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서점에서 ETS토익 책을 고르는 사람들을 보는데, 표지에 적힌 ‘공식’과 ‘실전’ 사이에서 한참 망설이더라고요. 저라도 처음 준비한다면 비슷할 것 같아요. 두꺼운 책을 사야 안심이 될 것 같지만, 지금 필요한 책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틀리는 문제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책을 사기 전에 한 회분부터 풀어보기
ETS토익 문제집을 고르기 전에는 먼저 자신의 출발점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시간을 재고 한 회분을 풀어보세요. 문제를 다 풀지 못했다면 어느 부분에서 시간이 모자랐는지 적고, 여유 있게 끝났다면 어떤 유형을 자주 틀렸는지 확인합니다. 점수 하나보다 이 기록이 책을 고를 때 더 쓸모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듣기에서는 대화의 흐름을 놓치고, 읽기에서는 긴 지문까지 가지 못했다면 무작정 새 문제를 많이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요. 반대로 시간은 충분한데 비슷한 문법 문제를 계속 틀린다면, 실전 모의고사만 반복하기보다 해당 개념을 짧게 복습하는 편이 낫습니다.
처음부터 한 회분이 부담스럽다면 듣기와 읽기에서 각각 몇 묶음씩만 풀어도 됩니다. 이때는 정답 개수와 함께 ‘몰라서 틀림’, ‘알았지만 급해서 틀림’, ‘시간이 없어 못 품’을 구분해 보세요. 같은 오답이라도 다음에 할 공부가 달라집니다.
ETS토익 책은 지금 필요한 역할로 고르기
서점에는 ETS토익 이름이 붙은 책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입문 설명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개념과 풀이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 편하고, 이미 기본기를 익힌 사람에게는 시간을 재며 풀 수 있는 실전 문제가 유용합니다. 표지의 난도 표시만 보지 말고 목차와 해설을 몇 쪽 펼쳐 보는 게 좋습니다.
해설을 볼 때는 정답의 근거만 적혀 있는지, 다른 선택지가 왜 맞지 않는지도 설명하는지 살펴보세요. 혼자 공부한다면 이 차이가 큽니다. 한 문제를 틀린 뒤 해설을 읽고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이해되는 책이 손이 자주 갑니다.
책을 여러 권 한꺼번에 사기보다 한 권의 활용 계획을 먼저 세워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회분을 푸는 날, 해설을 읽는 날, 다시 틀린 문제를 확인하는 날이 필요하니까요. 문제를 푸는 데 2시간이 걸렸다고 복습도 금방 끝나는 건 아닙니다. 특히 해설을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문제가 많다면 다음 회분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편이 좋습니다.
듣기는 다시 들을 때 달라져야 합니다
듣기 문제를 틀렸을 때 정답만 확인하고 다시 재생하면, 이미 답을 알고 있어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먼저 소리만 듣고 놓친 지점을 찾아보세요. 단어 자체를 몰랐는지, 아는 단어인데 이어지는 발음을 못 알아들었는지, 앞부분을 기억하느라 뒷부분을 놓쳤는지 구분하는 겁니다.
그다음 대본을 확인하고 헷갈린 문장에 표시합니다. 다시 들을 때는 표시한 부분이 실제로 들리는지 확인하고, 짧은 문장 한두 개만 소리 내어 따라 읽어도 좋아요. 한 회분 전체를 반복 재생하는 것보다 놓친 문장 5개를 정확히 듣는 편이 덜 지치고, 다음 공부에서 확인할 목표도 분명해집니다.
공부 시간이 하루 40분이라면 듣기 문제를 20분 풀고 나머지 20분은 틀린 문제의 대본과 음성을 확인해 보세요. 처음에는 푼 문제 수가 적어 보여도 괜찮습니다. 일주일 뒤 같은 유형을 다시 풀었을 때 놓치는 이유가 줄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읽기는 시간과 오답 이유를 함께 보기
읽기에서 시간이 부족하면 무조건 빨리 읽으려고 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짧은 문법 문제에 오래 머무는 사람과 긴 지문을 여러 번 되읽는 사람은 연습 방법이 달라야 해요. 문제를 풀면서 구간별로 걸린 시간을 대략 적어두면 어디에서 흐름이 끊기는지 보입니다.
짧은 문제를 틀렸다면 문장 전체를 번역하기 전에 답을 고르는 데 필요한 단서를 찾아보세요. 품사인지, 문장 구조인지, 문맥인지 이유를 한 줄로 적어두면 비슷한 문제를 다시 만났을 때 판단이 빨라집니다. 긴 지문에서는 답의 근거가 있는 문장과 자신이 고른 선택지를 나란히 비교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충 읽고 추측했는지, 표현이 바뀐 부분을 놓쳤는지 확인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평일에는 30분씩만 공부할 수 있다면 월요일에 읽기 문제를 풀고 화요일에 그 문제의 근거를 확인하는 식으로 나눠도 됩니다. 주말에 한 번 길게 공부하는 계획보다 실제 생활에 맞는 반복이 오래 갑니다. ETS토익 책 한 권을 끝내는 속도보다, 틀린 이유를 다음 문제에서 알아차리는 경험이 쌓이는 쪽이 더 든든하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