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동매매 프로그램 고를 때 확인하는 방법

코인 자동매매 프로그램 고를 때 확인하는 방법

2017년 불장 끝물에 코인을 샀을 때는 화면을 덜 보면 손실도 덜 신경 쓰일 줄 알았다. 몇 년 뒤 자동매매를 소액으로 시험할 때도 비슷한 마음이 있었다. 프로그램이 대신 주문하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래 내역을 열어보니 내가 정한 규칙대로 손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코인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판단을 대신해 주는 기계라기보다, 입력한 판단을 쉬지 않고 실행하는 도구에 가까웠다.

수익률 화면보다 주문 규칙부터 읽는다

프로그램 소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대개 과거 수익률이다. 나는 그 숫자를 보기 전에 매수·매도 조건을 내가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가격이 몇 퍼센트 내려가면 사는지, 한 번에 잔고의 얼마를 쓰는지, 연속 손실이 나면 언제 멈추는지가 적혀 있어야 한다. ‘AI가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다’처럼 주문 조건을 알 수 없는 설명만 있다면 맡길 금액을 정하기도 어렵다.

특히 물타기 전략은 최대 주문 횟수를 봐야 한다. 첫 주문이 10만 원이고 하락할 때마다 주문액을 두 배로 늘려 다섯 번 매수한다면 총 310만 원이 들어간다. 처음 보이는 10만 원만 생각하고 켜 두기 쉬운데, 실제 위험은 마지막 주문까지 실행됐을 때 드러난다. 선물 거래에 레버리지까지 붙으면 청산 위험도 따로 계산해야 한다.

백테스트 그래프도 기간과 조건을 확인한다. 상승장 한 구간에서 만든 규칙을 같은 구간으로 검증하면 성적이 좋게 나올 수 있다. 다른 하락장과 횡보장에서도 돌려 보고, 거래 수가 너무 적지는 않은지 살핀다. 과거 수익률은 그 기간의 결과일 뿐 다음 달 수익을 약속하지 않는다.

수수료를 넣으면 작은 수익은 사라질 수 있다

자동매매는 거래 횟수가 늘기 쉽다. 가령 한 번 사고팔 때 가격 차이로 0.4%를 벌었다고 하자. 왕복 수수료가 합쳐서 0.1%, 원하는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의 차이인 슬리피지가 0.2%였다면 남는 폭은 0.1%다. 이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다. 실제 수수료와 체결 가격은 거래소, 주문 방식,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테스트 화면에 거래 수수료와 슬리피지가 반영됐는지 본다. 지정가 주문은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을 수 있고, 시장가 주문은 유동성이 얇을 때 예상보다 불리한 가격에 잡힐 수 있다. 급락할 때 손절 주문을 넣도록 설정해도 반드시 설정 가격에 팔린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소액 시험에서 먼저 본 것도 승률보다 주문 내역과 실제 체결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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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 키는 필요한 권한만 준다

거래소 계정과 프로그램을 연결할 때 쓰는 API 키는 권한부터 확인한다. 시세나 잔고 조회만 필요한 단계라면 주문 권한을 줄 이유가 없다. 실거래를 시작하더라도 출금 권한은 빼고,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곳의 접속 IP만 허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업비트 개발자 센터의 API 키 안내에도 권한 선택, 허용 IP 등록, 비밀 키 보관과 유출 시 키 삭제 방법이 나와 있다. 거래소마다 설정 방식은 다르니 연결 전에 해당 거래소의 현재 안내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프로그램 운영 주체도 살펴본다. 개발자 정보와 문의 창구가 있는지, 서비스 중단이나 오류가 났을 때 주문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한다. API 비밀 키를 메신저로 보내 달라거나 거래소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곳은 피한다. 화면 캡처에 수익 계좌가 많아도 키를 어떻게 보관하고 주문 오류를 어떻게 기록하는지 알 수 없다면 신뢰하기 어렵다.

실거래는 멈추는 조건까지 정한 뒤 시작한다

처음부터 자금을 넣기보다 모의 운용이나 주문 신호 기록 기능이 있으면 먼저 써 본다. 그다음에는 잃어도 생활에 영향이 없는 소액으로 실제 체결을 확인한다. 하루 주문 횟수, 한 번의 최대 주문액, 전체 투입 한도, 연속 손실 시 중단 조건을 미리 적어 둔다. 예를 들어 하루 손실이 시험 자금의 3%에 이르면 자동 실행을 끄겠다고 정했다면, 손실이 난 뒤 그 기준을 느슨하게 바꾸지 않는 편이 낫다. 3%는 권장 수치가 아니라 기준을 수치로 정하는 예시다.

주문 실패 알림과 거래 기록도 중요하다. 네트워크 오류로 응답이 늦을 때 같은 주문을 두 번 보내지 않는지, 프로그램을 꺼도 거래소에 남은 미체결 주문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한다. 이상한 주문이 보이면 프로그램을 중지하고 거래소 주문 내역을 확인한 뒤 API 키를 삭제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매매가 내 시간을 조금 아껴줄 수는 있다. 하지만 2017년에 물렸던 이유인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라는 막연한 판단을 프로그램에 옮겨 적으면, 매매 속도만 빨라진다. 나는 수익률보다 먼저 최악의 날에 얼마를 잃을 수 있는지, 그날 스스로 멈출 수 있는지를 본다.

코인 자동매매 프로그램 고를 때 확인하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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