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째 부캉이 소식을 보다 보니, 가장 마음에 걸리는 장면은 상어가 수로를 빠져나간 뒤 다시 입구로 돌아온 순간이었습니다. 10월 21일 세 번째 유도 작업으로 밖으로 나갔다는 소식에 안도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는 차단막 안쪽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방류에 성공했다’는 말만 듣고 지나쳤다면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부캉이는 어떤 상어인가요?
부캉이는 지난 9월 18일 부산 북항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가까이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부캉이를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생김새가 비슷한 무태상어일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두 등지느러미 사이에 솟은 선이 확인되면서 종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흑상어는 연안에서 먼바다까지 이동하는 종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위기’로 분류됩니다. 그렇다고 수로에 머무는 부캉이의 건강 상태를 종 이름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움직임과 몸 상태를 계속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어 부캉이 방류 유도는 왜 필요했을까요?
북항의 인공 수로는 바다와 이어져 있지만, 폭과 수심, 출입 경로에 제약이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부캉이의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고 수온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오래 머물 경우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0월 19일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수로의 제한된 수심과 앞으로의 수온 변화를 고려해 바다 쪽으로 신속히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먹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은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관찰되지 않은 행동을 확정된 사실처럼 바꾸면 상황 판단도 달라집니다. 약국에서 복용 기록을 볼 때도 확인된 내용과 추정을 구분하듯, 부캉이의 상태 역시 확인된 관찰을 바탕으로 봐야 합니다.
유도 작업은 상어를 억지로 붙잡아 옮기는 방식이 아닙니다. 해양수산부가 밝힌 세 번째 계획은 수면에 뜨는 작업 시설인 폰툰에 그물을 고정하고, 부캉이가 바다 방향으로 움직일 때 그물을 단계적으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동 경로와 수로 바닥의 장애물도 미리 확인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상어가 받는 자극을 줄이고 현장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도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10월 21일에는 어디까지 이동했나요?
세 번째 유도 작업은 10월 21일 오전 시작돼 약 9시간 이어졌습니다. 부캉이는 오후 6시쯤 인공 수로 밖, 부산항 제1부두 앞 해상에서 목격됐습니다. 수로를 벗어난 것은 맞지만, 제1부두 앞바다에 나온 것과 먼바다로 완전히 이동한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당시에도 부캉이는 수로 출구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관계기관은 다시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출구 부근에 폰툰과 그물 차단막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11시쯤 부캉이가 바다 쪽 첫 차단 시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온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22일 아침에는 첫 차단 시설과 다음 그물 사이의 좁은 구역에서 헤엄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래 오래 머물던 수로 깊숙한 곳까지 돌아간 것으로 확인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21일의 이동을 ‘완전한 방류’로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수로 밖으로 한 차례 나간 사실과, 바다로 안정적으로 돌아갔는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차단 시설을 어떻게 통과했는지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유도할 때 무엇을 봐야 할까요?
22일 관계기관은 부캉이가 좁은 구역에 계속 머물지 않도록 바다 쪽 퇴로를 열고 재유도 방안을 살피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작업에서는 그물을 통과했는지만 볼 일이 아닙니다. 수로 밖으로 나간 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출구 주변에 다시 머무는지, 지느러미와 몸 표면의 상태에 변화가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을 찾는 사람의 행동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유도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삼가고 출입 통제와 안전요원의 안내를 따라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가까이 보겠다고 난간에 몰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부캉이가 화제가 된 만큼 보는 즐거움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안전하게 이동할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부캉이를 둘러싼 소식은 하루 사이에도 달라졌습니다. 21일 저녁에는 수로 밖에서 확인됐고, 22일 아침에는 차단막 안에서 다시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나갔다’는 소식 다음에 어디서 어떻게 헤엄치는지까지 이어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저도 부캉이가 잠깐 모습을 감춘 것보다, 넓은 바다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인을 기다리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