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오피스텔을 낙찰받은 지인이 임대 예상 비용을 적어 왔습니다. 중개수수료 칸에는 ‘월세 한 달치’라고 써 있더군요. 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런 식으로 대충 잡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낙찰가를 정할 때 몇십만 원을 빼먹으면, 나중에 수익률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반대로 법에서 정한 상한보다 많이 낼 이유도 없고요.
작은 오피스텔이라고 무조건 0.4%는 아니다
오피스텔 중개수수료는 먼저 매매인지 임대차인지 나눠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갖춘 오피스텔의 상한요율은 매매·교환 0.5%, 임대차 등 0.4%입니다. 여기서 ‘상한’이 중요합니다. 그 비율을 반드시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범위 안에서 중개의뢰인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해 금액을 정한다는 뜻입니다.
요건은 두 가지를 함께 봅니다. 전용면적이 85㎡ 이하이고, 상·하수도 시설이 있는 전용 입식 부엌과 전용 수세식 화장실, 목욕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광고에 적힌 공급면적이나 계약면적을 보고 판단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저는 건축물대장에서 용도와 전용면적을 확인하고, 현장에서는 시설을 직접 봅니다. 오래된 오피스텔은 사진과 실제 상태가 다른 경우가 있으니까요.
업무용으로 쓴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0.9%를 적용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법제처는 2026년 10월 법령해석에서 면적과 시설 요건을 충족한 업무용 오피스텔에도 0.5%·0.4% 상한이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주택 외 중개대상물은 거래금액의 0.9% 이내에서 협의합니다. 이 역시 0.9%가 고정 수수료라는 말은 아닙니다.
매매가 2억 4천만 원이면 숫자가 확 달라진다
전용 35㎡에 법정 시설을 갖춘 오피스텔을 2억 4천만 원에 중개 매매한다고 해보죠. 매수인 한쪽이 부담할 수 있는 중개보수 상한은 2억 4천만 원에 0.5%를 곱한 120만 원입니다. 같은 가격에 0.9%를 적용하면 216만 원입니다. 차이가 96만 원이나 납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에게 각각 적용하는 상한이므로, 상대방 몫까지 내 몫처럼 더해 계산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매도 계획을 세울 때도 중개보수를 미리 적습니다. 낙찰가 2억 1천만 원, 예상 매도가 2억 4천만 원이면 차액은 3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수익은 아닙니다. 매도 중개보수 상한 120만 원을 비롯해 취득 관련 세금, 등기 비용, 대출 이자, 수리비, 보유 중 관리비와 세금, 명도 비용을 차례로 빼야 합니다. 낙찰 직후에는 매도가를 높게 잡기 쉬워서, 저는 주변 실거래와 현재 경쟁 매물을 따로 확인한 뒤 비용표를 다시 씁니다.
법원 경매에 직접 입찰해 낙찰받는 단계와, 나중에 공인중개사를 통해 팔거나 임대하는 단계도 구분해야 합니다. 직접 입찰에 중개인이 끼지 않았다면 낙찰가에 매매 중개보수를 자동으로 붙일 일은 없습니다. 다만 경매·공매 물건의 취득을 누군가 알선하고 보수를 받는 계약이라면, 단순히 ‘컨설팅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중개보수 제한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공매 부동산 취득의 알선에도 중개보수 제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입찰을 돕는다는 업체를 만났다면 업무 범위와 보수 약정부터 읽어야 합니다.
월세는 보증금만 보고 계산하면 틀린다
월세 중개보수는 보증금에 월세를 환산한 금액을 더해 거래금액을 만든 다음 계산합니다. 보증금 1천만 원, 월세 80만 원인 오피스텔이라면 80만 원에 100을 곱한 8천만 원을 보증금에 더합니다. 거래금액은 9천만 원이고, 앞서 말한 오피스텔 요건을 갖췄다면 임대차 중개보수 상한은 36만 원입니다. 월세 80만 원을 통째로 수수료로 적어 둔 지인의 계산과는 꽤 다르죠.
작은 월세 계약에는 한 번 더 확인할 부분이 있습니다. 보증금 500만 원, 월세 40만 원이면 먼저 100을 곱해 계산한 거래금액이 4천500만 원입니다. 이 금액이 5천만 원 미만이므로 월세에 70을 곱해 다시 계산합니다. 거래금액은 3천300만 원, 0.4% 상한을 적용하면 13만2천 원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월세 계약에 70을 곱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는지도 계산서에 확인해야 합니다. 예컨대 중개보수 36만 원에 부가가치세 10%가 별도로 청구된다면 지급액은 39만6천 원입니다. 중개사무소의 과세 형태와 제시한 금액의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36만 원으로 끝’이라고 예산을 짜면 잔금 날 작은 다툼이 생깁니다.
계약서 쓰기 전에 금액부터 적어 둔다
중개보수 이야기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 꺼내면 어색해집니다. 저는 물건을 보여준 중개사에게 거래금액, 적용 요율,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를 먼저 묻고 문자로 남깁니다. 사무소에 게시된 중개보수 요율표도 확인합니다. 여러 중개사가 관여했다면 누가 계약을 중개하고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는지까지 분명히 적어 둡니다.
경매 물건은 낙찰 순간보다 그다음 계산에서 실수가 자주 납니다. 월세가 잘 나갈 것이라는 말만 믿고 들어갔다가 공실 기간과 수리비, 중개보수까지 맞으면 예상 수익은 금방 줄어듭니다. 오피스텔 한 칸을 볼 때도 저는 권리관계와 시세를 확인한 뒤, 팔 때와 빌려줄 때 드는 돈을 각각 써 봅니다. 그 숫자를 보고도 마음이 편한 물건만 입찰장에 가져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