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거래 기록을 맞춰 보다가 같은 해에 번 돈과 잃은 돈을 따로 적으면 세금 그림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다시 느꼈다. 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논쟁도 결국 여기서 시작한다. 세율이 높으냐 낮으냐보다 무엇을 이익으로 계산하고, 누구의 손실까지 인정하느냐가 먼저다.
2027년 시행 예정, 과세 대상은 매도와 교환이다
2026년 10월 현재 국세청이 안내하는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한다. 원화로 팔 때뿐 아니라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교환할 때도 양도에 해당한다. 계좌에 원화를 출금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과세 계산에서 빠지는 구조가 아니다.
계산식은 양도·대여 대가에서 취득가액과 인정되는 부대비용을 빼고, 연간 소득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소득세 2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지방소득세까지 감안하면 통상 22%로 설명한다. 첫 과세 연도가 예정대로 2027년이라면 해당 연도 소득의 신고 시기는 2028년 5월이다. 2030년으로 늦추자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발의와 시행일 변경은 다르다.
같은 400만 원 수익도 손실을 언제 냈는지가 중요하다
가령 2027년에 비트코인 거래로 600만 원을 벌고 다른 코인 거래로 200만 원을 잃었다고 하자. 인정되는 비용을 반영한 금액이라는 가정 아래 연간 순소득은 400만 원이다. 여기서 250만 원을 공제하면 과세 대상은 150만 원, 소득세는 30만 원이다. 지방소득세까지 더한 예상 부담은 33만 원이다. 국세청 안내대로 같은 해의 가상자산 손익을 통산한 결과다.
그런데 손실 200만 원이 다음 해에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행 제도에는 그 손실을 전년의 이익과 상계하거나, 남은 손실을 이후 연도의 이익에서 빼는 장치가 없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이 차이가 작지 않다. 같은 두 거래에서 똑같이 400만 원을 남겼더라도 거래 연도가 갈리면 세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내 기준에서 손실 이월 문제는 세율 논쟁보다 실제 매매 성과에 더 가까운 형평성 쟁점이다.
국내 주식과 단순 비교하면 빠지는 숫자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됐다. 국세청의 2026년 주식 양도소득세 안내를 보면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소액주주의 양도차익은 일반적으로 과세 대상이 아니다. 같은 개인이 국내 상장주식과 코인에서 각각 1,000만 원의 매매차익을 냈다면, 현행 규정상 과세 취급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코인 투자자들이 형평성을 말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다만 ‘주식은 전부 세금이 없다’는 말도 숫자를 흐린다. 상장주식 대주주, 일부 장외거래, 비상장주식과 해외주식에는 각각 과세 규정이 있다. 특히 해외주식 양도차익에도 연 250만 원 기본공제가 적용된다. 비교 대상을 국내 상장주식 소액주주의 장내 매매로 한정해야 차이가 정확히 보인다. 자산 이름만 나란히 놓으면 누가 어떤 거래를 했는지가 사라진다.
온체인 이동 기록과 취득가액이 실제 부담을 가른다
거래소 잔고만 보면 매수 원가를 놓치기 쉽다. 해외 거래소에서 국내 거래소로 옮기거나 개인 지갑을 거쳐 다시 입금한 코인은 입금 시점의 가격이 곧 취득가액이라는 뜻이 아니다. 온체인 전송 기록은 자산이 이동한 경로를 보여주지만, 최초 매수 가격과 거래 수수료까지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는다. 여러 거래소를 오간 투자자일수록 체결 내역, 지갑 주소, 전송 시각을 함께 맞춰야 한다.
시행 전에 보유한 코인에는 중요한 완충 장치가 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취득가액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 중 큰 금액을 쓴다. 예를 들어 3,000만 원에 산 코인의 시행 전 기준 시가가 5,000만 원이고 시행 뒤 5,500만 원에 판다면, 단순 계산상 양도차익은 2,500만 원이 아니라 500만 원이다. 시행 전 상승분까지 한꺼번에 과세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실제 세액은 다른 거래의 손익과 비용을 합쳐 계산해야 한다.
거래소 순입금이 늘었다고 곧바로 매도 압력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처럼, 과세 논쟁도 22%라는 숫자 하나로 판단하기 어렵다. 연간 손익을 어디까지 묶는지, 다음 해 손실을 어떻게 다루는지, 지갑을 옮긴 코인의 원가를 납세자가 증명할 수 있는지가 더 실질적이다. 나는 시행일을 다시 미루는 논쟁보다 투자자가 자기 거래 내역으로 세액을 재현할 수 있는 체계가 먼저 갖춰졌는지를 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