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조립한 PC에서 윈도우 바탕화면은 금방 떴는데, 작업 표시줄 아이콘이 한참 뒤에 채워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SSD나 CPU가 느린 건 아니었습니다. 로그인 직후 메신저, 게임 런처, 클라우드 동기화 앱이 한꺼번에 실행되고 있었죠. 이런 경우에는 윈도우 시작프로그램 설정부터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설정 앱에서 먼저 켜진 항목 확인하기
윈도우 11에서는 Windows 키와 I 키를 눌러 설정을 열고, 앱 → 시작프로그램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각 앱의 스위치를 끄면 다음 로그인부터 자동 실행되지 않습니다. 앱을 삭제하는 기능은 아닙니다. 필요할 때 직접 실행하면 평소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을 볼 때는 이름만 보고 한꺼번에 끄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디스코드나 게임 런처는 PC를 켤 때마다 바로 쓸 필요가 없다면 꺼도 대개 불편이 적습니다. 반면 원드라이브를 끄면 파일 동기화는 앱을 다시 실행할 때까지 시작되지 않습니다. 매일 쓰는 기능인지부터 따져보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작업 관리자에서 시작 영향도 확인하기
Ctrl, Shift, Esc 키를 함께 누르면 작업 관리자가 열립니다. 왼쪽의 시작 앱을 선택하면 활성화 상태와 시작 영향도를 볼 수 있습니다. 끄려는 앱을 선택해 사용 안 함을 누르면 됩니다. 설정 앱과 작업 관리자는 같은 시작 앱 목록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므로, 상태를 바꾸는 일은 편한 쪽에서 하면 됩니다.
시작 영향도가 ‘높음’인 항목부터 보는 건 괜찮은 출발점입니다. 다만 이 표시는 그 앱이 시작할 때 사용한 CPU와 디스크 자원을 기준으로 한 값이지, 끄면 부팅 시간이 몇 초 줄어든다는 약속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숫자보다 로그인 후 마우스가 버벅이는 시간, 브라우저가 열리는 속도, 작업 표시줄이 안정되는 시점을 비교하는 편이 체감 차이를 판단하기 쉽습니다.
무엇을 꺼야 할지 애매할 때
저는 설치만 해놓고 가끔 실행하는 앱부터 확인합니다. 게임 런처, 업데이트 알림 앱, 화상회의 앱처럼 사용자가 직접 열어도 되는 프로그램이 후보입니다. 한 번에 전부 끄기보다 두세 개씩 끄고 다시 로그인해 보세요.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항목이 원인인지 찾기 쉽습니다.
보안 프로그램이나 회사 업무용 관리 프로그램, 입력 장치 설정 앱은 역할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키보드 단축키나 마우스 버튼 설정, 백업 알림처럼 실행 중이어야 작동하는 기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이 낯설다는 이유만으로 끄기보다 작업 관리자에서 해당 항목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눌러 파일 위치를 열고, 설치한 프로그램과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목록에 없는 앱이 자동으로 열릴 때
설정의 시작프로그램 목록에 없다고 자동 실행 경로가 없는 건 아닙니다. Windows 키와 R 키를 눌러 실행 창에 shell:startup을 입력하면 현재 사용자 계정의 시작프로그램 폴더가 열립니다. 이곳에 앱 바로 가기가 있다면 로그인할 때 실행될 수 있습니다. 자동 실행을 멈추려면 해당 바로 가기만 삭제하면 됩니다. 원본 프로그램 파일을 지우는 것과는 다릅니다.
반대로 목록에 없는 앱을 자동 실행하고 싶다면 해당 앱의 바로 가기를 이 폴더에 넣으면 됩니다. 모든 사용자 계정에 적용할 목적이라면 shell:common startup 폴더를 쓰지만, 가족이 함께 쓰는 PC라면 먼저 현재 사용자 폴더에서 시험하는 편이 낫습니다. 폴더에도 항목이 없다면 앱 자체 설정의 ‘윈도우 시작 시 실행’ 옵션을 확인합니다. 일부 앱은 그 옵션으로 자동 실행을 다시 켜기도 합니다.
바꾼 뒤에는 로그인 직후를 비교하기
스위치를 끈 직후 이미 실행 중인 앱이 바로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작업 중인 파일을 저장하고 재시작한 다음, 로그인 후 평소 쓰는 브라우저나 탐색기를 열어 봅니다. 변경 전에는 작업 표시줄 아이콘이 뜰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변경 후 바로 작업할 수 있다면 설정이 제 역할을 한 겁니다.
그래도 느리다면 시작 앱만 계속 끄기보다 작업 관리자의 프로세스 화면에서 로그인 직후 CPU, 메모리, 디스크를 많이 쓰는 항목을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시작프로그램은 로그인 후 실행되는 앱을 다루는 설정입니다. 윈도우가 로고 화면에서 오래 머무는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PC를 켜자마자 꼭 필요한 앱만 남겨두는 쪽이 속도와 편의성 사이에서 가장 오래 가는 설정이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