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적금 고를 때 따져볼 4가지 숫자

복리적금 고를 때 따져볼 4가지 숫자

가계부를 오래 쓰다 보니 적금 만기일에 예상보다 이자가 적어 놀라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연 3%라고 적혀 있으니 한 해 동안 넣은 돈 전부에 3%가 붙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그런데 매달 납입하는 적금은 첫 달에 넣은 돈과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이 이자를 받는 기간부터 다릅니다. 복리적금을 고를 때도 이 차이를 먼저 보면 숫자가 훨씬 또렷해집니다.

1. 복리가 붙는 주기부터 본다

단리는 처음 넣은 원금에 이자를 계산합니다. 복리는 발생한 이자를 원금에 더하고, 그 합계에 다시 이자를 계산합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비교 안내에서도 두 방식을 이렇게 구분합니다. 다만 상품 이름에 복리가 들어 있다고 해서 모든 적립금에 처음부터 1년 치 이자가 붙는 건 아닙니다. 매달 새로 넣는 돈은 그날부터 이자가 쌓입니다.

약관에서 확인할 말은 ‘월복리’와 ‘연복리’입니다. 월복리라면 통상 한 달 단위로 이자를 합산하지만, 실제 이자 계산일과 납입일은 상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름만 보고 계산하기보다 은행이 제시한 만기 예상액을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2. 월 20만 원이면 첫해 차이는 얼마일까

매달 초 20만 원씩 12번 넣고 연 3% 이율이 1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해 볼게요. 원금은 240만 원입니다. 각 납입금에 남은 개월 수만큼 이자가 붙는 월 단리 계산에서는 세전 이자가 약 3만 9,000원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매달 이자를 합산하는 월복리 계산은 약 3만 9,360원입니다. 차이는 약 360원입니다.

숫자가 작아 보여도 계산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첫 납입금만 12개월 동안 이자를 받고, 마지막 납입금은 1개월만 받기 때문입니다. 또 이자를 다시 원금에 더할 시간이 1년으로 짧습니다. 위 수치는 비교를 위한 단순 계산이라 실제 만기액은 은행의 일수 계산, 납입 시각, 우대금리 적용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가정으로 납입 기간을 36개월로 늘리면 원금은 720만 원, 세전 이자는 월 단리 약 33만 3,000원과 월복리 약 34만 2,922원입니다. 차이는 약 9,922원으로 커집니다. 복리의 효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이지만, 적금에서는 매달 새 돈이 들어온다는 점을 빼놓으면 기대액을 지나치게 크게 잡기 쉽습니다.

광고

3. 최고금리보다 내가 받는 금리를 본다

상품을 비교할 때 제 가계부 옆에는 최고금리 대신 ‘실제로 받을 금리’를 적습니다. 연 4%라는 문구가 보여도 기본금리가 연 2.5%이고 나머지 1.5%포인트가 급여 이체나 카드 사용 같은 조건에 묶여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 생활비를 더 써야 채울 수 있는 우대 조건이라면 이자보다 지출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따로 적는다.
  • 우대 조건을 이미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 월 납입 한도와 복리 적용 주기를 확인한다.
  • 같은 납입액과 기간으로 세후 만기 예상액을 비교한다.

특히 세전 이자를 그대로 생활비 계획에 넣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이자소득에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붙어 통상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비과세나 세금 우대 대상이라면 달라질 수 있으니, 가입 화면의 세후 예상액이 가장 실용적인 숫자입니다. 앞의 1년 예시에서 복리와 단리의 세전 차이 약 360원은 일반 과세를 가정하면 세후 약 300원 수준입니다.

4. 만기까지 낼 수 있는 금액을 고른다

적금에서 가계부에 더 큰 영향을 준 건 복리 여부보다 납입을 이어 갈 수 있느냐였습니다. 월 50만 원을 목표로 잡았다가 두 달 뒤 생활비가 모자라 적금을 깨면 약속한 만기 이자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면 월 20만 원을 무리 없이 넣으면 1년 뒤 원금만 240만 원입니다. 이 차이는 월복리 계산에서 생기는 몇백 원보다 훨씬 큽니다.

저라면 최근 석 달 가계부에서 고정비와 들쭉날쭉한 지출을 먼저 봅니다. 병원비나 경조사비처럼 가끔 나가는 돈도 월평균으로 나눠 잡고, 남는 금액 가운데 일부만 적금 자동이체로 옮깁니다. 월말 잔고가 불안한 집이라면 월 30만 원 한 계좌보다 월 20만 원 적금과 별도의 여유 자금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중도해지 이율은 가입 전에 꼭 확인할 숫자입니다.

복리적금은 이자가 다시 이자를 만드는 구조라 반갑지만, 짧은 기간에는 그 차이가 생각보다 소박합니다. 저는 복리라는 이름보다 세후 만기액과 매달 편하게 낼 수 있는 금액을 함께 적어 둡니다. 가계부에서 오래 남는 선택은 대개 가장 높은 숫자보다 생활에 맞는 숫자였습니다.

복리적금 고를 때 따져볼 4가지 숫자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