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속초 여행 일정을 보다 보면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하루에 어디까지 묶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속초는 바다와 시장, 호수, 설악산이 가까이 모여 있지만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면 오가는 데 시간을 꽤 쓰게 됩니다. 처음 가는 날이라면 바닷가에서 시작해 시내를 걷고, 남은 시간에 호수나 산을 고르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바다는 속초해수욕장에서 시작하기
버스로 속초에 도착했다면 속초해수욕장이 첫 목적지로 편합니다. 속초시 관광 안내에 따르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예요. 짐이 가볍다면 바다를 먼저 보고 시내로 이동하기 좋습니다. 해변 뒤로는 송림 산책로가 있어 모래사장만 걷기 부담스러운 날에도 잠깐 쉬어 갈 수 있고요.
사진을 찍으려고 왔다면 물가에만 오래 머무르기보다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게 좋습니다. 같은 바다라도 백사장 쪽에서는 수평선이 넓게 보이고, 송림 쪽에서는 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여 분위기가 달라요. 햇볕이 강한 한낮에는 그늘이 있는 쪽에서 쉬었다가 움직이면 다음 일정에도 체력이 남습니다.
해변 남쪽의 외옹치 바다향기로까지 걷는 코스를 떠올리는 분도 있을 텐데요. 속초시 관광 안내에는 이 산책로가 보수공사로 폐쇄 중이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현재는 속초해수욕장 안에서 산책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일정이 안전합니다. 외옹치 쪽이 꼭 목적이라면 출발 직전에 속초시의 개방 안내를 확인하는 게 좋겠어요.
시장과 아바이마을은 한 묶음으로 걷기
점심 무렵에는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이동하기 좋습니다. 먹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입구에서 보이는 가게 한 곳에 바로 줄을 서기보다 안쪽까지 한 번 둘러보면 선택하기가 쉬워요. 닭강정처럼 포장해서 먹기 좋은 음식과 바로 먹어야 맛있는 음식을 함께 고른다면, 뜨거운 음식부터 먹고 포장 음식은 다음 산책 때 챙기는 식으로 순서를 잡을 수 있습니다.
시장 다음에는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로 건너가면 동선이 자연스럽습니다. 갯배는 짧은 이동 자체가 여행의 한 장면이 되는 교통수단이에요.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자리 잡으며 형성된 곳이라, 먹거리만 보고 돌아서기보다 골목도 조금 걸어보면 좋습니다. 이름을 알고 걸으니 동네 풍경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시장에서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아바이마을에서는 또 한 끼를 채우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골목을 걷고 갯배를 타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어요. 먹거리 중심 여행이라면 시장과 마을 가운데 식사할 곳을 한 군데만 미리 골라두면 기다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전망은 영금정, 느긋한 산책은 영랑호
오후에 바다를 조금 더 보고 싶다면 영금정 쪽이 어울립니다. 바위와 파도가 가까이 보이는 곳이라 넓은 백사장을 보았던 아침과 느낌이 달라요. 바로 옆 속초등대전망대까지 오르면 시선을 더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다만 계단을 걷는 게 부담스럽다면 영금정 주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조용히 걷고 싶다면 영랑호를 고르면 됩니다. 속초시가 소개하는 영랑호 길자리 코스는 약 7.3㎞예요. 한 바퀴를 모두 돌 생각이라면 별도의 산책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하루 일정의 마지막에 들른다면 호숫가 일부만 걷고 돌아오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바다에서는 파도 소리가 여행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영랑호에서는 물가와 나무를 보며 속도를 늦추게 됩니다.
해 질 무렵까지 시내에 머문다면 청초호 주변도 선택지입니다. 청초정 쪽에서는 호수를 가까이 볼 수 있고, 속초시 관광 안내에서도 이곳의 야경을 소개하고 있어요. 영랑호와 청초호를 모두 길게 걷기보다는 그날의 이동 거리와 다리 상태를 보고 한 곳을 고르는 게 편합니다.
설악산을 넣는 날은 일정을 따로 잡기
속초가볼만한곳을 찾으면 설악산도 빠지지 않죠. 그런데 시내 관광을 촘촘히 한 뒤 설악산까지 넣으면 산에서 보낼 시간이 짧아집니다. 산이 가장 기대되는 여행이라면 오전을 설악산에 쓰고, 오후에는 속초해수욕장이나 시장 가운데 한두 곳만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걷기보다 먹거리와 바다 풍경이 우선이라면 설악산은 다음 날로 미뤄도 아쉽지 않습니다.
케이블카를 생각 중이라면 날씨와 당일 운행 여부를 출발 전에 확인하세요. 산에서는 바람이나 기상 변화에 따라 계획을 바꿔야 할 수 있습니다. 걷는 코스를 택할 때도 동행자의 체력과 신발을 먼저 살피는 게 좋고요. 속초에서는 장소를 많이 찍는 것보다 바다, 골목, 산 가운데 그날 가장 보고 싶은 풍경에 시간을 넉넉히 주는 편이 더 즐거운 여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