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터리에서 손님이 모카포트 2컵을 꺼내 보이며 “같은 원두인데 집에서는 쓰기만 해요”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원두를 바꾸기 전에 물을 어디까지 넣고, 커피가 나오기 시작한 뒤 얼마나 가열하는지 물었습니다. 작은 포트일수록 그 두 가지 차이가 컵에서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2컵은 머그잔 두 잔이 아니다
모카포트의 ‘컵’은 작은 커피잔을 기준으로 한 크기 표기입니다. 바이알레티 모카 익스프레스 2컵의 표기 용량은 약 90mL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250mL 머그잔 두 개를 채우는 양과는 거리가 있죠. 제품마다 실제로 담기는 양도 다르니, 처음에는 완성된 커피를 계량컵에 받아 자기 포트의 양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 크기는 진한 커피를 작은 잔 두 개에 나누거나, 한 사람이 우유를 더해 마시기에 좋습니다. 아메리카노를 큰 잔으로 두 개 만들 생각이라면 물을 안전밸브 위까지 채워 양을 늘려서는 안 됩니다. 물의 상한은 포트가 정한 위치이고, 마실 양이 부족하면 추출한 뒤 컵에서 뜨거운 물을 더해야 합니다.
모카포트 커피는 진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뽑은 에스프레소와 같은 맛이나 질감을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한 모금에 로스팅 향이 밀도 있게 느껴지는 커피라고 생각하면 크기를 고르기도 쉬워집니다.
물과 원두는 포트의 크기에 맞춘다
제가 2컵 포트를 처음 맞출 때는 물을 하부 보일러의 안전밸브 바로 아래까지 붓습니다. 밸브 구멍이 물에 잠기지 않게 보는 게 먼저입니다. 깔때기 모양 바스켓에는 모카포트용으로 간 원두를 가장자리까지 담고, 손가락이나 숟가락으로 윗면만 가볍게 고릅니다. 눌러 다지지 않습니다. 바이알레티의 사용 안내도 커피 가루를 누르지 않도록 합니다.
바스켓에 들어가는 양은 모델과 분쇄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2컵이라도 무조건 몇 g을 넣어야 한다고 정하기보다, 자기 바스켓을 평평하게 채웠을 때의 무게를 한 번 재두면 다음 잔을 비교하기 좋습니다. 저울이 없다면 바스켓을 가득 채우되 눌러 담지 않는 것만으로도 출발할 수 있습니다.
분쇄도는 설탕 알갱이보다 가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용 분쇄처럼 곱게 뭉치지는 않는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그라인더마다 눈금의 뜻이 달라 숫자 하나를 공통 기준으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추출이 느리고 거친 소리와 함께 쓴맛이 강하다면 조금 굵게, 물처럼 빠르게 나오고 맛이 얇다면 조금 가늘게 조절합니다. 한 번에 여러 조건을 바꾸면 원인을 찾기 어려우니 분쇄도부터 한 단계씩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원두를 산 날짜도 확인합니다. 오래전에 갈아 둔 원두는 향이 약해져 추출을 진하게 해도 밋밋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로스팅 직후의 원두는 가스가 많아 흐름과 맛이 평소와 다를 수 있죠. 저는 같은 원두를 며칠 간격으로 마시며 마음에 드는 시점을 찾고, 가능하면 내리기 직전에 분쇄합니다.
커피가 나오기 시작하면 불을 본다
포트의 결합부에 가루가 남지 않았는지 닦고 단단히 조립한 뒤, 바닥 크기를 넘지 않는 중약불에 올립니다. 불꽃이 손잡이 쪽으로 올라오면 너무 큽니다. 처음에는 뚜껑을 열어 흐름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뜨거운 포트에는 손을 대지 않도록 위치만 조심하면 됩니다.
중앙 기둥에서 커피가 나오기 시작하면 가늘고 비교적 고른 흐름이 이어지는지 봅니다. 세차게 튀면 화력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색이 옅어지고 흐름이 거품 섞인 소리로 바뀌기 시작할 때 불에서 내립니다. 마지막 한 방울을 얻겠다고 계속 끓이면 컵에 거친 쓴맛이 남기 쉽습니다. 불을 끈 뒤에도 포트에는 열이 남으므로, 제가 쓰는 작은 포트는 대개 소리가 크게 나기 전에 화구에서 옮깁니다.
추출 시간은 화구와 시작할 때의 물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몇 분이면 성공’이라는 숫자보다 나오는 흐름과 색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첫 잔이 너무 쓰다면 다음 잔에서는 불을 조금 낮추거나 한 박자 일찍 내립니다. 신맛만 뾰족하고 맛이 묽다면 분쇄도를 조금 가늘게 조절한 뒤 다시 비교합니다.
작은 포트에서 맛이 달라지는 지점
두 잔을 나눠 마실 때는 상부에 모인 커피를 한 번 가볍게 섞어 따릅니다. 먼저 나온 커피와 나중에 나온 커피의 농도가 달라, 그대로 따르면 두 잔의 맛이 다를 수 있습니다. 우유를 넣는다면 먼저 원액을 맛보고 양을 정합니다. 작은 포트 한 번 추출한 커피에 우유를 지나치게 많이 부으면 원두의 향이 금방 가려집니다.
- 커피가 거의 나오지 않으면 분쇄가 지나치게 곱거나 바스켓의 가루를 눌렀는지 확인합니다. 가열을 멈추고 포트가 완전히 식은 뒤 상태를 봅니다.
- 옆으로 물이나 커피가 새면 결합부에 낀 가루와 고무 패킹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 다음 잔에서도 탄 듯한 맛이 난다면 화력뿐 아니라 포트 안쪽에 남은 커피 찌꺼기와 원두 상태를 함께 봅니다.
사용한 뒤에는 충분히 식혀 분리하고, 바스켓과 상부의 커피 찌꺼기를 씻어 물기를 말립니다. 패킹과 필터에 가루가 남았는지도 가끔 확인합니다. 이렇게 관리하면 값비싼 장비를 더 들이지 않아도 매번 비슷한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모카포트 2컵은 양이 작아서 아쉬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물 높이와 불 조절의 차이를 배우기 좋은 크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잔은 끝까지 끓여 얻은 가장 진한 잔보다, 흐름이 부드러울 때 멈춰 원두 향이 남아 있는 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