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동매매 수익을 가르는 4가지 숫자

코인 자동매매 수익을 가르는 4가지 숫자

얼마 전 자동매매 수익률이 월 8%라는 기록을 봤다. 거래 내역을 열어보니 수수료와 미체결 주문이 빠져 있었다. 7년 동안 거래소 체결 데이터와 온체인 흐름을 같이 보면서 느낀 건, 자동매매의 성적은 화면에 표시된 수익률보다 실제로 얼마에 사고팔았는지에서 갈린다는 점이다.

1. 수수료를 뺀 뒤에도 남는가

자동매매는 거래 횟수가 많아질수록 작은 비용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매수와 매도 수수료가 각각 0.05%, 한 번 왕복하는 동안 발생한 스프레드와 슬리피지가 합쳐서 0.10%라면 총비용은 거래금액의 약 0.20%다. 거래 전 예상 이익이 0.35%여도 실제 기대 이익은 0.15% 수준으로 줄어든다. 예상 이익이 0.15%인 신호라면 체결 전부터 비용에 밀린다. 이 수치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요율과 체결 비용은 거래소·주문 방식·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원금 1,000만 원 중 200만 원씩 매매하고, 한 번의 왕복 거래에서 비용 차감 전 0.40%를 벌었다고 가정해보자. 화면상 이익은 8,000원이지만 총비용이 0.20%라면 남는 돈은 4,000원이다. 같은 금액으로 50번 거래해도 모두 이긴다는 비현실적인 조건에서야 20만 원이다. 여기에 손실 거래 몇 번만 섞여도 숫자는 빠르게 바뀐다. 그래서 나는 승률보다 거래당 평균 순이익과 총 거래 횟수를 먼저 본다.

2. 백테스트 수익률은 언제 만들어졌는가

상승장에서 만든 전략은 상승장에서 잘 맞기 쉽다. 매수 후 가격이 오르면 수익을 내는 규칙을 복잡하게 포장해도, 같은 기간 비트코인을 그냥 보유한 성적보다 못하면 자동매매에 쓴 시간과 비용을 설명하기 어렵다. 비교 대상은 현금만이 아니다. 같은 기간 동일한 자산을 보유했을 때의 수익률과 최대 낙폭도 나란히 놓아야 한다.

백테스트에서는 학습에 쓴 기간과 처음 보는 검증 기간을 분리한다. 예를 들어 앞선 18개월로 매매 규칙을 정했다면 이후 6개월의 데이터를 건드리지 않고 성적을 확인하는 식이다. 이때 수수료뿐 아니라 시장가 주문의 불리한 체결, 지정가 주문의 미체결 가능성까지 반영해야 한다. 코인베이스도 시장가 주문은 호가창의 물량과 가격에 따라 최근 거래 가격보다 불리하게 체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장부상 매수 신호가 떴다는 사실과 실제로 그 가격에 샀다는 사실은 다르다.

수익률이 높아도 최대 낙폭이 40%라면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40% 손실을 회복하려면 원금 기준 약 67%의 수익이 필요하다. 나는 월별 수익률 한 줄보다 가장 길었던 손실 구간, 연속 손실 횟수, 시장이 급락한 날의 체결 기록을 더 오래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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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온체인 신호는 가격보다 늦을 수 있다

거래소로 코인이 많이 들어오면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입금량 증가만으로 매도 주문이 나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갑 재배치나 거래소 내부 이동일 수도 있고, 집계 서비스의 지갑 분류가 뒤늦게 바뀌기도 한다. 반대로 거래소 밖으로 빠져나간 물량이 곧바로 장기 보유 물량이라는 보장도 없다.

자동매매 규칙에 온체인 데이터를 넣는다면 나는 거래소 순유입 한 지표만 쓰지 않는다. 같은 시간대의 현물 거래량, 호가 잔량, 미결제약정과 펀딩비를 함께 본다. 예컨대 순유입이 늘었는데 현물 매도 거래량이 따라오지 않았다면 즉시 하락 신호로 처리하기보다 관찰 상태로 둔다. 온체인 데이터의 집계 시각과 실제 주문 시각도 맞춰야 한다. 나중에 확정된 데이터를 과거 시점에 이미 알았던 것처럼 백테스트에 넣으면 수익률이 부풀려진다.

4. 수익 목표보다 손실 한도를 먼저 정한다

자동매매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전략이 틀렸는데도 프로그램이 평소처럼 주문을 내는 때다. 시작 전에 계좌당 하루 최대 손실, 한 종목의 최대 비중, 연속 손실 후 중단 횟수를 숫자로 정해둔다. 가령 계좌 1,000만 원에서 한 거래의 허용 손실을 0.5%인 5만 원으로 잡고 손절 폭을 2%로 설정했다면, 단순 계산상 주문 규모의 상한은 250만 원이다. 급락 때 손절 가격보다 불리하게 체결될 수 있으므로 실제 주문 규모는 이보다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

거래소 API를 연결할 때는 출금 권한을 끄고, 주문 오류나 통신 지연이 생기면 새 주문을 멈추도록 설정한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은 자동매매 서비스가 높은 수익을 꾸준히 보장한다는 주장에 주의를 당부한다. 수익 인증보다 확인할 만한 것은 내 계좌의 실제 체결 내역이다. 매달 순수익, 최대 낙폭, 거래 비용, 전략을 멈춘 횟수를 같은 표에 기록해두면 자동매매가 돈을 버는지, 상승장에 올라탔을 뿐인지 조금씩 분명해진다.

코인 자동매매 수익을 가르는 4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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