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거래량이 갑자기 늘어난 코인을 보고 매수 버튼에 손이 갔다. 그런데 호가창을 열어 보니 최우선 매도 호가의 잔량이 얇았다. 화면에 찍힌 가격과 내가 실제로 살 수 있는 가격은 달랐다. 7년간 거래소와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보면서 배운 건, 코인단타매매에서는 방향을 맞히는 것만큼 진입과 청산 비용을 계산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1. 거래량은 증가율보다 체결 내용을 본다
5분 봉 거래량이 직전 20개 봉 평균의 3배로 늘었다고 가정해 보자. 숫자만 보면 강한 돌파처럼 보인다. 하지만 큰 매수 한 건 뒤에 거래가 끊겼다면 다음 매수자가 같은 가격을 받아 줄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거래량이 늘어난 뒤에도 체결이 이어지는지, 가격이 돌파 구간 위에 머무는지를 함께 본다.
24시간 거래대금과 방금 발생한 거래대금도 구분해야 한다. 하루 거래대금이 커도 특정 시간에는 호가가 비어 있을 수 있다. 업비트는 캔들, 체결 내역, 호가 잔량을 각각 제공한다. 차트 한 장에서 보이는 거래량보다 실제 체결 흐름과 지금 남아 있는 호가를 대조하는 편이 단타에는 더 직접적이다.
2. 호가 간격과 주문 규모로 실제 진입가를 계산한다
매수 1호가가 1,000원, 매도 1호가가 1,002원이면 호가 간격은 약 0.2%다. 이때 1,002원에 걸린 물량보다 큰 시장가 매수를 넣으면 일부는 1,003원이나 그 위에서 체결될 수 있다. 차트에는 1,002원이 보여도 평균 매입가는 더 높아지는 셈이다. 매도할 때도 같은 문제가 생긴다.
나는 주문 전에 매도 호가를 위에서부터 더해 예상 평균 매수가를 계산한다. 청산 쪽은 매수 호가 잔량으로 다시 계산한다. 호가창의 큰 물량도 계속 남아 있다는 보장은 없다. 주문을 넣었다가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이는 잔량 하나보다 호가 간격, 여러 가격대의 누적 잔량, 최근 체결 속도를 같이 확인한다.
3. 수수료를 넣으면 필요한 승률이 달라진다
숫자를 단순하게 놓아 보자. 왕복 거래 수수료가 각각 0.05%, 매수와 매도 때 가격 불리함이 각각 0.03%라면 왕복 비용은 약 0.16%다. 이는 계산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수수료와 체결 손실은 거래소, 시장, 주문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목표 수익률을 0.6%, 손절 폭을 0.4%로 잡았다면 비용을 뺀 한 번의 이익은 약 0.44%, 손실은 약 0.56%다. 같은 크기로 반복 매매할 때 손익이 같아지려면 승률이 약 56%는 되어야 한다. 세금과 급격한 가격 변동은 이 계산에 넣지 않았다. 짧은 파동을 여러 번 먹겠다는 전략일수록 비용을 먼저 적어 두는 이유다.
계좌가 1,000만 원이고 한 번의 거래에서 감수할 손실을 0.2%인 2만 원으로 제한한다면, 위의 예상 손실률 0.56%를 기준으로 주문 규모는 약 357만 원이다. 다만 손절 주문이 계획한 가격에 체결되지 않으면 손실은 더 커진다. 급변 구간에서 이 숫자를 최대 보장 손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4. 온체인 유입은 매매 신호보다 위험 점검에 쓴다
거래소 지갑으로 코인이 대량 유입되면 매도 가능 물량이 늘었다고 해석하기 쉽다. 실제 매도 주문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거래소 내부 지갑 이동일 수도 있고, 지갑 주소를 분류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수치가 수정될 수도 있다. 글래스노드도 거래소 주소 식별의 한계와 최근 데이터의 변동 가능성을 설명한다.
그래서 나는 거래소 순유입 하나만 보고 단타 진입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 유입이 평소보다 큰 날에는 해당 자산의 호가가 얇아졌는지, 현물 체결이 어느 쪽으로 몰리는지 먼저 확인한다. 온체인 데이터는 큰 자금의 이동을 살피는 배경 자료이고, 몇 분 안에 체결할 주문의 가격은 결국 거래소 호가가 결정한다.
급등 화면 앞에서는 기회를 놓칠까 조급해진다. 그럴 때 거래량, 호가, 왕복 비용, 예상 손실을 차례로 적으면 매수할 이유가 흐려지는 경우도 많다. 내 기준에서 좋은 단타는 거래 횟수가 많은 매매가 아니라, 비용을 치르고도 남는 구간에서만 주문을 내는 매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