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사진 보관용으로 시놀로지 NAS를 산 분이 디스크 두 개를 넣었는데 왜 용량이 절반밖에 안 보이느냐고 물었다. 고장이 아니었다. 두 디스크를 같은 내용으로 묶는 방식으로 설정한 것이다. NAS는 처음에 이 구조를 이해하고 시작해야 용량도, 백업 비용도 제대로 계산할 수 있다.
디스크를 사기 전에 필요한 용량부터 계산한다
먼저 지금 보관할 파일의 크기를 확인한다. 여기에 앞으로 늘어날 양과 백업 이력을 남길 공간을 더한다. 예를 들어 현재 파일이 1TB이고 매년 300GB씩 늘어난다면 3년 뒤 원본만 약 1.9TB다. 사진과 문서를 여러 시점으로 복구하려면 여유 공간도 필요하다. 이런 경우 사용 가능 용량을 2TB에 딱 맞추면 금방 다시 디스크를 사게 된다.
2베이 제품에 4TB 디스크 두 개를 넣고 SHR 또는 RAID 1로 구성하면 사용 가능 용량은 대략 디스크 한 개 분량이다. 화면에 표시되는 값은 파일 시스템과 용량 표기 방식 때문에 4TB보다 작다. 디스크 하나가 고장 나도 계속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대가라고 보면 된다. 시놀로지 공식 안내도 이 구성이 두 디스크의 용량을 합산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가족 사진과 문서 보관이 주목적이고 며칠간 접근하지 못해도 괜찮다면, 단일 디스크와 별도 백업 장치가 비용 면에서 나을 수 있다. 반대로 업무 파일을 매일 함께 쓰고 디스크 고장 중에도 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면 2베이 이상을 고려할 만하다. 베이 수는 파일 크기보다 중단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에 맞춰 고른다.
속도는 회선보다 작업 방식에서 먼저 막힌다
기가비트 유선망의 이론상 전송 상한은 초당 125MB다. 실제 복사 속도는 통신 방식, 작은 파일의 개수, 디스크 상태, 컴퓨터 성능에 따라 더 낮다. 큰 영상 파일 하나는 빨리 옮겨져도 작은 사진 수만 장은 오래 걸리는 이유다. 첫 데이터 이전에 1TB를 옮긴다면 초당 100MB를 계속 유지해도 약 3시간이 걸린다. 파일 확인과 재시도 시간까지 잡으면 작업 창은 더 넉넉해야 한다.
두세 명이 문서와 사진을 열어 보는 정도라면 고가의 CPU나 10기가비트 장비부터 살 이유는 적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큰 영상을 편집하거나 가상 머신을 돌릴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현재 네트워크 속도, 동시 사용자 수, 실행할 작업을 적어 두고 모델 사양을 비교한다. NAS를 산 뒤 무선 공유기 구간에서만 속도를 재면 장비 성능을 잘못 판단하기 쉽다. 초기 점검은 유선으로 연결한 컴퓨터에서 큰 파일과 작은 파일 묶음을 각각 복사해 보는 편이 정확하다.
처음 설정할 때 접근 권한과 전원을 챙긴다
설치 직후에는 운영체제와 패키지를 업데이트하고, 사람마다 계정을 따로 만든다. 관리 권한은 실제 관리할 계정에만 준다. 여러 사람이 한 관리자 계정을 공유하면 누가 파일을 지웠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비밀번호 하나가 새면 피해 범위도 커진다. 외부에서 접속해야 한다면 공유기에서 관리 화면을 곧바로 공개하기 전에 필요한 접속 방식과 인증 수단을 정한다. 다단계 인증과 접속 기록 확인도 이때 같이 설정한다.
정전이 잦은 장소라면 무정전 전원장치를 연결해 정상 종료가 가능하도록 한다. UPS가 모든 장애를 막지는 않지만, 쓰기 작업 중 전원이 끊기는 상황을 줄인다. 저장 공간 경고, 디스크 상태 경고, 백업 실패 알림은 평소 쓰는 연락 수단으로 받게 해 둔다. 장애를 발견하는 데 하루가 걸리면 복구에 쓸 수 있는 선택지도 그만큼 줄어든다.
미러링과 동기화 밖에 복구본을 둔다
디스크 두 개를 미러링해도 파일을 실수로 지우거나 랜섬웨어로 암호화하면 두 디스크에 같은 변경이 반영된다. 다른 장치와 파일을 동기화하는 것도 삭제를 함께 전파할 수 있다. 시놀로지의 Hyper Backup으로 외장 디스크나 다른 장소의 저장소에 여러 시점의 백업을 남기는 이유다. 모델과 저장 공간이 지원한다면 스냅샷을 빠른 되돌리기 수단으로 쓸 수도 있지만, 같은 NAS 안의 사본만으로는 장비 분실이나 침수에 대응하기 어렵다.
비용을 아끼려면 모든 파일을 같은 주기로 원격 백업할 필요는 없다. 다시 받을 수 있는 영상은 외장 디스크에, 다시 만들 수 없는 사진과 업무 문서는 외장 디스크에 더해 다른 장소에도 보관하는 식으로 나눈다. 외장 디스크를 계속 NAS 옆에 꽂아 두면 화재나 도난에 함께 노출된다. 분리해 보관하거나 원격 사본을 두는 편이 낫다.
백업 작업을 만든 뒤에는 작은 폴더 하나를 실제로 복원해 파일이 열리는지 확인한다. 가능하면 삭제된 파일 한 개와 이전 버전 한 개를 각각 되살려 본다. 장애가 났을 때는 전원과 네트워크 연결, 디스크 상태, 저장 공간, 최근 업데이트와 백업 기록 순으로 확인하면 원인을 좁히기 쉽다. 제 경험상 NAS의 가치는 최대 사양보다 필요한 파일을 제때 다시 꺼낼 수 있는 설정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