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에 살 때 한국에서 온 지인과 밥을 먹고 나면 늘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지하철은 싼데 하루 쓴 돈은 왜 이렇게 많지?” 상하이 여행 경비는 작은 지출보다 항공권과 숙소, 그리고 어떤 식당과 관광지를 고르느냐에 크게 흔들립니다. 3박 4일을 계획한다면 먼저 고정비를 잡고, 현지에서 쓸 돈을 위안화로 따로 계산하는 편이 쉽습니다.
3박 4일이라면 1인당 얼마를 잡을까
한국 출발, 성인 2명이 객실 하나를 나눠 쓰는 여행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항공권 25만~50만 원, 숙박비 1인 몫 15만~27만 원, 식비 8만~16만 원, 현지 교통비 2만~4만 원, 관광·체험비 2만~6만 원, 간식과 예비비 3만~5만 원을 잡으면 합계는 약 55만~108만 원입니다. 쇼핑과 테마파크 입장료는 뺀 예산입니다.
이 숫자는 예약 가능한 최저가가 아니라 계획을 세우기 위한 범위입니다. 항공권과 호텔은 출발지, 여행 날짜, 예약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혼자 객실을 쓰면 위 예시보다 숙박비가 15만~27만 원가량 더 들 수 있고, 연휴나 주말에는 그 차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계산할 때는 편의상 1위안을 200원으로 잡았습니다. 실제 결제액은 환율과 카드 수수료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항공권과 숙소의 실제 검색 금액을 이 틀에 넣는 것입니다. 두 항목이 정해지면 나머지 예산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항공권이 저렴해도 늦은 밤 도착해 택시를 타야 하거나, 숙소가 멀어 매일 이동 시간이 길어진다면 싼 표의 이점이 줄어듭니다.
숙소는 객실 가격보다 위치와 조건을 보세요
처음 가는 분이라면 인민광장, 징안, 난징시루처럼 지하철로 여러 지역에 움직이기 쉬운 곳을 먼저 살펴보는 편이 편합니다. 역에서 걷는 거리도 확인하세요. 지도에서는 가까워 보여도 출구에서 호텔까지 짐을 끌고 15분을 걸으면 도착하는 날부터 피곤합니다.
객실을 비교할 때는 표시된 1박 요금만 보지 말고 3박 최종 결제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식 포함 여부, 취소 가능 시점, 보증금 조건도 함께 보세요. 중국어 예약 화면에 押金(yājīn)이 보이면 보증금입니다. 숙박비와 별도로 잠시 맡기는 돈일 수 있으니,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돌려받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현장에서 요금을 다시 물어야 한다면 “两个人住,住三晚,一共多少钱?”이라고 하면 됩니다. “두 명이 3박 묵으면 모두 얼마예요?”라는 뜻이고, 발음은 Liǎng ge rén zhù, zhù sān wǎn, yígòng duōshao qián?입니다. 여기서 一共(yígòng)을 넣으면 1박 요금이 아닌 전체 금액을 묻는다는 뜻이 분명해집니다.
식비는 하루 100~200위안으로 시작하세요
동네 식당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점심은 면이나 덮밥, 저녁은 조금 넉넉히 먹는 일정이라면 하루 100~200위안, 원화로 약 2만~4만 원을 출발점으로 잡을 만합니다. 4일이면 400~800위안입니다. 호텔 조식을 먹는 날이나 도착·출발일의 식사 횟수에 따라 실제 지출은 줄어듭니다.
같은 음식도 장소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큽니다. 관광지 앞에서 샤오룽바오를 먹는 날과 주택가 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을 먹는 날의 영수증은 꽤 다릅니다. 상하이에서 지내며 느낀 건, 식비를 아끼려고 매끼 가장 싼 곳을 찾기보다 비싸게 먹고 싶은 한 끼를 먼저 정하는 편이 여행이 편하다는 점입니다. 카페, 디저트, 배달 음식까지 세 끼 식비에 슬쩍 섞이면 예산이 금방 흐려집니다.
메뉴에 적힌 숫자가 헷갈릴 때는 “这个多少钱?”(Zhège duōshao qián?, 이건 얼마예요?)보다 계산 직전에 “一共多少钱?”(Yígòng duōshao qián?, 모두 얼마예요?)을 쓰는 게 더 유용합니다. 여럿이 음식을 나눠 먹거나 음료를 추가했다면 개별 메뉴 가격과 최종 금액은 다르니까요.
교통비는 적지만 공항 이동은 따로 계산하세요
상하이시 안내에 따르면 일반 지하철은 6km까지 3위안이고, 이후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갑니다. 관광지 몇 곳을 지하철로 오가는 날은 교통비 부담이 비교적 작습니다. 다만 푸둥공항에서 시내 인민광장까지 지하철 2호선을 타면 약 7위안이지만, 짐이 많거나 운행이 끝난 시간에 도착하면 택시 비용을 따로 잡아야 합니다.
공항을 오가는 날까지 모두 같은 ‘하루 교통비’로 계산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낮 도착이라면 지하철, 늦은 밤 도착이라면 택시처럼 실제 도착 시각에 맞춰 왕복 이동 수단을 먼저 적으세요. 시내에서도 하루에 강 건너편과 반대쪽 동네를 여러 번 오가기보다 구역별로 일정을 묶으면 시간과 택시비를 함께 아낄 수 있습니다.
결제 준비도 작은 비용 차이를 만듭니다. 상하이시 안내에는 해외 발급 카드를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에 연결할 수 있다고 나옵니다. 다만 연결한 카드로 200위안을 넘는 한 건을 결제하면 플랫폼 수수료가 붙을 수 있으니 결제 화면을 확인하세요. 카드사의 해외 결제 수수료까지 더해지면 표시된 위안화 금액과 실제 원화 청구액이 달라집니다.
관광비는 유료 장소를 고른 뒤 넣으세요
와이탄을 걷고 동네 골목을 구경하는 일정과 전망대·공연·테마파크를 넣은 일정은 같은 3박 4일이어도 비용이 크게 다릅니다. 상하이시 관광 안내에는 예원 정원의 입장료가 40위안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하지만 예원 일대 상점가를 걷는 것과 정원 안에 입장하는 것은 다른 일정입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입장권까지 미리 사지는 않아도 됩니다.
박물관이나 무료 전시를 끼워 넣으면 관광비를 조절하기 좋습니다. 반대로 유료 체험을 여러 개 계획했다면 앞서 잡은 관광·체험비 2만~6만 원을 그대로 쓰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곳의 입장료와 운영일을 각각 확인해 더하세요. 여행비에서 ‘현지 물가’보다 중요한 건 결국 내 일정표에 실제로 들어간 선택들입니다.
저라면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한 뒤 식비는 하루 150위안 안팎으로 시작하고, 꼭 가고 싶은 유료 장소만 먼저 예산에 넣겠습니다. 상하이는 지하철 몇 정거장만 옮겨도 거리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돈을 쓸 곳과 그냥 걸어 볼 곳을 구분해 두면, 여행 중에는 영수증보다 눈앞의 풍경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