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기억이 쌓인 진주

푸른 기억이 쌓인 진주

진주 도심에서 만나는 푸른 회화

진주시 동성동에 자리한 갤러리 현장에이라운드에서는 서양화가 최연식의 개인전 푸른 기억의 지층이 열렸다. 푸른색을 중심으로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탐색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였다.

전시가 열린 갤러리 현장에이라운드는 동성동 예술중심현장 건물 1층에 자리한다. 회화와 사진을 비롯한 여러 시각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진주 도심에서 예술 작품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장소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반복되는 붓질과 겹겹이 축적된 푸른 물감이 있었다. 작품마다 파란색의 밝기와 농도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하나의 색이 품을 수 있는 여러 분위기를 보여줬다.

서로 다른 풍경으로 이어지는 입구

갤러리 입구는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어느 입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내부 풍경도 달라진다. 넓은 입구 안쪽에는 아늑한 카페를 떠올리게 하는 편안한 공간이 펼쳐져 전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실내는 작품 관람에 앞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을 만큼 차분하게 구성됐다. 한쪽에는 방문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간식도 마련돼 있었다. 전시장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와 편안한 공간 구성이 어우러지며 관람객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작품 앞으로 이끌었다.

전시장에는 회화 작품 외에도 지역 디자이너들의 개성이 담긴 디자인 상품이 진열됐다. 가방과 액세서리 등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이 작품과 함께 놓여 있어 순수미술과 생활 디자인을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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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활동해 온 최연식 작가

최연식 작가는 경남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뒤 진주를 중심으로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 온 서양화가다. 2023년 진주예술인상을 받았으며, 2025년에는 진주미술협회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번 개인전의 제목은 푸른 기억의 지층이다. 전시 소개에 따르면 작가는 푸른색을 통해 기억과 감정이 남긴 흔적을 탐색했다.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붓질과 여러 겹으로 쌓인 물감의 층에는 시간의 흐름과 내면의 감각이 담겼다.

지층이 오랜 시간 축적된 흔적을 보여주듯, 화면 위에 켜켜이 올라간 푸른 물감도 지나온 시간과 기억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작품은 구체적인 설명을 앞세우기보다 색과 질감, 붓질의 반복을 통해 전시 주제를 전달했다.

하나의 푸른색이 만든 여러 표정

전시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요소는 푸른색의 변화다. 같은 계열의 색이라도 밝기와 농도에 따라 화면의 인상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맑고 밝은 파란색은 시원하고 청량한 장면을 만들었고, 짙고 어두운 파란색은 깊은 바다처럼 고요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한 가지 색에 머무르지 않고 미세한 차이를 겹쳐 놓은 화면은 기억과 감정이 단순하지 않다는 전시의 흐름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가까이에서는 붓질과 물감의 층이 눈에 들어왔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푸른 면들이 하나의 깊은 장면으로 이어졌다.

선명한 색감은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지만 작품 전체의 인상은 요란하지 않았다. 전시장에서는 관람객들이 푸른 화면 앞에 잠시 멈춰 서거나 작품의 표면을 천천히 살펴보는 모습이 이어졌다. 강한 색채와 차분한 공간이 대비를 이루며 잔잔한 관람 분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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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의 빛과 푸른 작품이 만난 가을

방문 당시 진주에서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남강의 화려한 유등과 갤러리의 푸른 회화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주의 가을 풍경을 채웠다.

남강 일대에서는 다채로운 유등이 밤을 밝혔고, 실내 전시장에서는 푸른빛을 품은 작품들이 차분한 감상 시간을 제공했다. 축제의 활기와 전시장의 고요함이 가까운 도심 안에서 이어지면서 야외 행사와 시각예술을 함께 접할 수 있는 동선이 형성됐다.

갤러리 현장에이라운드는 진주 동성동에서 회화와 사진 등 다양한 시각예술을 접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 전시마다 소개되는 작품이 달라지므로 관람을 계획할 때는 갤러리 현장에이라운드의 진행 전시와 운영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푸른 기억이 쌓인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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