격의 기회였지 그날 공격 전체를 대신하는 장면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경기 종료 후 나온 항의를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 순위 경쟁이 걸린 경기의 마지막 타석이라면 선수는 평소처럼 경기 정보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 기대가 흔들렸고, 홈 구단도 운영 과정의 문제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나는 이 장면에서 누가 더 예민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승부처의 전광판 운영에도 타석만큼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남는다.

박해민 KIA 전광판 항의 논란을 다시 보니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