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거실에서는 영상이 잘 나오는데 방에만 들어가면 화면이 자꾸 멈췄어요. 요금제를 올려야 하나 싶었는데, 공유기 옆에서 재보니 속도가 꽤 괜찮았습니다. 집 와이파이 느림 현상은 인터넷 회선, 무선 신호, 사용하는 기기 중 어디에서 생기는지 먼저 가려야 해결이 빨라집니다.
공유기 옆과 느린 자리에서 속도를 재보세요
휴대전화 한 대로 공유기 바로 옆과 평소 느리다고 느낀 자리에서 각각 속도 측정을 해보면 출발점을 잡기 쉽습니다. 측정할 때는 휴대전화의 모바일 데이터를 끄고, 큰 파일을 내려받거나 영상을 재생 중인 다른 기기는 잠시 멈춰 주세요. 같은 기기로 비슷한 시간에 비교해야 위치에 따른 차이를 보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공유기 옆에서는 300Mbps가 나오는데 침실에서는 30Mbps라면 무선 신호나 간섭을 먼저 의심할 만합니다. 두 자리 모두 느리다면 인터넷 회선이나 공유기 상태도 살펴야 하고요. 측정값 한 번만으로 단정하지는 마세요. 저녁처럼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두세 차례 재보는 편이 낫습니다.
노트북을 공유기에 랜선으로 직접 연결할 수 있다면 무선 측정값과 비교해 보세요. 유선은 괜찮은데 와이파이만 느리면 집 안의 무선 환경을 손볼 차례입니다. 유선도 계속 느리다면 통신사 장애 여부와 이용 중인 요금제를 확인하는 게 순서예요. 구글의 와이파이 문제 해결 안내에서도 기기와 공유기 사이의 거리, 벽 같은 장애물, 회선 상태를 함께 확인하도록 권합니다.
공유기 자리를 바꾸면 차이가 날 수 있어요
공유기가 집 구석이나 바닥에 놓여 있으면 먼 방까지 신호가 가는 동안 벽과 가구를 여러 번 지나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집에서 와이파이를 자주 쓰는 공간의 가운데에 가깝고, 주변이 트인 곳에 두세요. TV 뒤나 금속 선반 안처럼 가려진 자리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위치를 옮긴 다음에는 아까 느렸던 자리에서 같은 기기로 다시 측정해 보세요.
방 하나만 유독 느리다면 문을 열고 닫았을 때 차이가 있는지도 확인해 볼 만합니다. 두꺼운 벽이나 가구가 신호를 막는 경우가 있거든요. 공유기 위치를 크게 바꾸기 어렵다면 선반 위로 조금 올리거나 장애물 뒤에서 꺼내는 것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도 집 안에서 신호가 잘 퍼지도록 공유기를 중앙에 두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2.4GHz와 5GHz를 상황에 맞게 쓰세요
공유기에서 두 주파수 대역을 선택할 수 있다면 기기가 어느 쪽에 연결됐는지 확인해 보세요. 보통 5GHz는 가까운 곳에서 빠른 속도를 내기 좋고, 2.4GHz는 상대적으로 먼 곳까지 닿기 쉽습니다. 거실에서 노트북으로 큰 파일을 받을 때와 벽 너머 방에서 휴대전화를 쓸 때 적합한 대역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5GHz로 바꿨다고 언제나 빨라지는 건 아닙니다. 공유기에서 멀어지거나 벽이 여러 개 있으면 신호가 약해져 오히려 불안정할 수 있어요. 두 대역을 각각 연결해 같은 자리에서 비교해 보는 게 가장 간단합니다. 주변 집의 와이파이와 전자제품이 간섭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공유기 설정에 채널 자동 선택 기능이 있다면 켜져 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설정 이름은 공유기마다 다릅니다.
여전히 느리다면 연결 기기와 회선을 확인하세요
가족이 동시에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내려받는 시간에만 느리다면 연결된 기기들이 속도를 나눠 쓰고 있을 수 있습니다. 공유기 관리 화면에서 낯선 기기가 연결돼 있지 않은지 살피고, 쓰지 않는 기기의 대용량 다운로드를 잠시 멈춘 뒤 다시 재보세요. 특정 휴대전화 한 대에서만 문제가 생긴다면 그 기기의 와이파이를 껐다 켜고, 다른 기기와 같은 자리에서 비교하는 게 좋습니다.
공유기 재시작도 간단한 점검 방법입니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켠 뒤 연결이 돌아오면 같은 조건에서 속도를 재보세요. 재시작할 때마다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느려진다면 무조건 기기를 새로 사기보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 문제가 반복되는지 기록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유선 연결까지 계속 느리거나 인터넷이 자주 끊긴다면 그 기록을 가지고 통신사에 회선 점검을 요청할 수 있어요.
집 안의 먼 방에서만 신호가 약한 경우에는 공유기 위치를 먼저 조정해 보고, 그래도 빈 곳이 남으면 메시 와이파이나 추가 접속 장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추가 장치도 신호가 거의 닿지 않는 곳에 두면 효과가 떨어지니 공유기와 느린 자리 사이에서 연결 상태를 확인하며 놓아야 해요. 결국 우리 집에서 어디가 느린지 한 번 재보는 일이 가장 값싸고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