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립한 PC가 사양에 비해 굼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저는 전원 버튼을 누른 뒤 바탕화면이 뜨는 시간보다 로그인 후 마우스가 편하게 움직이기까지의 시간을 먼저 봅니다. 바탕화면은 보이는데 브라우저가 한참 뒤에 열리고 팬이 계속 돈다면, 윈도우 시작프로그램이 한꺼번에 실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작프로그램은 윈도우에 로그인할 때 자동으로 열리는 앱입니다. 몇 개를 끈다고 게임 프레임이 갑자기 오르지는 않습니다. 대신 로그인 직후 여러 앱이 저장장치와 CPU를 동시에 쓰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8GB PC에서 메신저, 게임 런처, 클라우드 앱이 함께 뜬다면 차이가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먼저 작업 관리자에서 목록을 확인합니다
Ctrl+Shift+Esc를 눌러 작업 관리자를 열고 왼쪽의 ‘시작 앱’을 선택합니다. 창이 작게 열리면 ‘자세히’를 눌러 전체 화면으로 바꿉니다. 윈도우 11에서는 설정을 열어 ‘앱 → 시작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도 켜짐과 꺼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윈도우 10도 설정의 ‘앱 → 시작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업 관리자는 앱 이름뿐 아니라 게시자, 상태, ‘시작 시 영향’을 함께 볼 수 있어 편합니다. 여기서 ‘높음’은 자동으로 꺼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Microsoft가 표시하는 시작 영향은 실행 과정의 CPU와 디스크 사용량을 바탕으로 한 값입니다. ‘측정되지 않음’도 안전하다는 판정이 아니라 측정할 데이터가 없다는 표시입니다.
저는 목록을 볼 때 이름이 낯선 항목부터 끄지 않습니다. 항목을 오른쪽 클릭해 파일 위치를 열어 보거나 게시자를 확인합니다. 이름만 보고 그래픽카드 설정 앱이나 오디오 관련 앱을 지우면, 로그인 뒤에 쓰던 기능이 빠졌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됩니다.
매일 쓰는 기능과 단순한 편의 기능을 나눕니다
첫 후보는 켜져 있어도 바로 쓰지 않는 앱입니다. 게임을 할 때만 필요한 런처, 가끔 여는 채팅 앱, 프린터 상태 알림, 업데이트 알림 도구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작업 관리자에서 해당 앱을 선택하고 ‘사용 안 함’을 누르면 됩니다. 이 설정은 다음 로그인 때 자동 실행을 막는 것이며, 지금 실행 중인 앱을 즉시 종료하거나 프로그램을 삭제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파일 동기화 앱은 사용 방식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백업이나 동기화가 꼭 필요하면 켜 두는 편이 낫습니다. 꺼 두면 앱을 직접 실행하기 전까지 새 파일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 관리자, 입력기, 오디오 장치 기능, 보안 프로그램도 평소 어떤 기능을 맡는지 확인한 뒤 결정합니다. 항목을 무조건 많이 끄는 것보다 로그인 직후 꼭 필요한 기능을 남기는 게 중요합니다.
- 바로 꺼 볼 만한 항목: 매번 직접 실행하는 게임 런처나 채팅 앱
- 사용 방식을 확인할 항목: 클라우드 동기화, 백업, 주변기기 설정 앱
- 이름만으로 건드리지 않을 항목: 보안, 입력기, 장치 기능과 관련된 앱
한 번에 전부 끄지 말고, 확실한 후보 두세 개부터 바꿉니다. 바꾼 항목 이름을 메모해 두면 기능이 빠졌을 때 다시 켜기도 쉽습니다. 설정을 되돌리는 방법도 같습니다. 작업 관리자에서 항목을 선택해 ‘사용’을 누르면 됩니다.
목록에 없는 앱은 시작 폴더도 봅니다
자동으로 뜨는 앱이 목록에서 보이지 않을 때는 시작 폴더를 확인합니다. Win+R을 누르고 ‘shell:startup’을 입력하면 현재 계정의 시작 폴더가 열립니다. 이 PC의 모든 계정에 적용되는 폴더는 ‘shell:common startup’으로 열 수 있습니다. Microsoft 안내에서도 이 폴더의 바로 가기를 통해 자동 실행을 관리합니다.
폴더에 있는 것은 대개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바로 가기입니다. 필요 없는 앱의 바로 가기인지 확인한 뒤 제거하면 다음 로그인부터 그 경로를 통한 자동 실행이 멈춥니다. 모든 계정용 폴더는 다른 사용자에게도 영향을 주므로 공용 PC라면 더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폴더가 비어 있다고 자동 실행 경로가 전부 비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앱 자체 설정이나 예약된 작업처럼 다른 방식으로 실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앱이 계속 다시 뜬다면 먼저 그 앱 안의 ‘윈도우 시작 시 실행’ 같은 옵션을 확인합니다. 앱 업데이트 뒤 자동 실행 설정이 다시 켜지는 경우도 있어, 윈도우 목록만 반복해서 바꾸기보다 앱 설정을 함께 보는 편이 빠릅니다. 레지스트리를 바로 수정하는 방법은 실수했을 때 영향이 커서 일반적인 시작프로그램 관리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재부팅 뒤에는 로그인 후 사용감을 비교합니다
변경 전후를 비교할 때는 전원 버튼부터 바탕화면까지의 시간만 재지 않습니다.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브라우저나 파일 탐색기가 바로 열리는지, 팬 소음이 언제 잦아드는지, 평소 쓰는 동기화와 주변기기가 정상 동작하는지 확인합니다. 로그인 직후 1~2분의 반응을 비교하면 시작프로그램을 줄인 효과를 판단하기 쉽습니다.
차이가 거의 없다면 시작 앱만 계속 끄는 건 의미가 적습니다. 저장장치 여유 공간, 메모리 사용량, 윈도우 업데이트 진행 상태 등 다른 원인을 봐야 합니다. 제 기준에서 좋은 설정은 시작 앱 개수가 가장 적은 PC가 아니라, 로그인 직후 답답함이 줄면서 평소 쓰는 기능은 제때 준비되는 PC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