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콩나물국을 끓이면 같은 재료를 쓰고도 냄비마다 맛이 달라집니다. 대개 콩나물보다 물을 많이 붓거나, 끓기 전에 불을 줄인 경우예요. 저도 주방 초년생 때 비린내가 걱정돼 뚜껑을 덮었다 열었다 하다가 국을 다시 끓인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처음부터 뚜껑을 열고 끓이는 편이 훨씬 다루기 쉽습니다.
물 1.2L에 콩나물 300g부터 맞춥니다
이 양이면 국그릇으로 3~4인분입니다. 콩나물을 많이 넣어야 시원할 것 같지만, 작은 냄비에 지나치게 담으면 위쪽 콩나물이 국물에 잠기지 않아 익는 정도가 달라져요. 반대로 물을 넉넉히 잡으면 양념을 더해도 맛이 옅습니다. 처음에는 아래 양대로 끓이고, 다음번에 가족 입맛에 맞춰 물을 100~200ml씩 조절하는 게 편합니다.
- 콩나물 300g, 물 또는 무염 멸치육수 1.2L
- 대파 1/2대, 다진 마늘 1작은술(5ml)
- 국간장 1큰술(15ml), 소금 1/4작은술부터
- 선택 재료: 무 80g, 청양고추 1개, 고춧가루 1/2작은술
멸치육수가 없으면 물로 끓여도 됩니다. 물을 쓸 때는 국간장을 넣은 뒤 액젓 1작은술을 더하면 감칠맛이 납니다. 액젓도 없다면 국간장만 쓰고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세요. 국간장은 브랜드마다 짠맛이 달라서 소금을 한꺼번에 넣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계량스푼이 없다면 큰술은 15ml, 작은술은 5ml로 생각하면 됩니다.
콩나물은 가볍게 씻고 무는 먼저 익힙니다
콩나물은 찬물에 두 번 정도 흔들어 씻고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뺍니다. 껍질이 몇 개 남아 있어도 괜찮아요. 꼬리를 전부 떼면 보기에는 깔끔하지만 시간이 꽤 들고, 집에서 먹는 국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무를 넣는다면 2~3mm 두께로 얇게 나박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썹니다.
무를 넣을 때는 냄비에 물 또는 육수 1.2L와 무를 담아 센 불에 올립니다. 끓기 시작하면 3분 정도 더 끓인 뒤 콩나물을 넣어요. 무가 콩나물보다 익는 데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무를 생략하면 국물을 바로 끓여 콩나물을 넣으면 됩니다. 무를 넣었다고 물을 더 붓지는 마세요. 끓여 보고 너무 진할 때만 조금 보태면 됩니다.
뚜껑을 열고 끓이다가 간은 뒤에 합니다
국물이 팔팔 끓을 때 콩나물을 넣고 젓가락으로 한 번만 눌러 국물에 잠기게 합니다. 뚜껑은 덮지 않습니다. 콩나물을 넣으면 끓음이 잠시 멈추는데, 다시 끓어오를 때까지 센 불을 유지하세요. 그 뒤 중강불로 낮춰 5~6분 끓입니다. 국물이 계속 보글보글 올라오는 정도면 충분해요. 약불로 일찍 줄이면 콩나물이 익기 전에 비린 향이 남기 쉽습니다.
콩나물 줄기가 반투명해지고 생콩 냄새가 사라지면 다진 마늘과 국간장을 넣습니다. 1분 더 끓인 뒤 소금 1/4작은술을 넣고 맛을 봅니다. 싱거우면 소금을 두세 꼬집씩 추가하세요. 대파와 청양고추는 불 끄기 30초 전에 넣습니다. 향을 살리고 싶어서예요. 아이와 함께 먹는다면 고추는 빼고, 얼큰한 국을 원할 때만 고춧가루를 마지막 1분에 넣으면 됩니다.
제가 수업에서 꼭 짚는 건 간을 보는 순서입니다. 콩나물이 충분히 익기 전에 국물만 맛보면 싱겁게 느껴져 소금을 많이 넣기 쉽습니다. 콩나물에서 맛이 나온 뒤에 간을 맞춰야 국물과 건더기의 맛이 함께 맞아요. 불을 끄고 1분 쉬었다가 한 숟갈 더 맛보면 뜨거울 때 놓쳤던 짠맛도 느껴집니다.
맛이 어긋났을 때는 이렇게 수습합니다
비린 향이 난다면 콩나물이 덜 익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뚜껑을 열어 둔 채 중강불로 2분 더 끓이고 줄기를 하나 씹어 보세요. 아삭하면서도 풋내가 없으면 됐습니다. 오래 끓일수록 해결될 거라 생각해 15분 넘게 두면 식감이 물러지고 국물도 탁해질 수 있어요. 예전에 제가 그렇게 끓였다가 콩나물은 흐물흐물하고 국물만 짜졌습니다.
국물이 밍밍한데 짜지는 않다면 물을 더 넣기보다 2분 정도 끓여 맛을 모아 보세요. 그래도 부족하면 액젓 1/2작은술이나 국간장 1/2작은술을 더합니다. 이미 짜다면 뜨거운 물 100ml를 넣고 한 번 끓인 다음 다시 맛보세요. 짠맛을 희석하면 콩나물 향도 옅어지므로, 물을 한꺼번에 많이 붓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남은 국은 콩나물이 국물에 잠기도록 담아 식힌 뒤 냉장 보관하고, 다음 날에는 먹을 만큼만 덜어 끓입니다. 다시 끓일 때 대파를 조금 새로 넣으면 향이 살아나요. 콩나물국은 재료가 단출해서 불과 물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음식입니다. 한 번 양을 맞춰 끓여 두면, 다음에는 냄비 크기와 가족 입맛에 맞는 지점을 금방 찾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