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평화광장에서 만난 가을 공연
선선한 바람과 단풍이 어우러진 2026년 가을, 의정부 경기도청 북부청사 앞 경기평화광장에서 ‘ON STAGE 경기’ 공연이 열렸다. 별도의 실내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넓은 야외 공간에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만날 수 있도록 마련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공연이 펼쳐진 잔디광장 주변에는 붉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자리했다. 맑은 하늘 아래 무대와 가을 풍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관객들은 음악을 들으며 계절의 분위기도 함께 누렸다. 무대 뒤편으로 보이는 산과 단풍 든 나무는 야외 공연 특유의 운치를 더했다.
예술인과 도민을 잇는 무대
‘ON STAGE 경기’는 2026년 예술인 기회소득 확산사업의 하나로 기획됐다. 경기도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도민이 생활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2026년에는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한 경기도 곳곳의 문화공간에서 공연이 진행됐다.
경기평화광장 공연은 2026년 10월 10일과 10월 17일, 모두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 가운데 10월 17일 무대에는 극단 타쇼, 전통예술 아리향, 소울싱어즈, 오브앙상블, 아리모리 앙상블, 피아니카 등 총 6개 팀이 참여했다. 전통예술과 클래식, 창작음악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도록 장르를 폭넓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관객을 배려한 열린 관람 공간
무대 앞에는 관객을 위한 의자가 놓였고, 일부 좌석 위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천막도 설치됐다. 어르신과 가족 단위 방문객 등 여러 연령대의 관객이 자리를 채웠으며, 휠체어를 이용한 관객도 공연을 관람했다.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공연은 실내 공연장과는 다른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관객들은 정해진 좌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한편, 넓은 광장과 주변 풍경 속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음악을 감상했다. 일상적인 공간에 무대와 객석을 마련해 다양한 관객이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였다.
전통 타악으로 깨운 가을 광장
두 번째 순서에서는 전통예술 아리향의 전통 타악 공연이 펼쳐졌다. 전통예술 아리향은 전통음악과 연희를 바탕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감각과 창의적인 시도를 더하는 청년예술단체다. 전통예술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여러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는 팀이다.
경쾌하고 역동적인 국악 장단은 넓은 광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단풍이 물들어 가는 나무 아래에서 울려 퍼진 전통 타악의 리듬은 계절 풍경과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관객들은 야외 공간을 채우는 힘찬 장단에 집중하며 전통음악의 생동감을 가까이에서 접했다.
세 성악가가 채운 풍성한 울림
이어진 무대에서는 여성 성악가 트리오 소울싱어즈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소울싱어즈는 소프라노 두 명과 메조소프라노 한 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클래식을 특정한 사람들만의 음악으로 한정하지 않고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전하고자 관객과 만나고 있다.
세 성악가의 목소리는 넓은 광장을 풍성하게 채웠다. 앞선 전통 타악 공연이 빠른 장단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활기를 전했다면, 성악 무대는 서로 다른 음역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내 공연장에서 접할 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도 탁 트인 광장에서 가까이 들으니 한결 친숙하게 다가왔다. 도민의 일상 공간에서 성악을 들려주는 무대 구성은 클래식과 관객 사이의 거리를 자연스럽게 좁혔다.
가을 풍경을 감싼 플루트 선율
다음으로는 네 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플루트 앙상블 공연이 이어졌다. 플루트 특유의 맑고 부드러운 음색은 산과 단풍을 배경으로 펼쳐진 가을 풍경과 조화를 이뤘다.
전통 타악 무대가 경쾌하고 힘찬 에너지를 보여줬다면, 플루트 앙상블은 차분하고 편안한 흐름으로 광장의 분위기를 바꿨다. 관객들은 투명하게 퍼지는 선율을 들으며 무대 주변에 펼쳐진 자연 풍경도 함께 바라봤다.
음악과 풍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경기평화광장 야외 공연의 뚜렷한 매력이었다. 실내 무대와 달리 바람과 햇빛, 나무와 산이 공연의 배경이 되면서 연주가 계절 속 한 장면처럼 펼쳐졌다.
한자리에서 만난 다양한 음악
이날 공연에서는 전통 타악의 신나는 리듬과 여성 성악가들의 풍성한 목소리, 플루트의 맑은 선율 등 서로 다른 음악적 색깔을 차례로 만날 수 있었다. 장르가 바뀔 때마다 광장의 분위기도 활기차게, 풍성하게, 차분하게 달라졌다.
공연을 자주 관람하지 않는 도민도 부담 없이 여러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익숙한 야외 공간에 객석을 마련하고 전통예술과 클래식, 창작음악을 함께 배치하면서 관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공연을 발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경기도 예술인에게는 관객과 만나는 무대를, 도민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누리는 기회를 제공한 행사였다. 경기평화광장의 가을 경관과 여섯 팀의 공연이 어우러지며 의정부의 일상적인 공간은 다채로운 문화 무대로 변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