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제주 일정을 짤 때마다 지도에서 가까워 보이는 곳도 바람과 이동 시간을 넣으면 하루가 금세 짧아진다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2박 3일이라면 제주공항에서 동쪽으로 출발해 남쪽을 지나 서쪽으로 돌아오는 동선이 편합니다. 아래 일정은 렌터카로 오전에 도착하고 마지막 날 저녁 비행기로 떠나는 경우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운전 시간은 교통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대략적인 값입니다.
첫날은 함덕과 월정리를 지나 성산에서 묵기
공항에서 차를 찾은 뒤 내비게이션에 ‘함덕해수욕장’을 먼저 입력합니다. 제주공항에서 함덕까지는 차로 약 40분을 잡으면 됩니다. 주차하고 해변과 서우봉 아래쪽을 30~40분만 걸어도 첫날 바다를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2월에는 바람이 거세면 서우봉 산책을 길게 잡기보다 해변 가까이에서 풍경을 보는 편이 편안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월정리해변입니다. 함덕에서 약 30분 거리라 동쪽으로 가는 흐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월정리는 해변 바로 뒤로 카페와 식당이 이어져 점심을 먹고 쉬기 좋습니다. 다만 해변에서 머무는 시간을 한 시간 안팎으로 잡아야 성산에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습니다.
월정리에서 성산 숙소까지는 약 40분을 예상합니다. 숙소는 ‘성산일출봉 입구’나 ‘성산읍 고성리’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 확인해 두세요. 일출봉에 아침 일찍 갈 계획이라면 입구 주변이 편하고, 저녁 식사 선택지를 넓히고 싶다면 고성리 쪽도 괜찮습니다. 첫날 일정은 여기서 멈추는 게 좋습니다. 어두워진 뒤 낯선 해안도로를 더 달릴 이유가 적으니까요.
둘째 날은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쇠소깍 순서로
아침에는 성산일출봉 주차장을 목적지로 잡습니다. 정상까지 오르는 유료 구간은 계단이 이어지고 올라가는 데 보통 30~40분이 걸립니다. 내려오는 시간까지 합쳐 1시간 30분 정도 비워 두면 사진을 찍어도 급하지 않습니다. 계단이 부담스럽다면 매표 구간으로 들어가지 않고 우뭇개해안 쪽 무료 탐방로를 걸어도 됩니다. 비짓제주 안내상 2월 운영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표는 오후 5시에 끝납니다. 휴무와 당일 운영 상태는 출발 전에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어서 ‘섭지코지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성산일출봉에서 차로 약 15분입니다. 주차장에서 바다를 따라 걷는 데 4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잡고, 바람이 강하면 전망이 트이는 지점까지만 다녀와도 됩니다. 섭지코지 산책로는 바다에 그대로 노출돼 성산 마을 안보다 체감상 훨씬 차갑습니다. 주차장은 유료이므로 짧게 들르더라도 요금 안내를 보고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서귀포 방향으로 내려가 쇠소깍에 들릅니다. 섭지코지에서 차로 약 50분에서 1시간입니다. 물길과 바다가 만나는 주변을 30~40분 걷고, 이후 서귀포 시내 숙소까지 약 20분을 잡습니다. 저녁은 숙소에 차를 둔 다음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나 이중섭거리 쪽에서 해결하면 주차를 여러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놀이 체험을 넣고 싶다면 운영 여부와 예약 시간을 따로 확인해야 하므로 산책 일정과 같은 시간표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셋째 날은 산방산과 송악산을 보고 공항으로
서귀포 시내에서 산방산 아래 사계리까지는 차로 약 50분입니다. 내비게이션에는 막연히 ‘산방산’보다 ‘용머리해안 주차장’을 넣는 편이 해안 쪽 동선을 잡기 쉽습니다. 산방산은 멀리서 보는 풍경만으로도 인상적이고, 주변에 식당과 카페가 있어 점심을 넣기 좋습니다. 2월 유채꽃은 이 일대에서 볼 가능성이 있지만 해마다 개화 시기와 밭 상태가 달라 꽃을 일정의 유일한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 편이 좋습니다.
용머리해안은 현장에 도착해도 들어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비짓제주 안내에 따르면 만조, 파도, 날씨에 따라 관람 시간이 바뀌거나 입장이 전면 통제됩니다. 열린 날에는 관람에 약 30분이 걸립니다. 아침에 당일 개방 여부를 확인하고, 닫혔다면 사계해안에서 산방산을 바라보며 쉬는 시간으로 바꾸면 동선이 꼬이지 않습니다.
여유가 남으면 차로 약 20분 떨어진 송악산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주차 후 해안 풍경을 보는 짧은 산책만 넣어도 좋습니다. 둘레길을 길게 걸을 생각이라면 공항으로 출발할 시각을 먼저 정해 두는 게 낫습니다. 송악산에서 제주공항까지는 차로 약 1시간 10분에서 1시간 30분을 예상하고, 렌터카 반납과 공항 수속 시간은 별도로 더해야 합니다.
2월 일정은 꽃보다 바람과 여유 시간에 맞추기
이 코스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두꺼운 옷 한 벌보다 겹쳐 입을 옷과 바람을 막는 겉옷입니다. 해안 산책이 세 번 들어가니 모자와 편한 신발도 유용합니다. 2월에는 날씨가 맑아도 바닷가에 오래 서 있으면 금방 추워질 수 있습니다. 아침에 제주 날씨와 각 관광지 운영 상태를 확인한 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해안 산책 한 곳을 줄이고 식사나 실내 휴식 시간을 늘리는 편이 하루를 더 편하게 만듭니다.
동쪽에서 남쪽, 서쪽으로 하루씩 움직이면 같은 길을 되짚는 시간이 적습니다. 제주에서는 명소를 한 곳 더 넣는 것보다 다음 목적지까지의 운전 시간과 걸을 시간을 넉넉히 잡는 쪽이 풍경도 오래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