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상담에서 월급이 최저임금보다 높은데도 생활비가 계속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급여명세서를 같이 보니 시급, 주휴수당, 세후 입금액을 모두 ‘월급’이라는 한 숫자로 생각하고 있더군요. 이 셋을 나눠 봐야 임금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매달 얼마를 쓸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1. 2026년 월급 기준은 215만 6,880원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공표한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20원입니다. 하루 8시간이면 8만 2,560원, 주 40시간을 일하는 월급제로 환산하면 215만 6,880원입니다. 월급 계산에 쓰는 209시간에는 실제 근로시간뿐 아니라 유급 주휴시간이 포함됩니다.
2027년 금액도 이미 고시됐습니다. 시급 1만 700원, 같은 209시간 기준 월급 223만 6,300원입니다. 2026년보다 시급은 380원, 월 환산액은 7만 9,420원 높습니다. 다만 2026년 10월 현재 급여를 확인할 때 적용할 금액은 2026년 기준입니다. 2027년 금액은 내년 근로계약과 가계 예산을 세울 때 쓰는 숫자죠.
이 월급은 세전 금액입니다.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보험료와 세금 등 공제 항목에 따라 달라집니다. ‘최저임금 월급이 215만 원대니까 매달 그만큼 쓸 수 있다’고 계산하면 생활비 계획부터 어긋납니다.
2. 주 20시간 근무라면 주휴수당도 계산해야 합니다
아르바이트 급여를 볼 때는 시급만 곱해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2026년에 하루 4시간씩 주 5일, 총 20시간을 일하고 정해진 근무일을 모두 채웠다고 해보죠. 근로시간 20시간에 대한 임금은 주 20만 6,400원입니다. 여기에 유급 주휴 4시간분인 4만 1,280원이 더해져 주급은 24만 7,680원이 됩니다. 시급 1만 320원에 20시간만 곱하면 주휴분을 빠뜨리게 됩니다.
고용노동부 안내에 따르면 주휴수당은 원칙적으로 4주 평균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해당 주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했을 때 발생합니다. 주 15시간에 못 미치는 계약인지, 실제로는 그 이상 일하도록 정해져 있는지도 근로계약서와 근무기록을 함께 봐야 합니다. 월급제는 주휴수당이 월급에 이미 포함된 경우가 있으니 급여명세서에서 같은 금액을 두 번 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09시간 역시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주 40시간 근무와 유급 주휴 8시간을 전제로 한 월 환산 기준입니다. 근무시간이 짧다면 자신의 계약시간과 주휴시간에 맞춰 계산해야 합니다.
3. 급여 총액보다 항목별 성격이 중요합니다
상담 현장에서는 급여 총액만 보고 최저임금을 넘는다고 생각했다가 명세서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 있습니다. 가령 주 40시간 근무자의 2026년 월 급여가 220만 원이라도, 그중 10만 원이 연장근로수당이고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나머지 임금이 210만 원이라면 단순히 ‘220만 원이니 괜찮다’고 볼 수 없습니다. 210만 원은 209시간 기준 최저 월 환산액보다 5만 6,880원 적습니다. 실제 판단에는 각 수당의 지급 조건과 근로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기본급만 떼어 비교해서도 안 됩니다. 2024년부터 매월 지급하는 현금 식대·교통비와 상여금은 요건에 맞으면 최저임금 계산에 전부 포함됩니다. 다만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이나 현물로 제공되는 식사 등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이름이 ‘식대’인지 ‘수당’인지보다 언제, 어떤 조건으로, 어떤 방식으로 지급됐는지가 중요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모의계산기도 이런 항목을 나눠 입력하도록 돼 있습니다.
수습기간이라는 말만으로 시급을 10% 깎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고 수습을 시작한 지 3개월 이내인 경우 등에 한해 감액이 가능하며, 단순노무 직종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계약기간과 직종을 확인하지 않은 채 ‘수습이라 원래 적게 받는다’고 넘기기 쉬운 부분입니다.
4. 생활비와 대출 상환액은 입금액으로 잡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월급도 오른다는 말은 맞지만, 대출 상환 여력이 같은 폭으로 늘어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7년 월 환산액의 증가분 7만 9,420원도 세전 금액입니다. 실제 입금액의 변화는 공제 내역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장에 매달 190만 원이 들어오고 월세·관리비·통신비·보험료·기존 대출 상환액으로 120만 원이 나간다면, 식비와 교통비를 포함한 나머지 지출에 쓸 수 있는 돈은 70만 원입니다. 이때 새 적금이나 대출 상환에 50만 원을 고정하면 남는 돈은 20만 원뿐입니다. 병원비나 경조사비가 생기는 달에는 곧바로 카드값으로 넘어갈 수 있죠. 적금 만기를 놓치거나 연체이자를 내면 높은 금리를 찾아 가입한 의미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는 급여가 바뀌는 시기에 근로계약서의 소정근로시간, 급여명세서의 지급 항목, 통장의 실제 입금액을 차례로 맞춰 봅니다. 임금이 부족하다면 근무기록과 명세서를 보관하고 고용노동부 상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법에서 정한 출발선이고, 가계부에 쓸 숫자는 그다음에 통장에 남는 금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