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고구마를 구우면 같은 에어프라이어를 써도 결과가 꽤 달라요. 어떤 분 것은 겉이 까맣고 속은 단단하고, 어떤 분 것은 속까지 익었는데 퍽퍽하죠. 고구마 크기에 맞춰 불을 조절하고, 익은 뒤 잠깐 쉬게 하면 집에서도 촉촉하게 구울 수 있습니다.
고구마 크기부터 맞춰 주세요
통고구마로 구울 때는 한 개에 150~200g 정도인 것을 2개 준비합니다. 손에 쥐었을 때 굵기가 비슷한 것끼리 골라야 익는 시간이 맞아요. 120g짜리와 300g짜리를 함께 넣으면 작은 것은 마르는 동안 큰 것은 아직 단단할 수 있습니다. 크기가 다르다면 작은 것부터 먼저 꺼내면 됩니다.
흙을 씻어 낸 뒤 키친타월로 겉의 물기를 닦아 주세요. 물기가 남으면 처음에는 껍질을 말리는 데 열을 쓰게 됩니다. 껍질에 포크로 두세 군데만 구멍을 내고 바구니에 서로 닿지 않게 놓습니다. 통으로 구울 때는 기름도, 바구니 바닥에 붓는 물도 필요 없어요. 촉촉함은 물을 추가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너무 센 불로 오래 굽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품종에 따라서도 식감이 달라요. 밤고구마는 잘 익어도 포슬포슬하고, 호박고구마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밤고구마를 호박고구마처럼 만들려고 시간을 계속 늘리면 오히려 수분이 빠져요. 집에 있는 고구마로 먼저 한 개 구워 보고 식감에 맞춰 다음 굽는 시간을 조절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통고구마는 낮은 온도로 시작해요
150~200g짜리 2개 기준으로 에어프라이어를 160℃에 맞춰 25분 굽습니다. 그다음 고구마를 뒤집고 180℃에서 15~20분 더 구워요. 처음부터 200℃로 밀어붙이면 겉은 빨리 색이 나는데 가운데는 덜 익기 쉽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속을 익힌 뒤 온도를 올려 껍질과 겉면을 굽는 순서예요.
두 번째 굽기가 끝나면 가장 굵은 부분에 꼬치를 찔러 보세요. 가운데까지 큰 저항 없이 들어가면 다 익었습니다. 단단하게 걸리는 느낌이 있으면 160℃에서 5분씩 추가하세요. 시간표보다 이 확인이 더 중요합니다. 에어프라이어마다 열이 도는 방식이 다르고, 같은 무게라도 길고 가는 고구마와 짧고 굵은 고구마는 가운데가 익는 속도가 다르거든요.
꺼낸 고구마는 바로 가르지 말고 접시에 5~10분 놓아두세요. 뜨거운 김이 속에 머무는 동안 식감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요리교실에서 급하게 반을 갈랐다가 단면의 김이 훅 빠져 퍽퍽해진 적이 있었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 보여도 먹을 때 차이가 납니다. 250g이 넘는 큰 고구마라면 160℃ 단계부터 10~15분 더 잡고, 마지막에는 역시 꼬치로 확인하세요.
빨리 먹고 싶다면 한입 크기로 잘라요
통으로 굽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날도 있죠. 이때는 고구마 300g을 씻어 1.5~2cm 두께의 반달 모양이나 한입 크기로 자릅니다. 크기가 들쭉날쭉하면 얇은 조각부터 타니 가능한 한 비슷하게 맞춰 주세요. 껍질은 취향에 따라 벗겨도 되고 그대로 써도 됩니다.
자른 고구마의 물기를 닦고 식용유 1작은술, 소금 한 꼬집을 골고루 묻힙니다. 기름을 많이 넣으면 바구니 아래로 흘러내릴 뿐, 겉이 더 바삭해지지는 않아요. 기름이 없다면 생략해도 됩니다. 다만 그때는 가장자리 색이 덜 나고 표면이 조금 더 마를 수 있어요.
조각을 겹치지 않게 펼쳐 180℃에서 8분 굽고, 바구니를 흔들거나 뒤집은 뒤 7~10분 더 굽습니다. 젓가락이 쉽게 들어가고 모서리가 노릇하면 꺼내세요. 달게 먹고 싶다면 꿀이나 올리고당은 다 구운 뒤에 1작은술 정도만 버무리는 편이 낫습니다. 굽기 전에 넣으면 고구마가 익기 전에 당부터 타서 쓴맛이 날 수 있어요. 계피가루가 있다면 마지막에 조금 뿌려도 좋고, 없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겉만 타거나 속이 마를 때는
겉이 진하게 탔는데 속이 단단하다면 온도가 높았거나 고구마가 두꺼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통고구마는 탄 부분을 살짝 걷어내고 150~160℃에서 8~12분 더 구운 뒤 가운데를 다시 찔러 보세요. 조각 고구마라면 타기 쉬운 작은 조각은 먼저 꺼내고 큰 조각만 3~5분 추가하면 됩니다. 다음에는 온도를 10~20℃ 낮추고 시간을 조금 늘려 보세요.
이미 익었는데 속이 퍽퍽하다면 더 굽지 않는 게 좋습니다. 뜨거울 때 반으로 갈라 버터 5g을 얹거나, 으깬 뒤 우유 1~2큰술을 섞으면 먹기 편해져요. 우유가 없다면 따뜻한 물을 1큰술씩 넣어 농도를 맞춰도 됩니다. 이렇게 으깬 고구마는 간식으로 먹거나 식빵에 펴 발라도 괜찮습니다.
남은 고구마는 충분히 식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하고, 2~3일 안에 먹습니다. 다시 따뜻하게 먹을 때는 160℃에서 5~8분부터 데워 보세요. 저는 한 번에 많이 구울 때도 크기를 맞춰 담고 작은 것부터 꺼냅니다. 몇 분 더 굽는 것보다 그 순서를 지키는 편이 고구마를 훨씬 덜 마르게 하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