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시간을 걷던 9일

백제의 시간을 걷던 9일

문화재 발굴 체험부터 백제 석탑 만들기, 거리 공연과 무술 시연까지 이어진 제72회 부여 백제문화제가 9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부여의 대표 문화유산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백제 문화를 여러 방식으로 경험한 시간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2026년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림사지와 석탑로, 관북리유적을 비롯한 부여 시가지 일원에서는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열렸다. 넓게 펼쳐진 역사 공간을 무대로 체험과 공연, 전시가 어우러지면서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도 백제의 역사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백제 역사 공간에서 열린 축제

백제문화제의 중심은 정림사지 일대였다. 탁 트인 유적 공간과 석탑로, 관북리유적을 폭넓게 활용해 여러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됐다. 방문객들은 한곳에 머무르기보다 행사장을 천천히 걸으며 체험 부스와 공연을 차례로 만날 수 있었다.

개막식과 폐막식, 규모가 큰 공연은 정림사지박물관 옆에 마련된 주무대에서 펼쳐졌다. 석탑로에는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됐으며, 길을 따라 다양한 부스와 프로그램이 배치됐다. 넓은 행사장은 많은 방문객이 모인 시간에도 이동할 여지를 제공했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체험 공간을 오가는 모습도 이어졌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밤까지 운영됐다. 오전에는 비교적 방문객이 적었고 점심 이후부터 인파가 늘어났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축제를 살펴보려는 가족들은 오전 시간부터 행사장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시작한 백제 여행

축제장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는 국립부여박물관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상설전시실은 2026년 12월 14일까지 개편으로 관람이 어려운 상태였고, 금동대향로관과 어린이박물관은 정상 운영됐다.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정림사지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안팎이 걸린다. 가까운 거리에 주요 문화 공간이 자리해 박물관 관람과 축제 일정을 함께 구성할 수 있었다. 정림사지에서는 부여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정림사지 석조여래좌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박물관의 유물 관람에서 정림사지의 문화재, 석탑로의 체험 행사로 이어지는 동선은 백제의 역사와 오늘의 축제를 한 흐름 안에서 만나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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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반긴 부여 캐릭터

축제 현장에서는 부여의 캐릭터인 금동이와 금용이, 금황이가 관광객을 맞았다. 세 캐릭터가 자리한 공간은 방문객들이 사진을 남기는 포토 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들은 친근한 캐릭터 주변에 모였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백제문화제의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의자왕을 비롯한 여러 인물로 분장한 백제 연희단원들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들은 일정한 무대에만 머물지 않고 축제 공간을 돌아다니며 방문객과 마주했다. 백제를 소재로 한 인물 표현과 몸짓이 유적 공간에 활기를 더했다.

손으로 만난 문화재 발굴 체험

어린이들의 관심을 끈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스탬프 투어였다. 참가자들은 행사장을 이동하며 여러 체험을 수행하고 스탬프를 모았다. 프로그램에는 실제 유물 조각을 활용한 문화재 발굴 체험이 포함돼, 어린이들이 발굴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문화재 발굴 체험에서는 유물 조각을 조심스럽게 찾아보는 과정 자체가 주요 활동이 됐다. 어린이들은 단순히 문화재를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손으로 체험하며 백제 문화유산에 접근했다. 백제 석탑 만들기와 같은 프로그램도 축제의 체험 구성을 풍성하게 했다.

스탬프를 모두 모아 운영 데스크를 찾은 참가자에게는 백제 문화재를 소재로 만든 기념 스티커가 제공됐다. 문화재의 형태와 특징을 활용한 스티커는 체험을 마친 뒤 축제의 기억을 남기는 기념품 역할을 했다.

문화재를 보고 설명을 듣는 관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발굴하고 만들고 기록하는 참여형 경험이 백제 역사를 이해하는 통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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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이어진 신명 나는 공연

백제 연희단은 행사장 여러 곳을 오가며 거리 공연을 펼쳤다. 각 단원은 익살스러운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몸짓과 표정으로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공연이 시작되면 이동하던 방문객들이 걸음을 멈추고 주변에 모였고, 흥겨운 움직임을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웃음이 이어졌다.

큰 무대에서 진행되는 공식 공연과 거리에서 갑자기 만나는 작은 퍼포먼스가 함께 배치된 점도 축제의 특징이었다. 정해진 공연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행사장을 걷는 동안 여러 장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연희단의 거리 퍼포먼스는 백제 인물과 이야기를 친근한 방식으로 드러내며 축제 공간에 생동감을 더했다.

칠지도를 재현한 무술 시연

석탑로에서는 백제 싸울아비 무사단의 무술 시연이 진행됐다. 무사단은 칠지도 시연을 비롯해 여러 무술 동작을 선보였다. 힘 있는 동작과 무기를 활용한 시연이 이어지자 관람객들은 공연 공간을 둘러싸고 장면마다 집중했다.

백제 연희단의 흥겨운 거리 공연이 해학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싸울아비 무사단의 시연은 절도 있는 동작을 앞세웠다. 성격이 다른 공연들이 축제 곳곳에서 이어지며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역과 함께 채운 축제 공간

축제에는 부여의 주변 상권과 지역 단체들도 참여했다. 역사문화 프로그램뿐 아니라 지역 구성원이 함께 마련한 부스와 행사들이 석탑로 일대를 채웠다. 방문객들은 공연과 체험을 즐기는 한편 행사장 주변을 오가며 지역 상권을 함께 이용했다.

축제 기간에는 부여 지역화폐인 굿뜨래페이를 이용할 경우 20%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지역화폐 사용 혜택은 축제 방문과 지역 소비가 이어지는 접점으로 운영됐다.

휴일과 함께 이어진 9일

2026년 축제 기간에는 대체휴일과 한글날이 포함됐다. 방문객들은 휴일을 활용해 정림사지와 석탑로, 관북리유적을 둘러봤으며, 가족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을 즐겼다. 오전부터 밤까지 이어진 운영 시간에 따라 방문객의 흐름도 시간대별로 달라졌다.

점심 이후에는 행사장을 찾는 사람이 늘었지만, 넓은 공간에 여러 프로그램이 분산돼 각 장소에서 체험과 관람이 이어졌다. 정림사지의 고즈넉한 문화유산과 석탑로의 활기찬 프로그램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면서도 하나의 백제문화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오래 남은 백제문화제의 장면

제72회라는 긴 역사를 이어온 이번 백제문화제는 백제 문화유산을 중심에 두고 체험과 공연을 폭넓게 마련했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금동대향로,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석조여래좌상, 문화재 발굴과 석탑 만들기, 연희단 공연과 무사단 시연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백제를 보여줬다.

아이들은 유물 조각을 찾아보고 석탑을 만들었으며, 어른들은 문화유산과 공연을 함께 살펴봤다. 행사장에는 어린이의 웃음소리와 연희단의 흥겨운 움직임, 무술 시연을 지켜보는 관람객의 시선이 교차했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들이 9일 동안 부여 곳곳에 쌓였다.

제72회 부여 백제문화제는 유적을 배경으로 삼는 데 머물지 않고, 백제의 문화재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공연으로 만나는 축제로 펼쳐졌다.

행사와 장소 정보

행사명제72회 부여 백제문화제
기간2026년 10월 3일부터 10월 11일까지
행사 지역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364을 포함한 부여 시가지 일원
주요 장소정림사지, 석탑로, 관북리유적
정림사지 위치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
주요 프로그램문화재 발굴 체험, 백제 석탑 만들기, 스탬프 투어, 백제 연희단 거리 공연, 백제 싸울아비 무사단 무술 및 칠지도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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